미국 1위 청소기 비쎌, '프리미엄' 딱지 붙여 국내 시장 노크

나진희 najin@itdonga.com

[IT동아 나진희 기자] 최근 해외 유명 청소기 업체들이 연이어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청소기 업체 '후버'와 덴마크 업체 '닐피크스' 등이 지사 또는 법인을 세우며 한국 소비자를 찾았다.

비쎌 심포니
비쎌 심포니

국내 소비자에겐 생소하지만, 미국 청소기 업체 '비쎌(BISSEL)'도 22일 올인원 진공 청소기 '심포니'를 출시하며 치열한 시장 경쟁에 발을 담갔다. 비쎌은 139년 전통의 청소기 전문 기업이며 지난 2012~2013년 미국 시장 점유율 1위(21.3%)를 달성한 업체다(미국 시장 조사 기업 NPD).

비쎌 시장 점유율
비쎌 시장 점유율

한국 시장 공략의 첫 타자로 내세운 것은 살균 스팀 기능을 갖춘 진공 청소기 심포니다. 스팀, 물걸레, 진공 청소 기능을 모두 갖춘 데서 이름을 지은 듯싶다.

기능은 지금껏 나온 올인원 청소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염 물질을 흡입함과 동시에 100도에 가까운 스팀을 1,600W로 뿜어내며 바닥을 살균하고 흡입구에 장착된 물걸레로 남은 먼지를 깨끗이 닦아낸다. 한 번에 3가지 일을 하기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비쎌 심포니
비쎌 심포니

물론 스팀, 물걸레, 진공 청소 기능을 각각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카페트 등 섬유류를 청소할 땐 물걸레 부분을 탈착해 스팀+진공 흡입만 할 수도 있고, 별로 더럽지 않다면 아예 스팀 기능으로 살균만 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스팀은 강약 조절이 되지만 진공 흡입은 한 단계뿐이다.

최근 나온 제품답게 따로 먼지 봉투가 따로 필요 없고, 먼지통도 간편하게 비워 세척할 수 있다. 압력 벨브 장치와 워터 필터 등을 내장해 안정성에도 신경 썼다.

그럼에도 깐깐한 국내 소비자를 잡을 만한 특출난 장점이 부족하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다. 바닥 청소용 유선 청소기이긴 하지만 무게가 4.3kg으로 꽤 무겁다. 실제 행사장에서 제품을 시연해보니 조금 높은 턱 위에 제품을 올릴 때도 양손으로 힘을 주어 들어야 했다. 체력이 약한 사용자는 불편을 느낄 듯싶다.

비쎌 심포니
비쎌 심포니

거기다 스팀이나 물걸레 기능과 진공 청소 기능을 함께 갖춘 제품들의 공통적인 단점도 극복되지 못한 듯 보인다. 흡입구 주변에서 나온 습기로 인해 먼지가 바닥에 눌러 붙으면 이를 진공으로 빨아들이기 쉽지 않다.

이 부분에 대해 비쎌 영업 및 마케팅을 총괄하는 SNK의 이충열 대표는 "비쎌의 기술력으로 먼지 흡입과 스팀 및 물걸레 기능까지 함께 완벽히 구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공 흡입부가 아무리 물걸레 앞부분에 있다 하더라도 분사되는 스팀이 주변 먼지를 바닥에 물기를 머금은 채 붙게 만들 확률이 크다. 또한, 한 번 물걸레가 지나간 자리를 다시 청소할 땐 여전히 먼지가 잘 빨려 올라가지 않는다. 강력한 흡입력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불만족스러울 수 있겠다.

비쎌 심포니
비쎌 심포니

시연장에서 구두약과 검은 쌀 등을 뿌린 후 심포니로 청소해봤다. 한 번 지나가는 것만으로 바닥은 무척 깨끗해졌으나 흡입구 주변을 살펴보니 구두약과 검은 쌀이 함께 뭉쳐 부분부분 더러워 보였다. 건조 상태일 때보다 먼지나 오염물이 더 잘 달라붙으니 청소기를 관리할 때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110V에서 220V가 되며 가격도 '2배'

전압 규격이 110V에서 220V로 두 배로 올라가며 가격도 함께 두 배로 뛰었다.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 심포니와 같은 기능의 현지 모델이 미국 아마존에선 200달러 대(한화 약 20만 원대)에 팔리고 있다는 사실이 이슈가 됐다. 심포니의 국내 출시 가격은 44만 8,000원이다. 추후 어느 정도 할인율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해외 가격과 상당히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이충열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만한 포지션으로 가격을 책정한 것"이라며, "일부 유럽 국가에서도 비슷한 가격대에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소비자에게 '프리미엄 제품'이란 이미지를 심는 것이 시장 공략에 더 낫겠다는 판단 하에 높은 가격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많은 제품의 국내와 해외 가격 차이에 대한 불만으로 '해외 직구족'이 늘고 있는 지금, 소비자들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다이슨 등의 고가 제품보다는 아래이며 삼성전자 등의 보급형 라인업보다는 조금 위인 위치를 설정한 비쎌 심포니가 성능 면에서도 그만한 평가를 받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