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성능, 휴대성 모두 놓칠 수 없다면?

넷북만큼 가벼우면서 성능은 그보다 더 좋아 인기를 끌었던 TG삼보의 울트라씬 노트북, 에버라텍 루키 ES-110(이하 ES-110). 그리고 이번에 그 동생격이라 할 수 있는 에버라텍 루키 ES-115(이하 ES-115)가 출시되었다. 과연 인기 많던 형과 어떤 것이 다른지 한번 알아보자(ES-110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IT동아 사이트의 리뷰를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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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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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을 살펴보니 상판의 색깔이 확 달라졌다. 전에는 깔끔한 흰색이었는데 이번에는 샤이니 레드로 바뀌었고 재질도 지문이 잘 묻지 않는 알루미늄으로 바뀌었다. 색깔이 바뀌니 제품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더 가볍고 컴팩트해진 느낌이다. 여성 사용자들이 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개인적인 생각이지만 ES-110도 귀여운 맛은 있었다).

ES-110과 ES-115의 차이점을 찾아보려고 성능을 알아보니 둘 다 기본형은 사양이 같고, 추후에 발매된 모델에 따라 탑재되어 있는 부품이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기본형이 되는 ‘ES-115 J70-I1N7P’는 인텔 셀러론 듀얼코어 SU2300 CPU와 250GB S-ATA 하드디스크를 탑재하고 있지만 후에 나온 ‘ES-115 J54-J1N7P’는 인텔 코어2 듀오 SU7300 CPU와 320GB S-ATA 하드디스크를 탑재하고 있다(필자가 리뷰를 한 제품은 최근에 나온 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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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대로)우측, 좌측, 후면

측면과 후면을 살펴보니 확장 포트들은 ES-110과 똑같다. USB 포트가 우측 측면에 2개 있고, 좌측 측면에는 HDMI 커넥터와 마이크, 스피커 잭이 있다. 그리고 후면에는 도난방지 락홈(켄싱턴 락)과 USB 포트 1개, D-Sub 커넥터와 유선 LAN 포트, 멀티카드리더(전면이나 측면으로 옮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바뀌지 않아 조금 아쉽다)와 전원 연결 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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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판을 열어 보니 ES-110에서 본 키보드가 아니다. ES-110은 키보드가 플랫(Flat) 키보드였는데 ES-115에서는 아이솔레이트(Isolate)키보드로 바뀌었다(ES-110도 아이솔레이트 버전이 있긴 했지만 기본형은 플랫이었다). ES-115로 넘어오면서 기본형도 아이솔레이트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큰 변화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실제로 써보면 어떨까?

보통 다른 노트북들은 기능 키들이 쓸모없는 경우가 많았다. ES-115에서는 전원 버튼 오른쪽에 있는(ES-110과 마찬가지로) 무선랜 On/Off 키와 터치패드 On/Off 키. 이렇게 2개의 기능키가 있는데(Fn 키와 조합하는 키는 제외하고) 가장 실용적이라고 느낀 키가 바로 이 기능 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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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버튼부터 차례로 무선랜 On/Off 키와 터치패드 On/Off 키다

ES-115는 무선랜 카드가 내장되어 있어 무선 인터넷 신호를 잡아내면 알아서 네트워크 설정 창을 띄운다. 그래서 어딘가 이동하면서 쓰는 경우에는 수많은 네트워크 설정 창이 중복해서 나타난다. 이때 무선랜 On/Off 버튼을 가볍게 눌러주면 그런 창들이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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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큰 사람이 쓰면 이렇게 된다

사실 ES-115가 덩치가 큰 노트북이 아니어서 필자같이 손이 큰 사람이 문서편집을 위해 타자를 친다면 양손이 팜 레스트를 다 덮고도 모자라 터치패드까지 점령한다. 그렇게 되면 타자를 칠 때마다 손이 터치패드를 건드려, 쓰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그래서 필자는 마우스를 따로 연결해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버튼 하나로 터치패드를 비활성화시킬 수 있어 굉장히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좋은 점도 있는 반면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바로 키보드에 대한 것이다. 아무래도 제품 자체가 작은 편이라 키보드가 작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키 배치가 아쉽다. 우리가 PC를 사용할 때, 한자 변환키는 그렇게까지 많이 쓰는 키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스페이스 바와 엔터 키 등에 비하면 그 쓰임새가 그리 많지 않은데 묘하게 한자 변환키가 크다. 그나마 ES-110보다는 작아졌지만 여전히 용도에 비해 크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ES-110과 다르게 오른쪽 시프트 키가 굉장히 작아졌다. 시프트 키가 너무 작아, 그 옆에 있는 화살표 키를 눌러 오타가 자주 났다(화살표 키는 시프트 키보다 더 작아서 누를 때마다 손이 닭발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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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 키와 화살표 키가 정말 작다

하지만 키 감에 대해서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다분히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필자는 플랫 키보드를 쓰기가 상당히 불편했다. 플랫 키보드는 반발력이 약한 탓에 내가 어떤 키를 눌렀는지 누르지 않았는지 느낌이 없었다(사실 필자가 좀 둔한 탓도 있다). 그래서 오타도 자주 나는 편이고 오래 쓰다 보면 조금 답답한 느낌도 들었다. 반면 아이솔레이트 키보드는 각 키가 독립되어 있어 키 간의 거리가 플랫 키보드보다 조금 더 벌어져 있다. 그 때문에 오타가 더 적고 키의 반발력도 썩 괜찮은 수준이었다. 필자와 비슷한 사람이라면 아이솔레이트 키보드로 바뀐 것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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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다고 말하긴 뭐하지만 ES-110보다 10g가볍다

무게에 있어서는 ES-110과 비슷하게 가벼웠다. 이동하면서 그다지 무겁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고 급할 때에는 여기저기 들고 다니며 써도 괜찮을 정도였다. 어댑터도 굉장히 가벼워 들고 다니는 데에 무리가 없었다.

소음도 굉장히 작은 편이었다. 팬을 돌아가는 작은 소리를 제외하고는 거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발열도 그리 크지 않아서 후면의 통풍구와 바닥이 조금 따뜻한 정도고 굳이 찾아보자면 키보드의 왼쪽에 약간의 발열이 있지만 신경 쓰일 만한 정도는 아니다.

배터리의 수명도 문서편집이나 웹 서핑을 위주로 하면 4시간 가까이 버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정도면 밖에서 쓸 때 딱히 전원 케이블을 들고 가지 않아도 될 정도다(물론 전력소비가 큰 동영상 감상, 게임 등을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게임을 해보자

내장형 그래픽을 채택한 울트라씬 노트북으로는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 것 같아 ES-110의 리뷰에서 테스트했던 비교적 가벼운 게임들을 가지고 테스트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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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스포츠를 소재로 삼은 온라인 게임, 프리스타일과 피파 온라인을 실행시켜보았다. 먼저 프리스타일을 실행시켜보았는데. 대기실에서는 70프레임을 살짝 웃돌며 우수한 성적을 보여주었지만 막상 게임을 시작하자 25~35프레임 정도를 보여주었다. 게임을 하는데 아주 큰 문제는 없었지만 쾌적하다고까지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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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피파온라인은 대기실에서도 살짝 밀리는 감이 있더니 게임을 시작하니 20프레임을 넘기는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다. 슛을 하거나 롱 패스를 하는 등 화면이 빠르게 움직일 때에는 선수들이 어디에 있는지 잘 볼 수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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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카트라이더를 해보았다. 역시 생각했던 대로 구동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다. 게임을 하는 중간중간 화려한(물풍선이 터진다든가 로켓을 맞았다든가) 그래픽효과가 나올 때에는 중간중간 떨어지기도 했지만 평균적으로 50대 전후의 프레임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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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은 대기실에서부터 30프레임으로 저조한 성적을 보여주더니 급기야 게임을 할 때에는 20프레임 대에서 60프레임 대까지 다양한 프레임(?)을 보여주면서 게임을 하기에는 조금 버거운 모습을 보여주었다(사실 이 가격대의 노트북이 이 정도 성능을 보여주는 것이 대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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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장르인 서든 어택을 구동시켜보았는데 대기실에서 무려 100프레임을 넘기는 모습을 보여주어 깜짝 놀랐다. 그러나 역시 게임을 시작하니 적이 나타나면 30프레임 대까지 떨어졌다. 그렇지만 인터넷 상태만 괜찮다면 게임을 즐기기에 아주 큰 지장은 없었다.

이렇게 테스트를 해 보니 ES-110보다 여유로운 성능을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캐주얼한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에 괜찮은 정도라서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을 구동하기에는 역시 무리가 있었다.

동영상 감상은 어느 정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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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115의 동영상 재생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우선 720p 동영상을 실행시켜보았다. 동영상을 감상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고 CPU 점유율도 대략 40~60% 정도였다. 동영상의 재생지점을 이리저리 옮길 때에는 약 70~80%까지 올라가고 반응이 더딘 감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이 정도면 감상을 하는 데에 지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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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1,080p 동영상을 재생시켰다. 처음에는 괜찮은 듯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비교적 화려한 장면이 나오면 영상과 소리의 싱크가 떨어지면서 동영상을 감상하기가 조금 어려워졌다. CPU 점유율도 약 70~90%를 보여주었다. 고해상도 동영상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 ES-110보다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1,080p 동영상을 감상하려면 상당한 인내심을 가지거나 포기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가격, 성능, 휴대성 모두 놓칠 수 없다면

잘 생각해보면 ES-110과 ES-115의 차이점이 별로 없다. 위에서 언급했던 키보드가 바뀌었다는 것과 상판의 색깔이 달라졌다는 것 이외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제품 모델명도 바뀌고 해서 새로워진 느낌이 있긴 하지만 느낌뿐인 것 같다.

그렇지만 며칠간 필자가 써본 결과 ES-115가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제품에 밀리는 것은 없었다. 무게도 1.4kg 정도로 가볍고, 발열이나 소음도 심하지 않다. 배터리도 충분해 길게 쓸 수 있다.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달라질 것이 없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성능, 그리고 휴대성까지 놓치고 싶지 않다면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제품이다.

글 / 구지원(endimia@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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