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마트폰 화면을 PC 속으로, 유브릿지 와이링크
스마트폰 사용자가 일반 휴대폰 사용자 수를 넘어선지 오래다. 이미 스마트폰은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은 기본이고, 간단한 정보 검색에서부터 쇼핑, 게임, 일정 관리 등 삶에 필요한 다양한 것들을 채워준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면 한 번쯤은 작은 화면과 터치 방식의 텍스트 입력이 PC보다 불편하다고 느껴봤을 것이다. PC(노트북 혹은 데스크톱)와 스마트폰은 용도가 다른 기기지만, 스마트폰이 우리에게 많이 가까워진 만큼 우리의 요구사항도 많아진 듯하다.
스마트폰 화면을 더 큰 화면에서 보는 가장 쉬운 방법은 MHL(스마트폰용 HDMI)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이다. 모니터 등의 AV 기기와 스마트폰을 MHL 케이블로 연결하면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훨씬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다(특히 요즘 스마트폰은 해상도가 높아서 큰 화면에서 출력해도 화면이 거의 깨지지 않는다). 여기에 유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만 연결하면 PC와 비슷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에도 아쉬움은 있다. MHL 케이블 길이 때문에 스마트폰을 항상 모니터 근처에 둬야 하며, 모니터에 스마트폰 화면을 띄운 동안에는 이 모니터로는 PC 화면을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스마트폰 하나 때문에 모니터를 새로 장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얼마 전 이런 사용자에게 딱 어울리는 제품이 등장했다. 바로 유브릿지가 만든 '와이링크'다.
유브릿지 와이링크는 스마트폰 화면을 PC 화면에 쓸 수 있게 해주는 무선 연결 장치다. 소프트웨어 설치와 간단한 연결 과정을 거치면 PC 화면에 창 형태로 스마트폰 화면이 나타난다. 이 화면을 통해 키보드와 마우스로 스마트폰을 직접 조작할 수 있으며, 파일 전송이나 화면 캡처 등의 작업도 할 수 있다.
우선 연결 방법을 알아보자. PC에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작은 USB 메모리 모양의 와이링크 장치를 끼운다. 이후 스마트폰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PC와 스마트폰을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해야 한다.
두 기기를 연결하는 방법은 크게 와이파이와 스마트폰 핫스팟이 있다. 와이파이는 스마트폰과 PC를 같은 유무선공유기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핫스팟은 스마트폰의 모바일 AP 기능을 통해 와이파이 신호를 뿌리고, PC에 연결한 와이링크 장치로 이 신호를 수신하는 방식이다. 전자는 유무선 공유기가 필요하며, 후자는 무제한 요금제가 아닐 시 데이터 이용요금이 과도하게 나올 수 있다.
연결을 마치면 다음과 같은 창이 화면에 나타난다. 이 창의 크기는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으며, 창 투명도도 조절할 수 있다. 가로사용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전체화면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화면을 통해 스마트폰을 직접 조작할 수도 있다. PC에 연결된 키보드와 마우스로 말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톡, 라인 등의 메신저 사용이나 문자 메시지 전송 등을 더욱 간편하게 할 수 있다(게다가 투명도 조절 기능을 사용하면 업무 중 몰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사내 PC에 메신저 설치를 금지한 회사 직원에게 유용하겠다).
각종 터치 동작은 키보드와 마우스로 해결할 수 있다. 마우스의 왼쪽 버튼은 터치에 해당한다. 화면 잠금을 풀기 위해 패턴을 그리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거나, 사진을 옆으로 넘기며 보는 동작 들을 모두 마우스 클릭과 움직임으로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 시 두 손가락을 이용하는 '핀치 투 줌'도 마우스 스크롤 휠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키보드를 사용해 화면을 켜거나 끌 수도 있다. F5 버튼을 누르면 화면을 켜거나 끌 수 있다. F4를 누르면 최근 실행한 앱 목록을 확인할 수 있고, F3은 뒤로가기, F2는 홈 버튼에 해당한다.
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하면 일부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다만 스마트폰 게임은 터치 인터페이스에 최적화한 경우가 더 많으며, 일부 게임에서는 키보드 입력이 먹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파일 전송 기능 역시 유용하다. 데이터 전송을 위한 USB 케이블 없이도 PC와 스마트폰 사이에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 PC에서 스마트폰으로 파일을 보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전송할 파일을 마우스로 끌어서 스마트폰 화면 창에 놓기만 하면 된다. 이때 옮긴 파일은 스마트폰의 다운로드 폴더에 자동 저장된다.
스마트폰에 저장한 파일을 가져오는 방법도 비교적 간단하다. 유브릿지 창에서 상단 메뉴를 열고, '파일 전송' 버튼을 누르면 스마트폰의 내부 폴더들이 나타난다. 여기서 원하는 폴더(예를 들면 DCIM)를 선택해 필요한 파일을 가져오면 된다.
유브릿지 와이링크는 사용하기에 따라서 재미있는 장난감이 될 수도, 훌륭한 연결도구가 될 수도 있다. 우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PC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같은 이름의 웹 서비스나 PC버전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에는 이것이 소프트웨어 형태로 설치돼 있기 때문에 클릭 한 번으로 바로 실행해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이메일을 보내려고 한다면 PC에서는 웹 브라우저를 실행하고 이메일 서비스(네이버, 다음, 구글 등) 주소를 입력해 접속한 뒤 로그인을 해야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는 메일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것만으로 즉시 이메일을 보내거나 다른 사람이 보낸 메일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화면이 PC에 표시되기 때문에 각종 메시지 수신이나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기도 쉽다. 회의나 업무 중에는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메시지나 전화 수신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와이링크를 사용하면 이런 우려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PC에 스마트폰 화면을 열어놓는 동안에는 화면이 계속 켜진 상태다. 이는 MHL 케이블을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MHL은 기본 동영상 앱 등 외부 화면 출력을 지원하는 앱을 사용할 때 스마트폰 화면을 꺼도, 모니터에는 화면이 계속 출력된다(외부 디스플레이 출력 기능). 하지만 와이링크는 스마트폰 화면을 끄면 PC 창의 화면도 꺼져버린다. 이 때문에 화면 밝기를 조절하지 않는다면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충전기를 연결하지 않으면 동영상 감상 등은 포기하는 편이 좋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스마트폰->PC 파일 전송 시 미리보기(썸네일)을 제공하지 않는 점이다. 여기서는 파일 이름만 나열된다. 문서 파일을 옮기거나 할 때는 문제 없지만, 사진 파일을 PC로 가져올 때는 어떤 사진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제품 가격은 5만 9,000원이다. 그리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사용하기에 따라 구매 가격 이상의 가치를 낼 수도 있으리라. 제품 연결 방법이나 전용 소프트웨어 설치 방법 등은 와이링크 홈페이지(http://ylink.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