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뛰어난 가성비가 특징,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이상우 lswoo@itdonga.com

올 한해 안드로이드 태블릿PC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화이트 박스'라 할 수 있다. 화이트 박스는 브랜드가 없는 저가형 태블릿PC를 의미한다. 성능이나 기능이 유명 제조사의 제품보다 떨어지지만,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태블릿PC 시장에서 몸집을 키웠다. 물론 기존 유명 제조사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믿을 수 있는 성능과 서비스로 10만 원대 제품을 내놓으면서 맞불을 놓았다.

사용자의 구매 패턴 역시 이러한 저가형 제품 시장 성장에 한 몫 했다. 이미 성능 좋은 스마트폰을 가진 소비자들이 동영상이나 전자책 등의 콘텐츠 소비를 위해 화면이 크면서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은 저가형 태블릿PC를 구매하는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2015년 1월 국내 등장할 예정인 태블릿PC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이다.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이 제품은 최근 해외에서 '아이코니아 원 7'이라는 이름으로 최근 등장한 제품이다. 유럽 지역 인터넷 최저가는 약 100유로(13만 원 중반)며, 국내 공식 출시 가격(예정)은 19만 9,000원이다(각종 할인 혜택을 적용하면 인터넷 최저가는 16만 원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화면 크기는 7인치며, 가로 길이는 114mm, 두께는 약 9mm로 한 손에 쥐는데 큰 무리가 없다. 무게는 270g이다. 일반적인 머그컵 무게가 310g 정도니 이보다 가벼운 수준이다.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화면 해상도는 WXGA(1,280 x 800)이다. 이는 16:10 화면 비율인데, 가로 사용 시 소프트키(홈, 뒤로가기, 사용 중인 앱 등의 버튼이 화면 내부에 나타나는 방식)가 화면에 나타나기 때문에 실제 사용하는 화면 비율은 16:9 정도다. 해상도가 풀HD가 아닌 것은 아쉽지만, 이 정도면 HD급 동영상(720P)을 재생하기에는 충분하다.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스펙상 내장 저장장치 용량은 16GB며, 표시되는 용량은 10.76GB다. 이 중 운영체제 및 기본 앱을 설치하고 남은, 사용자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은 약 9.98GB다. 용량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사용하면 된다. 64GB 마이크로SD카드를 인식할 수 있어, 콘텐츠 저장을 위한 용량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메모리(RAM)는 1GB다. 조금 부족한 느낌도 있지만, 고사양 게임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것이 아니라면 큰 상관은 없다. 실제로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게임 몇 가지를 실행해봤다. 우선 '마블 올스타 배틀'이다. 그래픽 효과가 비교적 화려한 액션 게임으로, 기기의 성능이 떨어지면 연속공격을 입력하기 어렵거나 캐릭터의 동작이 끊어진다. 게임을 실행해보니 로딩이 조금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게임 진행에는 문제가 없었다. 체감상 프레임은 20~25 정도다.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이와 비슷한 장르의 게임인 배트맨 아캄 오리진도 실행해봤다. 이 역시 끊기는 현상이 없었으며, 부드럽게 실행할 수 있었다.

안투투 벤치마크로 테스트해본 점수는 약 3만 점이다. 최근 등장하는 보급형 태블릿 PC와 비슷한 수준이며, 올해 초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그렇다면 배터리 성능은 어떨까? 사실 필자가 보급형 태블릿PC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능은 배터리다. 용도가 콘텐츠 감상이니 영화 두 편 정도는 연속으로 볼 수 있는 배터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터리 지속 시간을 직접 확인해봤다.

실험 환경은 다음과 같다. 와이파이에 연결한 상태로 유튜브 동영상을 연속 재생했으며, 동영상 화질은 720P로 설정했다. 화면 밝기 50%, 음량 50%로 설정했으며 GPS는 껐다.

약 3시간 동영상을 재생한 뒤 남은 배터리는 35%다. 3시간 동안 65%를 소모했다. 이 정도면 4~5시간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겠다. 만약 와이파이를 끄고, 저장한 동영상이나 전자책을 본다면 6시간 이상 사용할 수도 있을 듯하다.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충전이나 데이터 전송은 스마트폰과 동일한 마이크로USB 케이블을 사용한다. 충전에 필요한 전력은 7W로 낮은 편이라, 일반적인 스마트폰 충전기로(10W)도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성능이나 기능 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제품이다. 오히려 가성비가 훌륭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바로 카메라 성능이다. B1-750은 5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는데, 화질이 요즘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다. 피사체의 선명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노이즈까지 많이 발생한다. 전면 카메라는 30만 화소로, 화질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물론 태블릿PC로 사진을 찍을 일은 드물겠지만, 만약 사진을 찍고 싶다면 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서비스 센터다. 태블릿PC를 포함한 에이서 제품 대부분은 가성비가 훌륭한 제품이지만, 국내 서비스 센터가 서울시 용산구 한 곳뿐이다. 화면 파손 등이 발생했을 때 먼 곳에 사는 사람이라면 수리를 받는 데 어려움이 있다. 참고로 에이서 스마트폰만 다루는 서비스 센터는 전국에 14곳이 있다. 에이서가 KT에 스마트폰을 공급하면서 일부 KT 올레 서비스센터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성능은 올해 중순 경쟁사가 출시한 19만 9,000원짜리 안드로이드 태블릿PC와 대동소이하다. 다만 제조사에 따라 기본 앱이나 일부 기능에 차이가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다.

아이코니아 B1-750만의 차별점은 '터치 웨이크앱'이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화면을 가볍게 두 번 두드리는 동작만으로 등록한 앱을 즉시 실행하는 기능인데, 여기에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앱을 등록해놓으면 편리하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의 '노크'기능과 비슷하지만, 터치 웨이크앱은 특정 앱을 바로 실행할 수 있다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50

이밖에 에이서 계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진, 동영상, 음악 앱이 기본 설치돼 있다. 이 앱은 클라우드 저장소를 기반으로 작동한다는 것 외에 특별한 장단점은 보이지 않는다.

아이코니아 B1-750은 동영상이나 전자책 등의 콘텐츠를 즐기고 싶지만,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외부에서 동영상을 보려는데, 스마트폰 배터리가 부족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제품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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