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보호기의 재발견, 유용하거나 혹은 예쁘거나

김영우 pengo@itdonga.com

PC를 이용하다가 몇 분 정도(사용자 설정에 따라 다름) 자리를 비우면 자동으로 화면 전체에 특정 애니메이션이 실행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바로 화면 보호기(스크린세이버, Screensaver)다. 화면 보호기는 두 가지 역할이 있다. 사용자가 자리를 비웠을 때 우연히 지나가던 다른 사람이 PC의 화면을 멋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역할, 그리고 이름 그대로 화면(모니터) 자체의 화소를 보호하는 역할이다.

CRT(브라운관) 화면이나 PDP 화면은 지속적으로 같은 장면이 장시간 표시된 상태로 방치하면 해당 부분의 화소가 타버려서 해당 장면이 화면에 새겨져 버리거나 변색이 되어 모니터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 화면 보호기를 실행해 계속 움직이는 화면을 출력하면 이를 방지할 수 있다.

다만 2000년대 들어 위와 같은 우려가 거의 없는 LCD 모니터가 대중화되었기 때문에 화면 보호기의 활용성이 예전만은 못하다. 그래도 사생활 침해 방지용, 그리고 일종의 액세서리 개념으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화면 보호기를 이용하고 있다.

화면보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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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운영체제에서 화면보호기를 설정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바탕화면에서 마우스 오른쪽 클릭 버튼으로 ‘개인설정’을 선택한 뒤 우측 하단의 '화면 보호기' 메뉴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곳에서 화면 보호기의 종류를 선택하고 자리를 비운 뒤 몇 분 후에 화면 보호기가 실행될 지도 선택이 가능하다.

화면보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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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몇 화면 보호기는 목록 오른쪽에 있는 '설정' 메뉴를 눌러 화면 효과의 세부적인 변경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다만, 윈도우 운영체제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화면 보호기의 수는 많지 않은 편이다. 이것이 불만이라면 특별한 기능을 갖춘 색다른 화면 보호기를 추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 주목하자.

의외로 유용? 시계형 화면보호기

최근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는 사람이 크게 줄어들었다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확인할 필요성이 줄어든 건 아니다. 휴대폰이나 태블릿, 자동차 계기반 등 시간을 확인 할 수 있는 수단은 오히려 다양해졌다. PC에서도 작업 표시줄 우측 하단의 시계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지만 크기가 작아서 확인이 어렵다. 이때 유용한 것이 시계 형태의 화면 보호기다.

직관적인 디지털 시계, Fliqlo clock screensaver

화면보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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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형태 화면 보호기를 만들어주는 대표적인 소프트웨어는 'Fliqlo clock screensaver'다. 다운로드 받아 실행하면 곧장 화면 보호기 설정에 해당항목이 추가된다. 별다른 꾸밈이나 장식 없이 시간 확인이 용이한 단순한 디자인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화면 보호기 설정메뉴의 '설정'을 클릭하면 폰트의 크기나 12시간/24시간 표기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고풍스런 아날로그 시계, Roman Clock-V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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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고풍스런 느낌의 시계를 선호한다면 ‘Roman Clock-VII’를 이용하자. 이를 이용하면 디지털 시계인 Fliqlo와 달리 로마자 숫자와 시침이 달린 아날로그 시계가 화면 보호기로 설정된다. 세부 설정에서 시침의 색상이나 폰트의 종류, 그리고 원판의 표시 문구 등을 편집할 수 있으니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미자.

방대한 우주공간이 내 PC에, 3D Space Clock

화면보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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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시계와 확연히 구분되는 화려한 디자인의 시계를 원한다면 '3D Space Clock'이 제격이다. 이를 실행하면 방대한 우주를 배경으로 행성이 공전하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갖춘 화려한 아날로그 시계가 화면 보호기로 설정된다. 우주를 형상화한 듯한 웅장한 배경음악까지 출력되므로 신비한 분위기를 한층 더할 수 있다. 다만 소리 출력을 원하지 않는다면 세부 설정에서 이를 끌 수도 있으니 참고하자. 그리고 설치 과정에서 툴바(Certified-Toolbar)가 함께 설치될 수 있으므로 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설치 초기 화면에서 툴바 항목의 체크를 해제하자.

인테리어 효과 강조한 화면 보호기에도 주목

별다른 기능은 없지만, 대단히 아름답거나 재미있는 화면 보호기를 구성해 사용자의 PC를 인테리어 소품처럼 꾸밀 수 있는 화면 보호기도 있다. 이런 화면 보호기 중에는 의외로 유료 소프트웨어가 많은데, 여기서는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무료 소프트웨어만 추려서 소개한다.

실감나는 화면 효과로 수족관 분위기 내고 싶다면, Sim Aquarium FreeTank

화면보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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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PC를 수족관처럼 꾸미고 싶다면 'Sim Aquarium FreeTank'가 제격이다. 이를 실행하면 화면 전체가 산호초 바다나 고급 수족관처럼 변신한다. 화면을 구성하는 물고기나 해초는 모두 정교한 3D 모델로 구성되어 있으며, 움직임도 대단히 현실적이라 누가 봐도 감탄할 만하다. 다중 모니터도 지원하므로 2대 이상의 모니터를 이용한다면 한층 방대한 광경을 볼 수 있다.

화면보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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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세부설정에서 배경이나 물고기의 종류를 바꿀 수도 있는데,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추가 오브젝트는 유료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무료 제공되는 배경이나 물고기만으로 충분히 아름답기 때문에 굳이 무리해서 유료 결제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Sim Aquarium FreeTank의 설치 파일은 여느 화면 보호기에 비해 고용량인 36MB인데다 워낙 화면이 고품질의 화면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양이 낮은 구형 PC에선 화면의 느려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할로윈 악동들의 축제, Happy Saint Halloween Clock ScreenSaver

화면보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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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자리를 비웠을 때 무심코 화면을 본 다른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면 'Happy Saint Halloween Clock ScreenSaver'를 추천한다. 할로윈데이 축제의 단골 손님인 유령들이 잔뜩 등장, 괴기스러우면서도 귀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반적인 구성이 재미있을 뿐 아니라 화면 우측 상단에 분위기에 걸 맞는 재미있는 디자인의 아날로그 시계까지 표시되므로 실용성 측면에서도 추천할 만하다. 다만, 화면 보호기를 해제 하면 곧장 개발사의 홈페이지로 연결하는 웹 브라우저 창이 뜨는 것이 단점이다.

비 내리는 한적한 호수가 내 PC 안으로, Raining Screensaver

화면보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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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화려한 것 보다는 차분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을 때도 있다. 이런 분위기를 돋구는 화면 보호기 역시 있다. 'Raining Screensaver'가 대표적이다. 이를 설치하면 한적한 호수를 배경으로 비가 내리는 화면 효과를 연출하며 잔잔한 효과음과 배경음악 역시 분위기를 돋운다. 세부 설정에서 빗방울의 속도를 조절하거나 효과음 및 배경음악의 출력 유무를 지정할 수 있다. 만약 설치 후 윈도우 화면 보호기 설정 목록에 Raining 항목이 보이지 않는다면 설치 폴더(기본적으로 C 드라이브의 Windows 폴더) 안에 있는 Raining.scr 파일을 실행시켜주면 된다.

내 PC를 전자액자로 변신시키는 화면 보호기, 직접 만들어보자

최근 은근히 팔리고 있는 IT기기 중 하나가 바로 전자액자다. 자신이 직접 찍은 추억의 사진, 혹은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한 맘에 드는 사진을 입력해 방에 놓아두면 실내 인테리어를 한껏 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PC용 화면 보호기 역시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윈도우 기본 화면 보호기 중에도 전자 액자와 유사한 역할을 ‘사진’ 항목이 있지만 이는 기능이 단순한 편이다. 외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한층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다양한 화면 효과와 쉬운 사용법이 매력, JPEG Saver

이때 큰 도움이 되는 소프트웨어가 바로 'JPEG Saver'다. 이를 설치하면 윈도우 화면 보호기 목록 중 JPEG Saver가 추가되는데, '설정' 메뉴의 'Folders' 탭에서 원하는 사진 파일(JPEG 형식)이 들어있는 폴더를 지정해주자. 이렇게 하면 화면 보호기를 실행할 때마다 해당 폴더에 담긴 사진이 주기적으로 전환 표시되며 PC 모니터가 멋진 전자액자로 변신한다.

화면보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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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EG Saver의 설정메뉴에선 사진 파일이 담긴 폴더의 지정 외에 각종 표시 설정도 바꿀 수 있다. 사진이 전환되는 주기(Delay)의 설정이나 사진 전환 시의 화면효과(Transition) 설정 등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Blur' 효과를 선택하면 화면 전체가 흐려지면서 사진이 전환되며, 'Slide' 효과를 선택하면 사진이 좌우로 방향으로 움직이며 사진이 전환된다.

화면보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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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모드(Mode) 설정에서 'Sequential'을 선택하면 사진이 파일명 순서대로 전환되며 'Random'을 선택하면 파일명에 관계 없이 무작위로 사진이 표시된다. 이러한 각종 설정에 익숙해지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화면 보호기를 자유롭게 꾸밀 수 있을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본 기사는 네이버 소프트웨어(http://software.naver.com)의 스페셜리뷰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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