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iOS8, 당신이 모를 수도 있는 변화 15가지
iOS7에서 iOS8으로.
미국 시각으로 17일, 애플이 자사 모바일 단말기용 운영체제 iOS의 새 버전 'iOS8'의 배포를 시작했다. 지난 6월 2일 열린 WWDC 2014에서 그 얼굴을 비쳤던 iOS8이 비로소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속으로 들어갈 준비가 끝난 것.
iOS7만큼 눈에 보이는 큰 디자인적 변화가 없어서인지 주목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광고 플랫폼 기업 탭조이에 따르면, 출시 후 18시간 동안 iOS8의 설치 비율은 약 6%로 iOS7 15%, iOS6 8%보다 낮은 수치다. 놀라운 것은 국내 사용자의 업데이트 비율. 한국은 14.22%로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영국, 독일 등 10개국 중 가장 빠른 업데이트 속도를 보였다.
사실 iOS8은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이를 일일이 다 찾아내기도 어려울 정도. 사진, 메시지, 음악, 시리(Siri), 지도, 에어드롭(Airdrop), 패스북(Passbook) 등 기존 기능이 향상된 것도 있고, 카플레이, 홈키트, 건강 등 새롭게 추가된 것들도 있다. 이 중 대표적이거나 주목할 만한 것 몇 가지를 꼽아봤다. '이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는 다 있던 거야'는 생각은 잠시 한쪽으로 미뤄두고 살펴보자.
iOS8의 업데이트 방법은 iOS7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상 단말기는 아이폰4s 이상, 아이패드 2세대 이상, 아이팟터치 5세대 이상이다. 완료까지 몇십 분은 걸리므로 느긋하게 마음 먹는 것이 좋겠다.
잠깐, 업데이트 전 미리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iOS8은 iOS7에 비해 설치 시 필요한 공간이 상당히 큰 편이다. 와이파이(Wi- fi)로 업데이트를 하려면 아이폰 기준으로 넉넉 잡고 6GB 정도의 여유 공간이 필요하다. iOS7까지는 대략 1GB 정도가 필요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지난 2008년 앱스토어 출범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했던 것은 혹시 이를 빗대어 한 말이려나. 기자도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모델을 업그레이드하려다 6.9GB의 공간이 필요하다며 거부당하기도 했다.
이럴 때는 아이튠즈 프로그램을 이용해 업데이트를 진행하면 조금 사정이 낫다. 또는 아이튠즈로 PC에 정보를 백업해두고 단말기를 초기화한 후 와이파이로 업데이트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참고로 업데이트 방법은 아래 기사를 참고하자.
*참고 기사
잠시만요, 아이폰 '백업'하고 가실게요(http://it.donga.com/16004/)
iOS7 백과사전 - (1) 업데이트 하기 (http://it.donga.com/16005/)
타이머, 타임랩스, 노출 조절 가능해진 '카메라'
평소 아이폰으로 사진을 많이 찍기에 가장 체감하기 쉬웠던 변화다. 카메라 구동 시 왼쪽 부분에 '타임랩스' 모드가 추가됐다. 타임랩스는 느린 변화를 빠르게 감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의 풍경을 타임랩스로 촬영하면 몇 시간의 영상이 몇 분 정도로 압축되어 나타난다.
그 동안 '셀카'족에게 많은 아쉬움을 안겼던 타이머의 부재도 해결됐다. 기본 카메라에 3초, 10초 길이의 타이머가 추가된 것. 물론 타이머 기능이 있는 다른 카메라 앱도 있기는 했다. 기본 카메라의 타이머 기능은 일반 사진과 정방형 촬영 모드에서 지원된다.
이제 사진 촬영 시 초점뿐 아니라 노출도 추가로 조절할 수 있다. 물론 이 또한 푸딩카메라 등 다른 개발사의 앱에는 이미 있던 기능이다. 초점을 맞추면 정사각형의 초점 구간 옆에 노란색 해 모양 아이콘이 나타난다. 이 때 화면을 위로 쓸어 올리면 노출이 밝아지고, 아래로 내리면 어두워진다. 직관적이고 편리하다.
세부적인 편집, 즐겨 찾기와 가리기가 가능해진 '사진'
카메라와 단짝인 '사진' 기능도 새로움을 더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은 '하트' 아이콘을 눌러 따로 모아둘 수 있다. 그러면 사진들이 '선호하는 사진' 앨범에 차곡차곡 쌓인다.
사진이 타일처럼 쭉 펼쳐지는 '특별한 순간' 보기에서 특정 사진이 보이지 않게 가릴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앨범 모드에서는 사진이 보인다. 숨기고 싶은 사진을 길게 눌러 '가리기'를 택하면 된다. 다시 표시하고 싶다면 앨범 모드에서 해당 사진을 찾아 가리기를 해제하자. 만약 사진이 앨범 어디서도 보이지 않길 원한다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다른 개발사의 앱을 구매해야 한다.
기본 편집 기능도 더 많아졌다. 기존의 필터, 자르기, 자동 보정 등에 더해 '조도', '색상', '흑백' 등 세부적인 조절이 가능한 메뉴가 생겼다. 거기다 사진을 자를 때 'iPhoto' 앱에 있던 기울기 조절 기능도 추가됐다. 다른 사진 편집 앱을 이용하지 않고도 간단하게 사진의 수평을 맞출 수 있어 유용하다.
잠금화면에서 바로 답장, 방해금지 모드 설정하는 '메시지'
잠금 화면에서 비밀번호를 해제하지 않고 바로 메시지에 답장할 수 있다. 카카오톡, 라인 등 다른 메신저 앱은 아직까지 지원되지 않는다. 이 경우 단순히 답장만 가능하기에 기존 대화 목록은 잠금을 풀어야만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개별 대화는 방해금지 모드를 설정하면 새 메시지가 도착해도 알림이 울리지 않는다.
전송한 첨부 파일도 한 번에 모아 볼 수 있다. 카카오톡의 앨범 기능과 비슷하다. 다만, 사진뿐 아니라 음성 파일, 동영상 등도 함께 나타난다.
같은 아이메시지 사용자에게는 메시지 입력 창 오른쪽의 녹음 버튼을 길게 눌러 바로 주변의 소리를 녹음해 보낼 수도 있다. 꾹 눌러 녹음하다 위로 올리면 전송하고, 왼쪽으로 넘기면 삭제한다.
홈버튼 두 번 눌러 즐겨찾는 연락처 보기
홈버튼을 두 번 누르면 실행 중인 앱 목록 위에 즐겨 찾기한 연락처나 최근 연락한 연락처들이 주르륵 나타난다. 해당 연락처를 누르면 바로 문자, 전화, 페이스타임 등을 할 수 있다. 연락처에 사진을 지정해두면 보기에 더 예쁘다.
'배터리 킬러'를 확인
어떤 앱이 가장 많은 배터리를 소모할까? '일반 – 사용 내용 – 배터리 사용량'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가 떨어지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 화면 밝기를 어둡게 하도록 슬며시 권고도 한다.
사파리에서 'RSS' 피드 확인
재미있는 기능이다. 다른 개발사의 앱에서 구현하던 RSS 피드 기능을 사파리 속에 갖고 왔다.
설정 방법도 무척 쉽다. 새 소식을 받아보고 싶은 웹 페이지를 사파리에서 열고 아래 '공유' 버튼을 눌러 '공유된 링크에 추가'를 선택하면 된다. 그러면 사파리 공유된 링크 메뉴에서 해당 페이지의 업데이트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손쉬운 데스크톱PC 버전 보기
모바일 페이지가 답답한 사용자를 위해 간편하게 데스크톱 버전의 웹 페이지에 접속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사파리 검색 창을 누른 후 아래 북마크가 있는 공간을 터치해 아래로 끌어내리면 '데스크탑 버전 보기'가 나타난다.
"시리야"
조금 '오글'거릴 수도 있다. 마치 'OK 구글'처럼 아이폰 등이 전원에 연결되어 있을 때 “시리야”하고 부르면 홈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시리를 호출한다. 영어 버전은 “Hey Siri”다. 이 기능은 '설정 – 일반 – 시리'에서 활성화해 놓아야 작동한다.
이는 꽤 유용해서 “시리야”하고 불러 “노래 틀어줘”, “10cm 노래 랜덤 재생해줘”, “김 과장님에게 메시지 보내줘” 등 다양한 기능을 쓰게 만든다. 다만, 정말 아무 것도 터치하지 않으려면 기능 하나를 쓸 때마다 “시리야”라고 매번 불러야 한다.
노래 검색 기능도 추가됐다. 시리를 호출한 후 “이 노래 뭐야?”라고 하니 한 번 들어보겠다고 대답한다. 흘러나오는 노래를 조금 듣다가 바로 검색해 곡 정보를 알려준다. 따로 음악 검색을 위한 앱을 켤 필요가 없다.
새로운 키보드
꽤 주목받은 기능이다. iOS8부터 다른 개발사의 키보드를 활용할 수 있다. 디자인, 키 배열을 바꾸거나 스와이프 등 독특한 기능을 담은 키보드도 쓸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새로운 키보드 앱이 많지는 않은 상황이다.
단어 입력 시 예상단어 추천 기능도 있다. 아직 한국어는 지원되지 않는다. 이 기능은 설정에서 꺼두는 것도 가능하다.
왼쪽, 오른쪽으로 스와이프 '메일'
기본 메일 앱의 사용성이 좋아졌다. 목록의 메일을 오른쪽으로 당기면 '읽지 않음', 왼쪽으로 짧게 당기면 '기타', '깃발 표시', '휴지통'이 나타나고 길게 당기면 삭제한다. 참고로 깃발 표시한 메일은 답장이 왔을 때 사용자 알림이 뜨도록 할 수도 있다.
저장 전에 미리 편집, '음성메모'
아이폰의 음성 녹음 기능은 그 성능이 상당히 우수한 편. 다만, 그 동안은 녹음한 파일을 저장해야 다시 들어보거나 편집할 수 있어 조금 불편했다. iOS8부터는 이 점을 개선했다. 녹음 버튼 옆에 재생 버튼이 생겼다. 파일을 저장하지 않고도 미리 들어볼 수 있다. 왼쪽 끝에 편집 버튼도 생겨 파일의 원하는 부분만 잘라내 저장 가능하다.
운동 앱들의 데이터를 모아 '건강'
업데이트 후 홈화면에 '건강' 앱이 추가됐다. 이는 사용자의 건강 정보와 피트니스 데이터 등을 기록해 다른 개발사의 건강 관리 앱과 연계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마이피트니스팔, 런키퍼 등의 앱을 이용하면 여기서 나온 데이터들이 건강 앱에 모두 모여 분석된다.
급박한 상황에서 단말기의 잠금을 해제하지 않고도 사용자의 의료 정보를 볼 수 있는 기능도 있다. 건강 앱에 혈액형, 복용 중인 약, 알레르기 물질 등 건강 정보를 기록해두면 긴급 상황 모드의 '의료 정보'에 이 정보들이 표시된다. 적시에 쓰이면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도 있는 기능이지만 의료 관계자가 애플 단말기 사용법을 잘 모른다면 이를 찾기 어려울까 조금 걱정이다
아직까지는 업데이트 초기라 건강 서비스와 연동되는 앱이 많지는 않다. 참고로 애플은 관련 기능에 버그를 발견해 건강 기능과 관련해 앱스토어에 올라와있던 앱을 부랴부랴 모두 내리기도 했다. 건강 기능은 그 활용도가 높으리라 기대되므로 조금 참고 기다려보자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
아이패드로 아이폰에 걸려온 전화나 도착한 문자에 대답하는 것?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면 가능하다. 아이폰,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Mac 등 PC와의 연동성을 강화했다. 애플 단말기 간 생태계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족끼리 앱, 책, 사진을 공유
가족 공유 기능으로 가족끼리 구매한 유료 및 무료 앱, 음악, 책, 동영상 등을 함께 나눌 수 있다. 더 이상 한 계정으로 여러 단말기에 로그인하지 않아도 된다.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하는 등의 복잡한 과정은 필요 없다. 단지 단말기에서 최대 6명까지 가족 구성원으로 등록하기만 하면 된다. 성인 한 명이 대표가 되고 나머지는 구성원이 되는데 구성원이 앱 구매 시 대표의 승인을 받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자녀의 앱 사용을 관리하고 싶은 부모에게 유용할 기능이다.
사진 스트림을 만들어 사진 및 비디오를 함께 넣고 댓글도 달 수 있다. 가족 회의, 생일 등 중요 일정을 캘린더에서 이벤트 일정으로 계획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 가족이 모두 애플 단말기를 사용한다면 그 활용도가 무척 높겠다.
'팁'
기능이 너무 많아 사용자가 잘 모를까 걱정됐던 건지, 업데이트 후 홈화면에 '팁' 앱이 생겼다. 일주일에 몇 가지씩 유용한 기능을 소개해준다. 사진과 쉬운 표현으로 친근하게 설명해주니 가볍게 확인해보자.
이 외에도 홈키트, 카 플레이, 키체인, 앱 위젯 등의 다양한 기능이 iOS8에 추가됐다. iOS8의 세부 기능은 앞으로도 기사를 통해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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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