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비밀을 지켜주는 소프트웨어

누구나 비밀은 있다. PC 안쪽도 예외는 아니다. 개인적인 사진, 동영상, 일기, 프로그램 등이 PC에 저장되어 있다면 가족이나 직장 동료가 자신의 PC를 사용할 때마다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이에 파일 및 폴더를 숨기거나, 암호화하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억할 때 유용한 소프트웨어 4종을 소개한다.

파일을 간단히 암호화 - 이지크립트

암호는 압축 파일, 오피스 문서, PDF 파일 등에만 걸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지크립트를 이용하면 어떤 파일이건 원하는 대로 비밀번호를 설정할 수 있다.

이지크립트는 미 국방성이 권장하는 고급 암호화 표준(AES) 256bit 및 SHA 512 bit hash 알고리즘을 적용한 파일 암호화 프로그램이다. 참고로 AES는 미 국가안보국에 의해 1급 비밀(Top Secret)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된 알고리즘 중 하나다. 위키리스크 줄리언 어산지는 AES 256bit로 미국 외교 기밀문서를 암호화해 전세계에 배포하고, 자신이 형사 처벌을 받으면 그 암호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어산지가 배포한 파일 중 하나는 1.4GB짜리인데 이는 슈퍼컴퓨터로도 수십 년 이상 해독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크립트의 사용 방법은 무척 쉽다. 윈도 탐색기를 켠 후 암호화하고 싶은 파일을 우클릭하면 '파일 암호화 --- EasyCrypt 2.1' 메뉴가 있다. 이를 누르면 비밀번호 설정 창이 나타난다. 파일 단위로만 암호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폴더에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싶다면 폴더를 압축한 후 진행해야 한다. 암호화 후 해당 파일을 메일로 보내는 기능도 지원한다. 이지크립트는 프로그램을 설치해도 따로 실행 창이 나타나지 않고 윈도 탐색기 내의 메뉴에서만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

암호화에 걸리는 시간도 짧은 편. 몇십 KB짜리 파일은 눈 깜짝할 새에, 2.39GB짜리 파일은 약 1분 25초 만에 암호화할 수 있다.

암호화하면 원본에 더해 암호화된 파일이 하나 더 생성된다. 따라서 아예 파일을 감추고 싶다면 원본을 추가로 삭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암호화 후 파일명을 바꾸면 풀었을 때도 바뀐 파일명이 적용된다. 따라서 확장자를 실수로 지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암호를 풀고 싶다면 해당 파일을 더블클릭하거나 마우스 우클릭 후 '파일 복호화 --- EasyCrypt 2.1' 메뉴를 누른 후 암호를 입력하면 된다. 복호화 시간은 암호화에 걸리는 시간과 거의 비슷하다.

폴더를 숨기자 - 비밀폴더

비밀폴더는 '폴더' 단위로 숨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비밀폴더를 설치한 후 처음 실행하면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창이 뜬다. 여기서 입력한 비밀번호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되므로 신중히 입력하자.

그 후 프로그램 내에서 '추가' 버튼을 누른 후 숨기고 싶은 폴더를 택하면 이 폴더가 원래 있던 자리에서 사라진다. 앞서 말했듯이 폴더 단위로만 적용되므로 파일 하나를 숨기고 싶더라도 새폴더를 만들어야 한다.

폴더를 보이게 하고 싶다면 해당 폴더를 누른 후 '해제'를 선택하면 된다. 더 이상 그 폴더를 숨길 필요가 없어졌다면 목록에서 '제거'를 누르자. 프로그램 옵션에서 암호나 언어를 변경할 수 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억 - 알패스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나날이 암호 생성 조건이 복잡해지고 있다. 회원 가입 시 영문 대문자 및 소문자, 숫자, 특수문자까지 모두 조합해서 비밀번호를 만들게 하는 홈페이지도 있다. 너무 많은 곳에 회원 가입하다 보면 간혹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는 일도 생긴다.

알패스는 홈페이지별로 사용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억해주는 서비스다. 최근 알툴바에 기능이 흡수됐는데 사전, 캡처, 번역 등 알툴바의 추가 기능이 필요하지 않은 사용자라면 따로 알패스만 설치하는 것도 추천한다.

설치 과정에서 알툴바와 알송을 설치할지 묻는 항목이 있다. 굳이 필요하지 않다면 체크 표시를 해제하자.

처음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면 새 사용자로 등록해야 한다. 아이디, 비밀번호, 메일 주소 정도만 간단히 입력하면 사용자 등록이 끝난다.

'추가' 버튼을 눌러 홈페이지 URL을 적고 해당 홈페이지의 아이디, 비밀번호 등을 입력한다. '목록 관리'에서 새로 로그인 정보를 등록하거나, 수정하고, 삭제할 수도 있다. 너무 많은 로그인 정보가 쌓여있다면 검색 기능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알패스를 실행한 상태에서 원하는 홈페이지에 접속한 후 '채움' 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입력된다.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바꾸는 사용자라면 알패스의 정보도 함께 업데이트하는 것이 좋겠다.

가상 드라이브를 만들어 감춘다 - 블라인드폴더

블라인드폴더는 가상 드라이브를 만들어 그 안에 파일, 폴더 등을 넣어 숨기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드라이브를 '언마운트'하면 내 컴퓨터 상에서 그 드라이브가 아예 사라진다. 그 후 다시 필요할 때 프로그램에서 해당 드라이브의 RST 파일을 불러와 '마운트'하면 감쪽같이 드라이브가 생성된다. 드라이브는 무료 버전에서 1GB씩 3개까지 만들 수 있다. 고화질의 동영상 등을 저장하기에는 솔직히 아쉬울 수 있는 용량이다.

개발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으로 만든 드라이브는 프로그램에 로그인하지 않았다면 안전모드 등 어떤 조건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USB 드라이브를 NTFS로 포맷했다면 그 안에도 가상 드라이브를 만들어 파일을 숨길 수 있다. 공인인증서, 게임 프로그램, 웹하드에서 받은 파일 등을 유출될 걱정 없이 감출 때 유용하다. 이렇게 숨긴 파일이나 설치한 프로그램은 언마운트한 상태에서는 검색도 되지 않는다.

잠금 기능도 있어서 얼마간의 대기 시간이 지나면 자체 화면 보호기가 실행되게 할 수도 있다. 이때 블라인드 폴더에서 설정했던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잠금 상태가 풀린다.

참고로 블라인드폴더 내의 파일을 지우면 휴지통으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삭제된다. 중요한 파일을 실수로 삭제하지 않으려면 이 부분은 꼭 기억해두자.

※본 기사는 네이버 소프트웨어(http://software.naver.com/)의 스페셜리뷰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