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슈(8월셋째주) - 법정 관리 택한 팬택... 군침 흘리는 해외 업체

나진희 najin@itdonga.com

1. 팬택, 결국은 법정 관리 신청

팬택의 하늘에 튼튼한 동아줄은 없었다. 지난 12일, 자금난을 이기지 못한 팬택이 결국 법정 관리를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그렇게 칼자루는 법원에 넘어갔다. 법원은 앞으로 한 달 안에 팬택의 법정 관리 신청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해야 한다. 받아들이면 팬택은 회생 절차에 들어가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보유 재산을 모두 청산해 채권단,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 협력 업체 등의 채무를 갚아야 한다.

팬택
팬택

정황상 법정 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채권단 실사에서 팬택의 계속기업가치(3,824억 원)가 청산가치(1,895억 원)보다 높게 나오기도 했고, 지난 20여 년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한 주역을 담당했던 팬택의 위치가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팬택을 죽여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법원의 판단에 한몫할 듯싶다.

법정 관리가 시작되면 팬택의 모든 상거래 채권은 감면된다. 쉽게 말해 팬택이 그동안 졌던 빚이 전부 사라진다. 따라서 550여 곳의 협력사에 밀린 대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팬택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상대 기업은 상당히 불리하다. 특히 중소 협력사들은 큰 타격을 받고 줄도산할 위험도 있다.

팬택 기술 유출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크다. 그동안 중국 화웨이, 인도 마이크로맥스 등의 IT업체들은 팬택에 군침을 다셔왔다. 국내외 특허 4,800여 건, 지적 재산권 1만 8,700여 건이 아마 가장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인이었을 거다.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것은 팬택이 진 빚 때문이었다.

그런데 법정 관리로 팬택의 모든 채무가 사라지면 해외 기업들이 팬택 인수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가능성도 커진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의 뒤꽁무니에 바짝 붙은 중국 기업들이 팬택의 기술력까지 확보한다면 더 빠르게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결국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팬택이 법정 관리를 받고 독립된 휴대폰 제조사로서 회생하는 것'이다. 팬택은 동작 인식 LTE폰, 지문인식폰, 뒷면에 터치패드를 탑재한 국내 최초 스마트폰 등 독자적인 기술력을 보여주는 수많은 제품을 출시해왔다. 이대로 사라져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판단이다.

팬택이 다시 일어서 스마트폰 생태계의 한 축을 든든히 맡아내려면 일단 제품이 판매되어 돈이 돌아야만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분에서 이통사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그간 이통 3사는 팬택의 제품 추가 구매 요구를 거부해왔다. 현재 팔리지 않은 재고가 많아 더는 제품을 구매하기 어렵다는 입장. 결국 법원의 판단 외에도 여전히 팬택은 채권단과 이통 3사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팬택 이준우 대표는 법정 관리 신청 사실을 밝히며 "모든 역량을 모아 분골쇄신의 자세로 하루라도 빨리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며 "팬택 제품을 사용하시는 고객분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2. 아이리버, SK텔레콤 품으로

애플이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했다면, SK텔레콤은 아이리버를 인수했다. 지난 13일, SK텔레콤은 잔금을 모두 납입하며 아이리버의 최대 주주가 됐다. 최근 집중하고 있는 앱세서리 사업을 강화하고, 아이리버의 고음질 음원 사업 분야의 노하우를 흡수하기 위해서다. 음원 사업 분야인 아이튠즈 라디오를 강화하기 위해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 애플과 그 방향성이 비슷하다.

전망은 낙관적이다. 실제 지난 5월 말, SK텔레콤의 아이리버 인수 추진 사실이 알려진 후 아이리버의 주가는 두 달 만에 3배가 뛰었다. 당시 2,495원이었던 주가가 지난 17일 7,340원에 마무리됐다.

인수 후에도 당분간 아이리버 쪽은 큰 변화가 없을 듯 보인다. 브랜드명도 그대로 유지되며 기존 80여 명의 인력도 기존대로 출근한다.

3. '다음카카오' 새로운 이름 찾는다

곧 '다음카카오'라는 예비 이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다. 오는 10월 1일, 정식 합병을 앞두고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는 새로운 이름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 중이다. 이름에 '다음'과 '카카오' 모두 들어가지 않는 방향이 유력하다.

양사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이름을 찾기 위한 사내 공모도 실시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적당한 이름은 결정되지 않았다.

다음카카오
다음카카오

합병을 위한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다음과 카카오는 지난달 중순 9개 부문에서 합병 추진 협의체를 구성했고 오는 27일 주주총회 이후 세부 사항을 확정해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4. 삼성, 메탈 프레임의 '갤럭시알파' 공개… "HD 화질이 아쉽네"

갤럭시 알파
갤럭시 알파

삼성전자가 자사 프리미엄 스마트폰 최초로 메탈 프레임을 적용한 제품을 내놨다. 그 이름 하여 '갤럭시알파'다. 두께는 6.7mm에 무게는 115g으로 얇고 가벼우며, 4.7인치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화질. 최근 풀HD를 넘어 QHD까지 나오는 상황에 HD 화질을 택한 것은 아리송한 부분이다. 갤럭시알파는 오는 9월부터 150여 개국에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5. 화웨이와 샤오미, 한국 소비자 찾는다

화웨이와 샤오미는 국내 소비자에게 '미지의 생물'같은 존재다. 대단하다고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먼 나라 이야기 같다. 거기다 국내 기업을 위협한다니 어쩐지 두려운 느낌이 들지만 '얼마나 좋으면'싶어 호기심도 생긴다.

그런데 이러한 화웨이와 샤오미가 국내 소비자 가까이 왔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스마트폰 '아너6'의 통신망 안정화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은 G마켓과 함께 샤오미폰 공동 구매를 시작했다. 공동 구매 제품은 샤오미 'Mi3', '홍미', '홍미노트' 3종이다.

화웨이와 샤오미 제품 모두 준수한 사양임에도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 특징이다. 아너6는 풀HD 디스플레이, 옥타코어 프로세서, 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고 광대역 LTE-A까지 지원한다. 그럼에도 가격은 369달러(약 37만 원)다. 국내 제조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80만 원이 훌쩍 넘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두 눈을 비비고 다시 볼 정도다.

샤오미 Mi3는 3G모델이지만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에 스냅드래곤800 프로세서를 탑재해 사양이 준수하다. 16GB 모델 기준 가격은 35만 2,400원.

물론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고 덥섭 구매하기에는 영 찝찝한 구석이 있긴 하다. 안전성과 보안성이 바로 그 걸림돌. 지난해 말, 샤오미 스마트폰 Mi2S의 수화기 부분이 폭발해 사용자의 손가락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거기다 최근 홍미노트가 사진 및 문자를 중국의 임의 서버로 보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샤오미 스마트폰이 싼 이유는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중국 정부에 팔아넘기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니. 보안에 신경 쓰는 소비자라면 싼 가격이라도 머뭇거려질 듯싶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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