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누가 잘하나' 2014 전국 보드게임 대회 성황리에 개최

안수영 syahn@itdonga.com

가장 먼저 퍼즐조각을 맞추고 보석 모으기(우봉고), 카드에 그려진 그림대로 컵을 쌓기(할리갈리 컵스), 상대방이 가진 숫자 타일의 숫자를 추리하기(다빈치 코드), 보이지 않는 미로를 통과하기(마법의 미로), 도시를 구입하고 건물 짓기(모노폴리).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으면서도 기억력, 수리력, 창의력, 추리력, 문제해결력 등을 향상하는 '보드게임'. 재미뿐만 아니라 교육적 효과를 지녔다는 점에서 각종 보드게임 대회도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가 열려 전국의 초등학생들이 보드게임 승부를 겨뤘다.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는 보드게임 전문기업 코리아보드게임즈가 개최한 행사로, 전국 초등학생들이 참여했다. 7월 한달 주말 동안 전국 9개 도시에서 약 2,000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예선을 치렀으며, 각 지역에서 예선을 통과한 150여 명의 참가자들이 26일 실력을 겨뤘다. 게임 종목은 '우봉고'와 '쿼리도'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면서도 승리하기 위해 깊은 사고력을 요구하는 게임이었다.

먼저 치러진 대결은 우봉고 대회. 우봉고는 주사위를 굴려 나온 타일들을 이용해 제한 시간 내에 퍼즐 조각을 푸는 게임이다. 퍼즐을 다 푼 플레이어는 "우봉고"라고 외친다. 가장 먼저 퍼즐을 푼 플레이어부터 자기 게임말을 원하는 대로 움직여 보석 2개를 가져오고, 한 색깔의 보석을 가장 많이 모으면 우승한다.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단순히 퍼즐만 맞추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막상 플레이해보면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날 본선에 참여한 학생들은 주사위를 굴린 지 불과 5초 안에 퍼즐 조각을 맞췄다. 아무리 늦게 풀어도 10초 안에 다 풀어버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런데도 새초롬하게 "우봉고"를 외치며 머리에 손을 얹는 모습이 태연했다. 전국의 우봉고 실력자들이 모였음에 틀림없었다.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물론, 그런 실력자들이라고 해서 긴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주사위를 굴리기 전에는 "으, 떨린다!"라고 자그마한 주먹을 꼭 쥐며 긴장하기도 했고, 퍼즐을 맞춘 뒤에는 어떤 보석을 가져갈지 고심했다. 경기는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우승자 발표를 할 때면 부모님에게 달려가 "나 우승했어!"라고 천진난만하게 외치기도 했다. 휴식 시간 동안에 부모님에게 응석을 부리고 간식을 먹는 모습은 영락없는 어린아이인데, 한판 승부를 마친 다음에는 함께 경기한 친구의 손을 꼭 맞잡는 모양새가 여느 어른들보다 더 어른스러웠다.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이윽고 우봉고 결선 진출자 4인이 결정됐다. 승패와 상관없이 온 가족이 보드게임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이 펼쳐졌다. 쿼리도 대회 시작 전, 집에서 가져온 보드게임을 펼치고 연습을 하는 가족들이 눈에 띄었다. 자녀에게 게임 요령을 조언하는 학부모도 눈에 띄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가족들을 인터뷰한 결과, 가족들과 함께 즐길 취미를 찾다가, 자녀가 재미있게 즐기면서도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놀이를 찾다가 보드게임을 접하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경기도 용인에서 온 학부모 박현식 씨는 "평소 자녀들과 보드게임을 자주 한다. 올해 3회째 참여하는데, 우승보다는 즐기고자 하는 취지가 크다. 아이가 보드게임을 하며 즐거워하는 것이 기쁘다"라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경북 대구에서 온 학부모 박경찬 씨는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이것저것 찾다가 보드게임을 하게 됐다.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자 자투리 시간을 쪼개서 할 수 있는 취미가 필요했는데, 보드게임이 적합해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이윽고 시작된 쿼리도 대회. 쿼리도는 서로를 방해하는 벽을 놓으면서 미로를 만들어나가고, 상대방의 진영에 자신의 말을 먼저 놓으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자신의 말을 진행하면서 상대방 말이 진행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는 게임이기에 경우의 수가 다양하다. 또한, 상대방이 방해할 것을 예상해 자신의 퇴로를 먼저 막아야 승리할 수 있어, 상대방의 수를 미리 내다보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쿼리도는 멘사 추천게임으로도 유명한데, 그 이유는 전략을 짜서 움직이면서도 상대방의 반응을 예측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대입할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쿼리도 대회는 3판 2선승제로 이루어졌고, 대회장은 승부욕과 게임에 대한 집중으로 조용했다. 참가자들은 제각각 신중하면서도 과감한 공격을 펼쳤다. 쿼리도는 상대방의 수를 내다보며 전략을 짜야 하는 게임이다. 어른들도 쩔쩔맬 것 같은 상황에서도 거침없이 말을 내려놓는 모습은 감탄이 나올 정도였으며, 머리를 싸매며 고민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했다. 매 라운드가 끝나고 대진표를 보기 위해 와르르 모이는 모습은 승부에 대한 기대와 긴장감을 한층 더 높였다.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마지막은 우봉고와 쿼리도 최종 4인이 1~4위를 겨루는 대결이 진행됐다. 우봉고 1위는 민다한 학생, 쿼리도 1위는 김은지 학생이 차지했다. 하지만 결선에 진출하지 못한 학생들이나 우승을 차지한 학생들이나 승패 여부보다는 대회에 참여한 것 자체를 더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2014 코리아보드게임즈 전국 보드게임 대회

민다한 학생은 "우승 비결은 없는 것 같다... 재미있었다"라고 수줍게 소감을 밝혔고, 김은지 학생은 "평소 보드게임을 좋아한다. 친구들과도 게임을 다 해보고, 혼자서도 시뮬레이션을 해 봤다. 앞으로도 다양한 게임을 해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전라도 광주에서 온 김미영 씨(김은지 학생의 어머니)는 "아이가 보드게임을 재미있게 하는 모습이 좋다. 교육적 효과도 있다. 보드게임 잘하는 아이치고 공부 못하는 아이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코리아보드게임즈 교육사업팀 이현희 팀장은 "보드게임은 기억력, 수리력, 창의력, 추리력을 향상하는 교육적 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아동 및 청소년들의 의사소통능력 및 문제해결력 향상에 탁월한 가치가 있다"라고 보드게임의 효용을 설명했다.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고, 교육적 효과도 충만한 보드게임. 앞으로 온 가족이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