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씨어터 vs 사운드바 비교체험, 당신의 선택은?
한때 거실에 홈씨어터(home theater, 가정극장)를 꾸미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던 때가 있었다. 대형TV로 눈을 만족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웅장한 입체음향으로 귀까지 호강을 시키는 홈씨어터를 곁들여야 진정한 거실의 완성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예전에 비하면 이런 유행이 약간 사그라진 것 같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 기기로 영화를 즐기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지만, 복잡한 구조의 홈씨어터를 설치하고 관리하는데 드는 어려움 역시 한 몫을 했다. 항상 더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것이 소비자이니 이들을 게을러졌다고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AV관련업계에서 제법 강하게 밀고 있는 제품이 바로 사운드바(sound bar)다. 고출력과 다채널의 음향으로 서라운드를 구현한다는 점은 홈씨어터와 유사하다. 하지만 5~6개의 개별 스피커 및 앰프와 디코더, 혹은 AV리시버를 따로 구비해 설치해야 하는 홈씨어터와 달리, 사운드바는 이 모든 것을 하나의 막대 모양 유닛에 모아두었다. 이를 TV 앞에 놓아두기만 하면 대략 설치가 끝나니 편의성 면에서는 홈씨어터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반면, 사용자를 감싸듯 다수의 스피커를 배치해 실제 서라운드를 구현하는 홈씨어터와 달리, 사운드바는 사용자 전면에 배치된 스피커 만으로 가상 서라운드를 구현한다. 이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방향에 스피커가 있는 것처럼 사람의 귀를 속여 서라운드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제대로 된 가상 서라운드를 구현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설계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래서 초기형 사운드바 중에 상당수는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와중에도 업체들은 성능과 디자인이 개선된 사운드바를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이파이 음원 지원과 고출력 무선 서브우퍼를 채용, 블루투스 기능 강화 등이 신형 사운드바의 특징이다. 특히 최근 LG전자는 2014년형 사운드바를 3종이나 동시 출시하는 등 상당히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음향기기의 실제 품질은 직접 들어보지 않고서는 짐작할 수 없는 법이다. 이에 IT동아는 기존 형식의 홈씨어터, 그리고 최근 출시된 사운드바를 번갈아 체험해 보며 체감적인 품질 차이를 가늠해 봤다.
여러 오디오 전문업체의 하드웨어로 조합한 홈씨어터 시스템
테스트에 이용한 홈씨어터 시스템은 온쿄의 AV리시버인 'TX-SR308'을 중심으로, 전면좌우와 후면좌우의 위성 스피커는 야마하의 'NS-E56'을 이용했다. 그리고 센터스피커는 JBL의 'CS100', 서브우퍼는 인켈의 'ASW-4101'를 이용해 5.1채널 서라운드 환경을 구성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단종이 된 제품들이라 정확한 합계 가격을 매기기가 쉽지 않지만, 최근 팔리고 있는 유사한 수준의 제품과 비교한다면 대략 60~70만 원어치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다.
LG전자의 2014년형 하이파이 사운드바, NB5540
이와 비교할 사운드바 시스템은 LG전자의 'NB5540'이다. LG전자의 2014년형 사운드바 중 가장 상위 제품으로, 4채널의 서라운드 스피커를 담은 사운드바 본체에 저음 강화용 서브 우퍼를 조합해 4.1채널 구성을 실현했다.
상기의 홈씨어터 시스템에 비해 1채널(중앙 스피커)이 부족하지만, 하이파이급(24bit / 192kHz)의 고음질 음원이 가능한 DAC(디지털-아날로그 신호 변환기)을 갖추고 있는 등 음질적인 사양 면에서는 만만치 않다. 제품 가격은 2014년 6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60만원대 초~중반 정도다.
이러한 구성으로 하면 가격 면에선 보급형 홈씨어터 시스템과 고급형 사운드바가 비슷할 수도 있다. 이번 테스트에서 TV는 LG전자의 47인치 제품인 47LB6800, 소스기기(플레이어)는 소니의 게임기 겸 블루레이 플레이어인 플레이스테이션4(PS4)를 이용했다.
최소 30분, 홈씨어터의 설치과정
설치 과정을 비교해 보자. 일단은 홈씨어터 시스템이다.
①우선 각 스피커가 배치될 공간을 확인 한 후, 전면 좌측에 배치될 스피커에 케이블을 연결한다.
②전면 좌측 스피커에 연결한 케이블을 AV리시버의 전면 좌측 출력단에 연결한다.
③전면 우측 스피커에 케이블을 연결한다.
④다시 전면 우측 스피커에 연결한 케이블을 AV리시버의 전면 우측 출력단에 연결한다.
⑤이번에는 후면 좌측에 배치될 스피커에 케이블을 연결한다.
⑥다시 후면 좌측 스피커에 연결된 케이블을 AV 리시버의 후면 좌측 출력단에 연결한다.
⑦후면 우측 스피커에 케이블을 연결한다.
⑧후면 우측 스피커에 연결한 케이블을 AV리시버의 후면 우측 출력단에 연결한다.
⑨중앙(센터) 스피커에 케이블을 연결한다.
⑩중앙 스피커에 연결한 케이블을 다시 AV리시버의 중앙 출력단에 연결한다.
⑪서브우퍼에 케이블을 연결한다.
⑫서브우퍼에 연결한 케이블을 다시 AV시리버의 서브우퍼 출력단에 연결한다.
⑬케이블을 정리하고 설치 위치를 다시 확인 한 후 AV 리시버를 적절한 위치에 배치한다.
⑭TV의 음향을 홈씨어터로 듣기 위해 TV 후면의 광출력포트(S/PDIF)에 광케이블을 연결한다.
⑮TV에 연결한 광케이블을 AV리시버의 S/PDIF 입력 포트에 연결한다.
⑯소스기기(여기서는 PS4)의 HDMI 출력 포트에 HDMI 케이블을 연결한다.
⑰소스기기에 연결된 HDMI 케이블을 AV리시버의 HDMI 입력 포트에 꽂는다.
⑱다시 AV리시버의 HDMI 출력포트에 TV로 연결할 HDMI 케이블을 꽂는다.
⑲AV리시버에 연결된 HDMI 케이블을 TV의 HDMI 입력포트에 연결한다.
⑳모든 기기에 전원을 연결하고 작동 시험을 해본다.
위와 같이 일반적인 홈씨어터 시스템을 설치하려면 대략 20단계 정도를 거쳐야 한다. 특히 전후좌우 각 채널을 담당하는 스피커 케이블은 각각 2개의 접점(+극과 –극)을 연결해야 하고 케이블 끝 부분도 표피를 벗겨줘야 한다. 게다가 각 케이블의 길이 및 스피커의 배치에도 신경을 써야 하므로 도중에 실수라도 하면 몇 단계 앞으로 되돌아가서 다시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홈씨어터 시스템 설치에 아주 익숙한 사람이라도 작업을 마치는데 최소 30분은 걸릴 것이며, 만약 초보자라면 1시간 이상이 걸릴 것이다.
3분이면 뚝딱, 사운드바의 설치 과정
이에 비하면 사운드바의 설치 과정은 어떨까? 두말할 것 없이 직접 살펴보자.
①TV 앞에 사운드바 본체를 올려 놓는다(사용자 취향에 따라 벽걸이 설치도 가능).
②근처 적당한 곳에 서브우퍼를 배치한다,
③TV의 후면의 광출력포트(S/PDIF)에 광케이블을 연결한다.
④TV에 연결한 광케이블을 사운드바의 S/PDIF 입력 포트에 연결한다.
⑤소스기기(여기서는 PS4)의 HDMI 출력 포트에 HDMI 케이블을 연결한다.
⑥소스기기에 연결된 HDMI 케이블을 사운드바의 HDMI 입력 포트에 꽂는다.
⑦다시 사운드바의 HDMI 출력포트에 TV로 연결할 HDMI 케이블을 꽂는다.
⑧AV리시버에 연결된 HDMI 케이블을 TV의 HDMI 입력포트에 연결한다.
⑨모든 기기에 전원을 연결하고 작동 시험을 해본다.
위와 같이, 사운드바 시스템의 설치과정은 홈씨어터의 절반도 되지 않는 9단계에 불과했다. 실제 설치에 걸리는 시간은 더 짧다. 필자의 경우 불과 3분 만에 사운드바 시스템의 설치를 마칠 수 있었다. 홈시어터의 1/10 수준이다. 홈씨어터와 달리 케이블 끝 단을 벗기거나 기기끼리 연결하고, 설치 공간을 확보하는 등의 시간이 거의, 혹은 아예 없기 때문이다. 특히 NB5540의 서브우퍼는 다른 기기와의 연결 없이 전원만 꽂아 쓰는 무선 방식이라 특히 편리했다. 만약 별도의 소스기기를 쓰지 않고 TV하고만 연결해서 쓴다면 1분 정도에 설치를 끝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설치에 관한 난이도와 시간은 사운드바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때문에 향후 구성을 변경하거나 정비를 할 때 드는 수고 역시 사운드바가 훨씬 수월하다 할 수 있다. 또한 홈씨어터는 여기저기 보기 싫은 케이블이 눈에 띌 수 밖에 없어 이를 정리하는 것이 큰일이고, 구성 품을 곳곳에 배치해야 하니 공간도 사운드바에 비해 훨씬 많이 차지한다. 여담이지만, 오디오 매니아의 가장 큰 고민은 오디오 자체 보다 이를 감상할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사운드바가 이런 면에서 확실히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음향기기에서 편의성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역시 사운드의 품질이다. 이에 대해 IT동아 편집부의 기자 3명이 테스트에 참여했다. 이들은 IT매체의 기자이긴 하지만 홈씨어터와 같은 AV기기에 대해서는 일반인과 크게 다름이 없는 경험 및 지식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참고하자. 테스트는 TV스피커와 홈시어터, 그리고 사운드바에서 동일한 콘텐츠를 번갈아 구동하며 이루어졌다.
테스트 1: 영화 감상 – 홈씨어터 시스템의 만족도가 두드러져
첫 번째 테스트는 AV시스템의 가장 대표적인 활용법 중 하나인 영화 감상이다. PS4를 이용,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헝거게임, 배틀십, 프로메테우스 등) 몇 종을 구동하며 감상, 각자의 느낌을 비교해 봤다.
①나진희(29세, 여성): 홈씨어터와 사운드바, 둘 다 TV스피커에 비하면 월등한 출력과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역시 전면에서만 음향이 출력되는 사운드바에 비하면 사방에 스피커가 배치된 홈씨어터 시스템의 입체감이 단연 앞선다.
②이상우(28세, 남성): 나의 의견도 같다. 특히 액션이나 재난 관련 장면과 같이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는 장면에서 홈씨어터의 후방 스피커들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운드바도 서브우퍼의 강한 저음 덕분에 전반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한 몫을 하지만, 홈씨어터 특유의 입체감 쪽이 더 매력적이다.
③이문규(40세, 남성): 입체감과 현장감 측면에서 홈씨어터가 사운드바에 비해 확실히 낫다. 하지만 사운드 바 역시 소리 자체의 질감과 섬세함만 따지자면 만족스럽다. 특히 '프로메테우스'의 유적 내부 수색 장면에서 울리는 잔잔한 효과음은 사운드바 쪽이 좀 더 잘 들렸던 것 같다.
영화 감상 테스트의 결과는 전반적으로 홈씨어터와 사운드바 모두 TV 스피커에 비하면 확실히 좋은 소리를 낸다는 것에 이견이 없었지만 사운드바 보다는 홈씨어터 쪽의 만족도가 높다는 의견이 강했다. 가상 서라운드 기술이 크게 발전했고 사운드바의 ‘시네마(CINEMA)’ 모드와 같은 음향 효과를 적용하면 어느 정도 보완은 가능하지만, 역시 실제 서라운드를 완전히 재현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테스트 2: TV 방송 시청 – 사운드바 쪽의 근소한 우세. 국내 방송환경에 대한 아쉬움 느껴져
AV매니아가 아닌 일반인 입장에서 가장 많이 이용할 콘텐츠는 역시 TV 방송 시청이다. 특히 올해에는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다수 기다리고 있어 기대가 된다. 6월 10일에 열린 한국 축구 국가대표와 가나와의 평가전을 시청하며 각자의 느낌을 비교했다. 홈씨어터의 경우 '돌비프로로직2' 모드, 사운드바의 경우는 LG 사운드바 특유의 '스포츠' 및 '시네마' 음향 모드를 이용했다.
①나진희: 원 음향이 서라운드가 아니라서 영화 감상에 비하면 다소 소리는 밋밋하다. 특히 홈씨어터는 TV스피커에 비해도 그다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상대적으로 음향 모드를 적용한 사운드바 쪽의 소리가 좀더 현장감이 있다.
②이상우: 일반적인 TV방송을 시청할 때는 홈씨어터 보다는 사운드바 쪽의 소리가 좀 더 좋게 들린다. 특히 홈씨어터는 중앙스피커 쪽의 소리만 지나치게 강조되고 나머지 채널의 존재감이 그다지 없는 것 같다.
③이문규: 기기 자체보다는 국내 방송사들이 음향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 더 아쉽다. 홈씨어터와 사운드바 모두 TV스피커에 비해 아주 약간만 나은 수준이고 특히 홈씨어터 쪽이 많이 실망스럽다. 이렇게 좋은 사운드기기들이 제 성능을 발휘할 정도의 좋은 음향을 방송사에서 전달해 주었으면 한다. 월드컵 본 경기는 좀 더 신경을 써 줄 것이라 기대해 본다.
TV 방송 시청시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블루레이 영화를 감상할 때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편이었다. 아무래도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에서 제대로 된 서라운드 음향을 전달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 홈씨어터의 경우, 원본 음향의 품질이 떨어지는 환경에선 대단히 불만족스런 음향을 들려줬으며, 음질 보정 기능이 충실한 사운드바 쪽이 좀더 나은 느낌이었다.
테스트 3: 게임 플레이 – 홈씨어터 쪽이 좀 더 낫지만 장르별 만족도 차이 심한 편
충실한 AV환경을 꾸며놓았다면 게임 역시 좀 더 나은 사운드로 즐기고자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특히 PS4 같은 최신 게임기들은 돌비디지털이나 DTS와 같은 서라운드 음향을 기본 지원한다. PS4를 이용해 '진삼국무쌍7', '피파14'와 같은 다양한 게임을 즐기며 사운드를 느껴봤다.
①나진희: 홈씨어터 폭이 좀 더 나은 소리를 들려주는 것 같은데, 기대했던 것만큼의 큰 차이는 아닌 것 같다. 좀더 여러 가지 게임을 즐겨본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본인으로선 그럴 기회가 그다지 많진 않을 듯.
②이상우: 장르별로 차이가 좀 차이가 심한 것 같다. FPS나 레이싱 게임을 할 때는 확실히 홈씨어터가 나은데, 그 외의 게임에선 사운드바와 홈씨어터가 비슷한 느낌이다. 그래도 둘 중 뭐로 게임을 하겠냐고 물어본다면 홈씨어터 쪽의 손을 들어주겠다.
③이문규: FPS 게임을 할 때는 확실히 실제 서라운드 스피커를 갖춘 홈씨어터 쪽이 좋다. 특히 뒤쪽에서 들리는 총성이나 적들의 발걸음 소리가 잘 느껴지는 것이 인상적이다. 다만, 세세한 효과음의 표현이나 폭발음 같은 전반적인 만족도는 사운드바도 높은 편이었다.
게임 역시 영화와 마찬가지로 입체음향의 덕을 많이 볼 수 있는 콘텐츠라 홈씨어터 쪽의 만족도가 확실히 높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FPS와 같은 일부 장르를 제외하면 의외로 사운드바를 이용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도 많았다.
테스트 4: 음악 감상 – 안정감 있는 소리 들려주는 사운드바의 우세
홈씨어터나 사운드바와 같이 디스플레이 기기(TV, 프로젝터 등)와 조합된 AV기기는 영상 콘텐츠와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 음향을 들려주는지를 신경쓰기 때문에 소리 자체의 해상력(섬세함)이나 고~저음역대의 구분 같은 요소는 상대적으로 덜 중시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정말 좋은 기기라면 이런 점 역시 놓칠 수 없다. 특히 음악을 감상할 때 이러한 요소가 전반적인 만족도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WAV나 FLAC와 같은 24bit/192kHz 무손실 음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어보며 느낌을 비교해 봤다.
참고로 테스트에 이용한 홈씨어터 시스템은 자체적으로 음원을 재생하는 기능이 없어 별도로 외부의 플레이어를 연결해야 했다. 반면, NB5540 사운드바는 USB 포트를 통해 무손실 음원을 자체 재생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블루투스 기능도 있어 상대적으로 편리했다.
①나진희: 입체감이 중시되는 영화나 게임과 다르게 음악을 들을 때는 홈씨어터 보다 사운드바의 소리가 더 나은 것 같다. 각 악기의 소리와 보컬의 구분이 좀 더 명확하고, 서브우퍼에서 들려주는 저음의 균형 역시 적절한 수준이다.
②이상우: 아무 음향 효과도 걸지 않은 상태에서 들으면 두 시스템간의 차이가 그다지 없다. 다만, 음향 효과를 걸었을 때 홈씨어터는 일부 영역만 너무 과장되는 것 같다. 전반적인 균형감 측면에서 사운드바 쪽이 좀 더 나은 느낌이다.
③이문규: 두 시스템에서 들려주는 소리의 성향이 확실히 다른데, 딱히 어느 한쪽이 더 좋다고는 말하기 힘들 것 같다. 일반 가요나 팝 음악을 들을 때는 사운드바가 더 나은데 클래식이나 재즈를 들을 때는 홈씨어터 쪽이 풍부한 음향을 들려주는 것 같다.
음악을 감상할 때는 서라운드에 특화된 홈씨어터 보다는 상대적으로 기존의 오디오에 가까운 형태인 사운드바 쪽이 나은 만족도를 보인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이번 테스트에 이용한 LG전자의 NB5540는 제조사 측에서 하이파이 음원 재생 능력을 강조하기도 한 모델이다.
홈씨어터 vs 사운드바를 체험한 그들의 선택
그렇다면 이번 테스트에 참여한 IT동아 편집부의 기자들은 최종적으로 어떤 시스템을 선택했을까?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①나진희: 홈씨어터 시스템 역시 매력적이긴 하지만, 설치 및 관리 편의성이나 사운드의 전반적인 성향으로 봤을 때 나로선 사운드바 쪽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특히 우리 집은 좁은 편이라 사운드바 말고는 다른 선택을 생각하기 힘들다. 소리의 섬세함 측면에서도 사운드바 쪽이 좀더 내 취향이다.
②이상우: 하드웨어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영화나 게임을 많이 즐기는 나로선 절대적으로 홈씨어터 쪽이 좋게 느껴진다. 특히 가상 서라운드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실제 서라운드의 현장감과 입체감을 따라오기 힘들다는 것을 이번 테스트에서 확인했다. 우리집도 만만치 않게 좁지만 그래도 난 홈씨어터를 선택하겠다.
③이문규: LG 사운드바를 쓰면서 가상 서라운드도 제법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아직은 실제 서라운드에 비하면 입체감 면에서 한 수 아래이긴 하다. 다만, 소리 자체의 섬세함은 상당한 수준이라 홈씨어터와 살짝 다른 의미의 '현장감'이 있다는 건 높이 평가할 만하다. 영화를 볼 때는 홈씨어터가 좋았지만 음악을 들을 때는 사운드바가 사고 싶었다. 그럼 어느 쪽이 더 좋냐고? 좀 비겁하게 들릴진 모르겠지만 난 '중립'을 선언하고 싶다.
사실 사운드바라는 물건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제대로 된 사운드 시스템으로 평가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루어진 홈씨어터와 사운드바의 비교테스트 결과, 사운드의 입체감과 현장감 면에선 여전히 실제 서라운드 스피커를 갖춘 홈씨어터가 우위에 있지만, 소리 자체의 품질 향상에 힘쓰고 여러 가지 부가기능으로 무장한 신형 사운드바 역시 홈씨어터가 가지지 못한 매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설치나 관리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의 성향에 맞는 오디오를 추구하는 전통적인 소비자라면 홈씨어터, 편의성과 부가 기능 및 모바일 기기와의 친화성과 같은 최근의 트랜드를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사운드바를 선택하는 것이 좀 더 나은 판단이 될 수 있다. 홈씨어터 시스템, 혹은 사운드바를 직접 체험해보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최근 관련 업체들이 자사 매장에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니 이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