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키'가 큰 블루투스 키보드, 픽스 'XBK-301'
최근 태블릿PC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더해 노트북처럼 활용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다. '태블릿PC+블루투스 키보드' 조합은 노트북보다 부피도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 편하고, 태블릿PC 단독일 때보다 문서 작업 등을 할 때도 효율적이기 때문.
픽스(FIX)가 출시한 'XBK-301'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활용도를 높여줄 수 있는 블루투스 레이저 키보드다. 널찍한 82개의 키가 키보드를 촘촘히 채운 디자인이 인상적인 제품. 키 하나하나의 크기를 넉넉히 유지하면서 전체적인 키보드의 크기는 동일한 키 크기의 경쟁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줄였다. 평소 휴대용 키보드의 키가 너무 작아 오타가 자주 났다면 이 제품을 눈여겨 볼만 하다.
애플스러운 디자인
색상은 흰색과 은색이 주를 이룬다. 앞면 키들의 흰색과 옆면 및 뒷면의 은색이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깔끔해 살짝 애플 제품스러운 느낌도 난다. 실제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등과 함께 쓰니 이질감 없이 세트처럼 어울렸다.
제품 크기는 310 x 112 x 7mm이고 무게는 265g이다. 두께가 7mm로 무척 얇은 편. 길이가 아이패드 에어보다 손가락 하나 정도 길다는 것을 참고하자. 꽤 작은 크기의 휴대용 키보드를 원하는 사용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제품이다.
오른쪽 옆면에 전원 스위치와 마이크로USB 포트가 있다. XBK-301은 리튬 배터리를 내장했다. 따로 건전지를 구매할 필요 없이 마이크로USB 포트를 이용해 제품을 충전하면 된다. 만약 AAA 건전지를 쓰는 키보드였다면 그만큼 제품 무게도 늘고 건전지를 주기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으리라. 픽스에 따르면 XBK-301은 완전 충전 시 최대 170시간 정도 쓸 수 있다. 참고로 마이크로USB 케이블만 제공되므로 별도의 충전기가 필요하다.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있을 때는 알아서 대기 모드로 바뀌어 배터리를 절약하는 '자동 절전 모드'도 적용됐다. 제품을 다시 쓰려면 아무 키나 몇 번 누르면 된다.
iOS, 안드로이드, 윈도 등과 호환
XBK-301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뿐 아니라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 등의 운영체제와도 호환된다. 따라서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와 연결해 사용하기 좋다.
XBK-301은 블루투스3.0을 지원한다. 페어링 과정은 간단하다. 제품 오른쪽 옆면의 전원 스위치를 'ON'에 맞춘 후 키보드의 파란 'FN'과 'Connect' 키를 함께 누른다. 그러면 제품 오른쪽 위의 램프 중 두 번째 램프가 깜빡이며 페어링 준비 상태를 알린다. 이때 태블릿PC,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블루투스 설정 목록에서 XBK-301을 찾아 연결하면 된다. 직접 써보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아이패드, 윈도 태블릿PC 등과 아주 간단히 연결됐다.
제품 오른쪽 위의 램프 3개를 짚고 넘어가자. 순서대로 'CAPS LOCK(대소문자) 표시등', '동작 표시등(페어링 여부)', '충전 중 표시등'이다. 각 기능이 작동할 때나 제품의 상태를 파란 불빛으로 알려준다.
키 면적이 넓어 오타율 낮아
키 하나의 넓이는 10원짜리를 살짝 넘는 정도로 웬만한 일반 키보드보다 크다. 따라서 타자를 할 때 옆의 키를 잘못 누를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키의 가운데뿐 아니라 가장자리를 눌러도 잘 인식되도록 시저 타입 스위치가 적용됐다. 실제 키의 네 모서리 부분을 눌러 보았는데 글자가 잘 입력됐다.
XBK-301은 오른쪽 Shift 키가 길쭉하다. 해외 제품이나 휴대성에 치우친 제품 중에는 오른쪽 Shift키가 짧은 것이 종종 있다. 만약 기자처럼 된소리 자음을 칠 때 오른쪽 Shift 키를 주로 누른다면 그런 제품에 상당히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다행히 XBK-301의 오른쪽 Shift 키는 넉넉한 크기라 수월하게 타자를 할 수 있었다.
다만, 보통 성인 여자가 키보드를 사용할 때 백스페이스 키는 오른쪽 새끼 손가락이 닿기에 너무 멀었다. 전체적으로 키 크기가 크고 키 사이 간격이 촘촘하기 때문에 백스페이스 키를 누르려다 그 옆의 '\'가 대신 눌리곤 했다. 천천히 타자를 할 때는 상관 없지만, 빠르게 무언가를 받아 적어야 할 때는 조금 불편했다. 다만, 이는 제품을 오랜 기간 사용하면 적응될 문제로 보인다.
키를 누르면 약간 달그락달그락 가벼운 소리가 나며 키가 가볍게 통통 튀듯이 올라온다. 일반적인 휴대용 키보드의 키감과 비슷한 수준이다.
탈부착할 수 있는 키보드 받침대도 기본 구성품이다. 안에 자석이 들어 있어 '착'하고 뒷면에 달라붙는다. 아무래도 키보드에 경사가 있는 편이 타자를 할 때 손목의 피로도가 적다.
활용도를 높이는 기능키
기능키의 개수는 11개다. 키 위에 파란색으로 아이콘, 글씨 등을 적어놓은 것이 기능키다. 왼쪽 아래 'FN' 키를 누른 후 해당 기능키를 누르면 관련 기능이 실행된다. '홈버튼', '잠금', '메일', '가상키보드' 등 스마트폰, 태블릿PC 특화 기능이 들어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외에 '이전화면', '키보드', '검색', '이전 곡', '재생/일시정지', '다음 곡', '음량 감소', '음량 증가', '음소거' 등의 기능키가 있다.
참고로 운영체제마다 호환되는 기능키가 다르다. 아무래도 iOS가 윈도나 안드로이드보다 호환되는 기능이 적다. 직접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윈도 태블릿PC를 연결해 써봤다.
아이패드는 XBK-301의 'ESC'를 눌러 이전 화면으로 가는 기능과 '메일' 기능을 쓸 수 없었다. 애플 자체의 시스템 때문에 한영 전환도 'COMMAND + 스페이스바'로 해야 한다. 한글과 영어를 빠르게 전환하며 써야 할 때는 아무래도 귀찮았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키보드가 아닌 애플 제품으로 인한 불편함이다.
LG G프로2와 키보드를 연결해봤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 기능키를 모두 제대로 활용할 수 있었다. '한/영' 키를 눌러 한글과 영어 전환도 가능했다. 물론 이는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적용되는 기능은 아니다. 만약 '한/영' 키로 입력 언어를 바꿀 수 없다면 'Shift+스페이스바'를 눌러 전환하자.
윈도8 기반 태블릿PC HP 엘리트패드900과 XBK-301을 연결하니 태블릿PC가 영락 없는 노트북으로 변신했다. 다양한 운영체제 기반 모바일 기기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 기능키는 물론 F1~F12, 윈도 키 등 대부분의 키가 제구실을 했다.
키보드 단축키 및 연결 기기별 한영 전환 방법이 키보드 뒤에 붙어있다. 여러 기기와 연결할 때마다 이를 들여다보고 활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XBK-301은 가볍게 쓰기 적당한 제품이다. 디자인, 기능, 연결성 등이 만족스러웠다. 다만, 특정 부분에서 키들의 높낮이가 살짝 균일하지 못하는 등 내구성에서 조금 아쉬운 점도 있었다. 기자는 제품을 쓰면서 딱히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부분에 큰 가치를 두는 사용자라면 신경 쓰일 만하다.
XBK-301의 정가는 4만 5,000원이며 4만 원 초중반대에 최저가가 형성되어 있다.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픽스 홈페이지(http://www.fix.co.kr/product/fix_xbk301/)를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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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