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2014] 엘 카피탄과 헬스북, 미리보는 WWDC 2014
운영체제, 모바일 운영체제 등 모든 SW(소프트웨어) 기술을 망라하는 애플의 개발자 행사 WWDC 2014(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2014)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WWDC 2014는 우리에게 친숙한 아이폰, 아이패드 등 HW(하드웨어)가 등장하는 행사가 아니다. 그것보단 OS X(애플의 컴퓨터 운영체제, 맥)과 iOS(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아이폰 및 아이패드) 그리고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는 행사다.
올해 WWDC 2014에는 어떤 신기술이 등장할까. 외신을 통해 들려온 소문 몇 가지를 정리했다.
1. OS X 10.10 엘 카피탄? 심플한 UI는 운영체제 통합의 전조
등장이 가장 유력한 서비스는 최신 맥 운영체제 OS X 10.10 '엘 카피탄(El Capitan, 가칭)'이다. 애플은 WWDC 2014가 열리는 행사장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 OS X 배너를 설치하고,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있는 엘 카피탄을 배경으로 사용했다. 엘 카피탄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단일 암석이다. 아무 이유 없이 배경으로 선정하진 않았을 테고, 외신 역시 다음 세대 OS X의 이름은 요세미티 또는 엘 카피탄이 유력하다고 예측했다.
엘 카피탄과 전작 매버릭스의 차이점은 뭘까. UI 변경이 유력하다. 애플 조나단 아이브 부사장이 디자인한 iOS7과 달리 OS X은 2012년 애플을 떠난 스콧 포스탈 전 부사장이 디자인한 운영체제다. 미니멀리즘(극도로 간결한 디자인)이 아닌 스큐모피즘(사물의 특징을 반영한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OS X에 아이브 부사장이 디자인한 미니멀리즘 UI가 채택될 전망이다.
전작 매버릭스는 애플 맵스와 아이북스 앱을 추가해 iOS에 존재하는 앱과 서비스를 OS X에서도 모두 사용할 수 있게하는데 중점을 뒀다. 엘 카피탄은 앱의 종류에 이어 UI도 통합해 사용자가 느끼는 이질감을 없애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측된다. 이제 OS X에서 진행하던 작업(문서 편집, 이메일 읽기, 연락처 관리, 지도 찾기 등)을 iOS으로 이어받아도 이질감 없이 수행할 수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두 운영체제의 통합을 보조하기 위해 애플의 서비스 '아이클라우드'도 한층 고도화될 전망이다.
2. iOS8, 당신의 건강을 생각하는 운영체제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 iOS8도 함께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iOS8은 엘 카피탄처럼 사용자가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외형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새로운 기능이 운영체제에 통합된다. 헬스북(Health book)이다.
헬스북은 사용자의 건강을 통합 관리하는 앱이다. 운동량을 분석해 칼로리 소모량 등 단순 데이터만 보여줬던 기존 건강관리 앱을 넘어선 기능을 제공한다. 혈액검사, 심장박동수, 수분공급량, 혈압, 운동량, 영양상태, 혈당상태, 수면량, 산소포화도, 호흡량, 체중 등 사용자의 신체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해 사용자의 현재 몸상태와 향후 신체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분석해준다.
물론 건강 관리 앱의 기본인 피트니스(운동) 관리 기능도 제공한다.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해 소비한 칼로리를 분석한 후 얼마나 더 운동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헬스북은 아이폰5S에 추가된 M7 보조 프로세서를 적극 활용한다. M7 보조 프로세서는 가속계, 자이로센서, 나침반 등 움직임에 관한 데이터(스포츠 트래킹)만 별도로 처리하는 부품이다. M7 보조 프로세서가 수집한 정보는 헬스앱을 통해 가공돼 사용자의 운동량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
헬스북은 앱이면서 동시에 서비스이기도 하다. 애플의 다른 서비스처럼 API가 공개될 예정. 때문에 타사의 앱이나 주변기기와 연동된다. 헬스북과 연동되는 다양하고 참신한 액세서리가 하반기에 시장에 쏟아질 전망이다. 애플은 헬스북 개발을 위해 나이키와 손잡은 바 있다.
이외에도 iOS8은 아이패드를 위한 신형 멀티태스킹 기능,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 결제 솔루션 등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애플과 비츠의 만남
애플의 비츠 인수에 관한 자세한 내막도 WWDC 2014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애플은 음악 스트리밍 및 헤드폰 제작 업체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30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에 매입하기로 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창사 이래 최대의 인수 계약이다. 애플은 회사 인수보다는 내부에서 서비스를 키워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는 보수적인 전략을 펼쳤기에, 상당히 이례적인 사건으로 평가 받고 있다. 비츠는 '비츠바이닥터드레' 헤드폰을 통해 업계의 거물로 성장한 회사다. 비츠 인수를 통해 애플 제품의 사운드 기술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전망이며, 이에 관한 자세한 계획은 WWDC 2014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4. 새로운 맥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처럼 단독으로 공개 행사를 열만큼 맥의 인기가 크지 않아서 일까. WWDC 2014는 SW와 서비스를 논하는 자리이지만, 새로운 맥 HW가 공개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새로운 맥은 소문만 무성하다. 애플TV만큼 더 작고 얇아진 신형 맥 미니 또는 12인치 크기의 맥북 등이 거론되고 있다.
U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이 초고해상도를 활용하기 위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신형 아이맥이 등장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애플은 이미 매버릭스 최신 업데이트에 UHD 해상도 대응을 추가했다. 이 업데이트를 받으면 UHD 모니터와 연결해도 글씨와 이미지를 크고 선명하게 볼 수 있다. 해당 업데이트는 UHD 해상도의 아이맥과 시네마 디스플레이가 등장할 것이라는 암시나 다름없다.
5. 아이비콘과 하나된 애플의 스마트홈
아이폰, 아이패드를 허브로 하는 애플의 스마트홈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란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애플의 스마트홈 플랫폼, 아직 이름조차 미공개된 이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예측'이다. 집안 내 사용자 움직임 동선을 파악해 사용자가 행동을 하기도 전에 알아서 관련 기능이 실행된다. 아침에 아이폰의 알람 소리에 눈을 뜨면 자동으로 TV가 켜지고 뉴스가 흘러나오며, 목욕물을 데우기 시작한다. 사용자가 아이폰을 들고 집에서 멀어지면 모든 기능은 자동 종료되고 대기 상태로 돌아간다. 사용자가 집 근처에 도착하면 현관의 불이 켜지고, 각종 가전기기가 다시 움직이면서 주인을 맞이할 준비를 끝낸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애플의 무선 기술 '아이비콘(iBeacon)'이다. 아이비콘은 30cm 이내의 거리에서 단말기를 접촉(Tag)함으로써 결제 데이터를 주고받는 NFC와 달리 50M 이내의 공간 속에 특정 기기가 들어오면 해당 단말기(아이폰)의 정보를 잡아내는(Catch) 기술이다. 아이비콘은 저전력 블루투스 4.0 LE로 데이터를 주고받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적으며 단말기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애플, 페이팔 등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광고, 위치 및 행사 정보 등을 유용하게 전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애플은 이 아이비콘을 활용해 아이폰, 아이패드를 중심으로하는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구현 원리 및 방법, 참여사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WWDC 2014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스마트카 솔루션 '카플레이(Car play)'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도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카플레이는 아이폰과 자동차를 연결해 운전에 도움이 되는 각종 정보를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차량관제 시스템이다.
6. 그래서 아이워치와 아이폰6는 나옵니까?
아이워치(iWatch), 애플이 개발한다는 이 스마트 시계는 관련된 소문만 무성하다. 실물의 형태, 용도 등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만약 등장한다면 WWDC 2014 최대의 핫이슈가 되겠지만, 용도조차 불명인 이 제품이 깜짝 등장할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신형 아이폰(아이폰6, 가칭)이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의 뒷주머니에서 깜짝 등장할 가능성이 더 높다. 4인치에서 벗어나 4.7인치 또는 5.5인치 등으로 더 커지고, 더 선명해진 아이폰6라면 WWDC 2014에 관심을 보내고 있는 사용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리라 본다.
WWDC 2014는 3일 새벽 1시 30분(한국시간)부터 시작되며, 생중계는 WWDC 홈페이지(http://www.apple.com/apple- events/june-2014/)에서 감상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