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완벽한 2채널 블루투스 스피커? BPA-3004KR
일반적으로 스피커보다는 헤드폰이 2채널 스테레오 사운드(입체 음향)를 구현하기 쉽다. 헤드폰은 좌우가 완벽히 구분된 상태라서, 각 채널의 소리를 양쪽 귀에 나눠서 전달하기 때문이다. 만약 스피커로 2채널을 완전히 구분해 들으려면 독립된 스피커 2개를 듣는 사람 좌우에 배치해야 한다.
휴대성이 중요한 블루투스 스피커는 2채널을 구현하기가 더 어렵다. 완벽한 2채널을 만들려면 두 개의 스피커가 필요하며, 두 스피커를 연결하는 별도 케이블도 필요하다. 즉 휴대성과 상충된다는 의미다. 스피커 하나에 드라이버 유닛 두 개를 탑재해 2채널을 구현하는 제품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제품은 상대적으로 부피가 크며 스피커 간격이 좁아 좌우 소리구분도 약하다. 그래서 일반적인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는 모노 채널인 제품이 많다.
과연 블루투스 스피커로는 휴대성과 완벽한 2채널 분리,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하는 제품은 없을까? 필자가 지금부터 소개할 제품이 이 두 가지를 모두 채워줄 제품이다. 바로 '블라우풍트 BPA-3004KR'이다. 이 제품은 2개의 스피커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2채널 스피커다. 별도 케이블을 휴대할 필요가 없으며, 위치도 자유롭게 놓을 수 있어 좀 더 명확히 구분된 소리를 들려준다.
무선으로 연결되는 두 스피커… 명확한 2채널 구분이 장점
우선 외형을 보면, 스피커마다 각각의 버튼이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헬로'라는 소리와 함께 전원이 켜진다. 어떤 것을 먼저 켜든지, 두 스피커 모두 전원이 켜지면 짧은 비프음이 나면서 무선으로 연결된다. 스마트폰 등의 기기는 왼쪽 스피커에만 연결하면 된다.
정말 2채널을 제대로 구분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하나의 음악에서 왼쪽 소리와 오른쪽 소리를 나눠서 추출한 뒤 재생했다. 왼쪽을 추출한 음악은 왼쪽 스피커에서만, 오른쪽을 추출한 음악은 오른쪽 스피커에서만 소리가 났다. 일단 좌우 소리는 확실히 구분하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실제 음악을 들을 때도 좌우 소리를 제대로 구분해 들려줄까? 그래서 체리필터의 'KAMA MARA'를 재생해봤다. 이 음악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도입부에서 드럼 소리가 좌우에서 고르게 나면서 전자기타 소리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는데, 일반 블루투스 스피커는 이 느낌을 잘 살리지 못한다.
음악을 재생해보니 헤드폰으로 들을 때처럼 소리의 이동을 잘 살렸다. 스피커의 위치를 자유롭게 놓을 수 있기 때문에, 좌우를 더 확실히 구분하는 느낌이다(확실한 좌우 구분을 위해서는 최소 50cm 정도의 간격이 필요하다). 게다가 케이블이 없기 때문에 다른 물체를 신경 쓰지 않고 놓을 수 있다.
BPA-3004KR은 공간감이 특히 중요한 관현악을 들을 때 유리하다. 오른쪽 스피커에서는 첼로 소리, 왼쪽에 바이올린 소리, 좌우 스피커에 전체적으로 들리는 관악기 소리 등을 입체적으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헤드폰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것과 비교하면, 출력이 높기 때문에 더 큰소리로 들을 수 있다. 야영장이라면 스마트폰을 연결해 가족과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혼자서 영화를 감상하거나 게임을 할 때는 노트북 등과 연결해 내장 스피커보다 질좋은 소리로 들을 수 있다.
깔끔한 고음에 만족, 저음은 다소 약해...
음질은 어떨까? 전반적인 느낌은 '깔끔'하다. 보통 소형 스피커는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소리를 듣는듯한 소리를 내는데, 그만큼 소리의 선명함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 제품은 제품 표면에서 소리가 들리는 듯하며, 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 특히 고음을 처리하는 성능이 좋다. 음량을 키워도 찢어지는 소리나 쇳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와 달리 저음은 조금 부족했다. 전반적으로 소리의 울림이 적어서, 깊고 풍부한 맛이 떨어진다. 이런 음색 때문에 보컬 위주의 음악을 들을 때 적절해 보인다.
외부 조작버튼으로 편의성 높아
제품 외부에는 전원버튼 외에도 4개의 조작버튼이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곡 탐색 및 음량조절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버튼은 iOS, 안드로이드와 모두 호환된다. 참고로 윈도8에서도 이 버튼을 사용할 수 있다. 이때는 윈도 스토어에서 내려받은 앱, 다시 말해 모던UI용 소프트웨어에서만 작동하며,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 등 데스크톱 모드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참고로 버튼을 누를 때마다 비프음이 나는데, 이 소리가 지나치게 커서 조금 거슬렸다. 음악을 조용히 듣다가 곡을 넘길 때 큰 비프음이 들리면 '분위기'를 깰 수도 있겠다.
좌측 스피커에는 마이크를 갖췄다. 스마트폰에서는 이를 핸즈프리로 사용할 수 있으며, 노트북 등에서는 화상채팅 용으로 쓸 수 있다. 제품 전면에는 자석이 내장돼 있어, 두 스피커를 맞붙일 수 있다. 둘을 합치면 성인 남성 주먹보다 조금 크며, 무게는 210g이다. 휴대용 케이스를 기본 제공하기 때문에, 가방에 넣어 다닐 수 있다.
충전단자는 마이크로USB다. 스피커가 2개니 충전도 따로 해야 한다. 다행히 전용 충전케이블은 Y자형으로, 스피커 두 개 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개발사가 밝힌 배터리 최대 지속시간은 9시간다. 실제로 적당한 음량으로 한나절 정도 음악을 재생해보니 8시간 정도는 거뜬히 사용할 수 있었다.
비교적 높은 가격과 낮은 브랜드 인지도가 아쉬운 제품
제품 가격은 2014년 5월 말 인터넷 최저가 기준 19만 9,300원이다. 블루투스 스피커로는 다소 비싼 가격이다. 무엇보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라, 선뜻 구매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 블라우풍트는 70여 년 전통의 독일 음향기기 제조업체로, 벤츠나 아우디 등 고급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도 만든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 브랜드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성능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런 제품이다. 특히 블루투스 스피커로는 드물게 2채널을 완벽하게 구현하며, 휴대성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비교적 높은 가격과 낮은 국내 인지도가 아쉬운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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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