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계의 챔피언, 인텔 코어 i7 980X 익스트림 체험기 3일차

김영우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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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CPU 코어 i7 980X, 게임 성능도 최강일까?

기사 1부와 2부에서 인텔 코어 i7 980X이 높은 연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일반인으로서 고성능 PC의 성능을 가장 실감할 수 있는 작업이라면 역시 게임이다. 몇 가지 게임을 구동하며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 성능을 가늠해 보았다. 테스트 중의 화면 해상도는 1,680x1,050였으며, 모든 그래픽 옵션은 ‘수직동기화(프레임 고정 기능)’를 제외하고 모두 ‘최상’으로 맞췄다.

게임성능 측정 1: 스트리트파이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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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구동해 본 게임은 대전격투게임인 스트리트파이터4다. 이 게임은 PC의 성능을 측정해주는 벤치마크 모드를 제공하는데, 이 모드에서는 일정한 패턴으로 게임을 직접 구동시키며 이에 따른 평균 프레임을 기록하므로 상당히 객관적인 성능 체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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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결과, 코어 i7 980X 시스템이 가장 우수하긴 했지만, 비교 시스템들의 차이는 거의 오차 범위 수준이었다. 각 CPU 간의 사양 차이를 생각해 본다면 이런 결과는 다소 의외일 수 있다. 이에 대한 분석은 잠시 미루고 계속 테스트를 진행해 본다.

게임성능 측정 2: 크라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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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시스는 2008년에 나온 FPS 게임이다. 하지만 아직도 PC요구 사양면에선 최상급이라서 고급 PC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데 단골로 쓰인다. 크라이시스 역시 스트리트파이터4와 마찬가지로 벤치마크 메뉴를 제공하니 이를 이용해 성능을 측정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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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역시 순위는 변동이 없었지만, 코어 i7 980X이 다른 시스템들을 압도했다고 보기엔 다수 무리가 있는 수치다. 이런 결과가 나온 가장 큰 이유라면 아무래도 3가지 시스템이 각각 CPU는 달랐지만 그래픽카드는 동일한 지포스 GTX260을 사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게임들, 특히 오프라인에서 즐기는 패키지 게임들의 경우, 화면을 현실감 있게 꾸미기 위해 화려한 특수 그래픽 효과를 많이 집어넣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CPU보다는 상대적으로 그래픽카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CPU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 게임이 요구하는 최소 사양 이하의 CPU를 장착했을 경우라면 아무리 좋은 그래픽카드를 쓰더라도 만족할 만한 성능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아무튼, 패키지 게임을 많이 하는 사용자라면 코어 i7 980X의 효용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듯한데…? 그렇다면 패키지 게임이 아닌 온라인 게임이라면 어떨까?

게임성능 측정 3: 마비노기 영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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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영웅전은 온라인으로 다수의 게이머가 접속해 함께 즐기는 온라인 RPG로, 요즘 제법 인기를 끄는 게임이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동시 접속자의 수에 따라 프레임 차이가 제법 심한 편이니 이를 나누어 측정하는 것이 좋다. 마비노기 영웅전을 실행시켜, 접속자 수가 적은 ‘북쪽 폐허’와 접속자 수가 많은 ‘콜헨 마을’에서 각각 20여 분 정도 플레이 한 후 평균 프레임 수치를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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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결과는 위와 같다. 필드(북쪽 폐허)에서는 3가지 시스템의 프레임 수치가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마을(콜헨 마을)에서는 제법 차이가 났다. 접속자 수가 적을 때는 CPU의 역할이 크지 않기 때문에 패키지 게임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성능차이가 크지 않지만, 접속자 수가 많아지면 CPU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은 각 접속 캐릭터들의 외모나 능력, 움직임 등이 시시각각 변화한다. 이러한 유동적인 데이터들을 실시간으로 빠르게 연산하는 것이 CPU의 몫이므로 온라인 게임에선 상대적으로 CPU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라면 그래픽카드뿐만 아니라 CPU에도 신경을 써서 균형 잡힌 PC를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

게임 3가지 + 동영상 인코딩 동시작업 테스트

CPU에 내장된 코어와 쓰레드의 수가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동시에 여러 가지 작업을 할 때 여유가 생긴다는 뜻이다. 코어 i7 980X는 총 6개의 코어와 12개의 쓰레드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하나의 프로그램만을 구동할 때보다는 복수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시킬 때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게임 3가지를 동시에 플레이하며 동영상 인코딩 작업까지 같이한다면 어떨까? 물론 이렇게 PC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흔치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코어 i7 980X 같은 최고급 CPU라면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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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위에서 테스트한 3가지의 게임, 즉 스트리트파이터4, 크라이시스, 마비노기 영웅전(마을)을 동시에 구동하며 700MB의 45분 짜리 Xvid 파일을 300M의 아이팟용 H.264 파일로 변환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그리고 각 게임들의 평균 프레임과 동영상 변환에 걸리는 시간, 그리고 평균적인 CPU 점유율을 측정했다. 이번에도 모든 게임의 그래픽 옵션은 최상으로 맞췄지만, 테스트의 편의를 위해 각 게임의 해상도를 최저로 낮추고 창 모드로 구동했다. 과연 결과는 어떠했을까?

결과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3가지 시스템 모두 단일 작업을 할 때에 비해서 성능이 약간씩 저하되긴 했지만 코어 i7 980X이 가장 성능 저하가 적었고, 총 CPU 점유율도 50% 근처로 유지되었다. 이 정도 동시 작업을 해도 CPU 성능의 절반 정도는 여유가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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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i7 920 시스템은 70% 정도의 CPU 점유율로 선전했고, 코어2 쿼드 Q6600은 100%를 넘나드는 CPU 점유율을 기록해 자체 연산 능력의 한계치에 달했다. 다만, 테스트에 사용한 3가지 시스템 모두 3GB의 DDR3 메모리를 꽂았는데, 동시 작업 테스트를 하자 메모리 점유율은 모두 100%를 기록했다. CPU의 성능이 여유가 있더라도 메모리의 여유가 없어 추가 작업을 더 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는 소리다. 코어 i7 980X의 성능을 100% 이끌어내려면 CPU 이외의 부품들도 그에 걸맞은 수준으로 맞출 필요가 있을 듯하다.

상위 1%를 위한 고성능 CPU, 인텔 코어 i7 980X

지금까지 인텔 코어 i7 980X 익스트림에디션의 면모를 살펴보았다. 이 제품은 ‘익스트림’이라는 제품명과 어울리게 더할 나위 없는 고성능을 갖췄다. 다만, 전문가나 일부 매니아층 이외에는 그 성능을 완전히 이끌어내기가 어려운 편이고, 가격 역시 비싸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기엔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제품은 분명히 높은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비슷한 모양의 가방이나 신발은 많아도 그 중에 소수 제품만이 ‘명품’의 이름을 얻어 고가에 팔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명품을 알아보는 사람은 소수이다. 코어 i7 980X은 이러한 ‘상위 1%’를 위한 CPU로서 부족함이 없는 제품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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