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로 '안구정화'? 벤큐 EW2740L 아이케어 모니터 리뷰
모니터, TV,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은 우리가 하루 중 많이 '보는' 것들이다. 몇몇 직장인의 하루를 보면 아침에 일어나 TV로 뉴스를 보고,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오늘 할 일을 확인한다. 사무실에서는 업무를 위해 6시간 이상 모니터를 바라본다. 퇴근길에도 역시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집에 들어와 태블릿PC나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거나 간단한 웹 서핑을 한 뒤 잠자리에 든다. '디스플레이'가 생활 속에 들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현상이 가져온 문제가 하나 있다. 스마트폰이나 모니터 등의 화면을 장시간 사용하는 사람 중에는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고, 화면에서 발생하는 깜빡임(플리커 현상) 때문에 눈이 쉽게 피로해지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는 화면의 빛에 포함된 청색 파장(블루라이트)이 수면장애나 망막 손상을 일으킨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대인이 디스플레이 기기를 멀리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인지 최근 등장하는 기기들은 시력 보호 기능을 갖춘 제품이 많다. 화면을 집중해서 봐야 하는 사람을 위해 '리더 모드'같은 색상 조절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도 있고, 화면에 직접 붙이는 '시력 보호 필름' 등의 제품도 있다. 필자가 지금부터 소개할 제품 역시 시력 보호에 초점을 맞춘 제품, 벤큐 EW2740L 아이케어 모니터(이하 EW2740L)다.
'플리커 프리'와 '로우 블루라이트'
이 제품의 특징은 이름처럼 '아이케어(Eye care)' 기능이다. 벤큐가 말하는 아이케어 기능의 핵심은 '플리커 프리(Flicker free)'와 '로우 블루라이트(Low Blue Light)' 기능이다.
대부분의 LCD 모니터는 패널 뒤에 있는 백라이트로 화면 밝기를 조절하는데, 이 빛은 우리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점멸한다. 우리는 깜빡인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지만, 눈은 그 영향을 계속 받는다. 깜빡이는 것을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움직이는 빠르게 물체를 바라볼 때처럼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 화면 주사율(1초 동안 화면이 표시되는 빈도)이 낮은 모니터를 사용하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민감한 상황은 이런 플리커 현상 때문에 두통이나 시야 흐림 등을 느끼기도 한다.
벤큐 관계자는 EW2740L는 이런 플리커 현상을 '완전히' 제거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플리커 현상은 셔터속도를 빠르게 맞춘 카메라나 캠코더에 나타난다. 이러한 기기는 인간의 눈으로 보기 어려운 것까지 담기 때문이다. 실제로 셔터속도를 빠르게 맞춘 DLSR 카메라로 EW2740L의 화면을 찍어봐도 화면이 떨리거나 깜빡이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플리커 현상이 나타나는 모니터의 경우 백라이트의 깜빡임 때문에 화면이 어두워졌다가 밝아졌다 반복한다.
로우 블루라이트는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 파장의 빛을 줄여주는 기능이다. 이론상 파장이 짧은 청색 빛은 자외선과 가깝기 때문에 에너지가 높다. 이런 이유에서 수면장애나 망막 손상을 일으킨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EW2740L은 멀티미디어 감상, 웹 서핑, 사무용, 독서용 등 4가지의 모드를 제공해 사용자의 상황에 맞게 블루라이트를 줄일 수 있다. 블루라이트를 줄일수록 화면은 자홍색을 띈다.
화면 색상 조절 기능은 로우 블루라이트 외에도 영화, 절전, sRGB, 사진, 게임, 사용자 지정 등 다양한 형태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각 환경에 맞는 최적의 색상 설정을 선택할 수 있다.
'해상도 향상'과 '스마트 포커스' 기능
다양한 편의기능도 갖췄다. '해상도 향상(Super Resolution)' 기능은 화질이 낮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볼 때 유용한 기능이다. 이 기능을 켜면 해상도가 낮은 웹 동영상이나 오래된 동영상 등을 최대화면으로 볼 때 조금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윤곽선이 굵어지면서 배경과 피사체의 경계를 잘 볼 수 있다. 하지만 선명한 동영상에서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오히려 화질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참고로 해상도 향상 설정 항목에서는 미리보기(Demo) 기능을 지원한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화면 반쪽은 효과 적용, 나머지 반쪽은 미적용 상태로 나오니 눈으로 직접 효과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마트포커스(Smart Focus)' 기능은 화면에서 특정 부분의 밝기만 유지하고 나머지 부분은 모두 어둡게 만드는 기능이다. 유튜브 등에서 동영상을 감상할 때 이를 활성화하면 화면에서 동영상이 나오는 부분에만 집중할 수 있다. 물론 이 기능을 활성화 했을 때 마우스를 움직여 다른 동영상을 선택하는 등의 동작도 할 수 있다. 단순히 화면만 어두워진다. 다만 원하는 부분을 조정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린다. 수평/수직 위치, 크기 등을 한 인터페이스에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간소하지만 유용한 후면단자
후면 단자는 간소하지만, 필요한 것은 다 갖췄다. HDMI 단자 2개, D-SUB 1개, 음성 출력 단자, 라인 입력 단자 등이 있다. PC와 모니터를 연결해도 단자가 남으니 여기에 셋톱박스를 연결해 TV로 활용하거나 플레이스테이션 등의 콘솔을 연결해 게임을 즐기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후면에는 스테레오 스피커도 있다(2W x 2). 만약 모니터와 PC를 HDMI로 연결했다면 별도의 스피커 없이도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음성출력을 지원하지 않는 D-SUB로 연결했다면 라인 입력 단자를 사용해 PC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HDMI단자 중 하나는 MHL(스마트폰용 HDMI)를 지원한다. MHL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스마트폰에 있는 영화, 게임 등의 콘텐츠를 더 큰 화면에서 즐길 수 있다. 특히나 이 제품은 스탠드 부분에 스마트폰 거치대를 내장했으며, MHL 케이블도 기본으로 제공하는 점이 눈에 띈다.
액자 속의 그림을 보는 느낌
제품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베젤(화면 테두리)이 화면보다 높게 나와 있어, 액자에 들어있는 그림을 보는 느낌이다. 액정화면에 부착한 강화유리(혹은 플라스틱)도 아주 얇다. 전면에서 받는 충격에는 약하지만, 그만큼 화면이 밝고 색상도 정확하다. 사실 모니터는 휴대할 일이 거의 없고,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제품도 때문에 이런 식으로 밝기나 색상을 살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능 테스트
마지막으로 전체적인 성능을 살펴보자. 이를 위해 모니터 무결점 테스트 사이트(http://www.monitor.co.kr/)를 방문했다. 우선 명암비 테스트다. 명암비란 가장 어두운 곳과 가장 밝은 곳의 차이를 얼마나 잘 표현하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다. 이 값이 낮으면 미묘한 밝기차이를 표현할 수 없다. EW2740L은 고정명암비 3,000:1로 높은 편이다. 테스트 사이트에서 확인해보니 1%의 미묘한 밝기 차이도 잘 표현했다.
응답속도는 4ms(4/1000초)로 일반적인 LCD 모니터와 비교해 빠른 편에 속한다. 만약 응답속도가 느린 모니터라면 화면에 나타난 물체가 빠르게 움직일 때 물체가 지나간 자리에 잔상이 남는다.
해상도는 플HD(1,920x1,080)며 화면 크기는 가로 597.6mm, 세로 336mm다. 베젤은 10mm로 좁아 다중 모니터를 구성하기에 적절하다. 시야각이 상대적으로 넓은 VA패널을 채용했다.
이 제품의 특징을 짧게 요약하자면 '시력 보호기능을 갖춘 준 전문가용 모니터'라고 말할 수 있다. 색감이나 명암비 등이 좋아 사진, 그래픽 전문가의 작업용 모니터나 게임 애호가가 게임을 즐길 때 사용하기 적절하다. 특히 이런 사람은 장시간 모니터를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시력보호 기능도 중요하다. 제품 가격은 2014년 3월 초 기준 37만 4,98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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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