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다, 가볍다, 그런데 강력하다, 후지필름 XQ1 리뷰

이상우 lswoo@itdonga.com

후지필름이 얼마 전 조그마한 콤팩트 카메라 하나를 출시했다. 생김새는 10~20만 원 정도의 똑딱이 카메라다. 제품 이름은 XQ1. 후지필름 카메라 중 X시리즈 콤팩트 카메라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이 작고 허름(?)해 보이는 카메라는 어떤 기능과 성능을 담았길래 X시리즈 이름을 붙였을까? 지금부터 살펴보자.

후지필름 XQ1
후지필름 XQ1

작고 가벼운 크기와 무게, 하지만 성능은 '반전'

우선 외형을 먼저 보면, 앞서 말한 것처럼 일반적인 콤팩트 카메라다. 무게는 200g으로 6인치 정도의 스마트폰만큼 가볍고(갤럭시노트3 약 200g), 크기는 어른 손바닥 절반 정도다. 바지 주머니나 가방 앞주머니에 넣어 다녀도 부담 없는 무게와 크기다.

후지필름 XQ1
후지필름 XQ1

하지만 외형과 비교해 성능은 제법 만족스럽다. 우선 렌즈 화각은 최대광각 25mm, 최대망원 100mm(광학 4배 줌, 35mm 환산)를 지원한다. 여기에 디지털 4배 줌 기능을 추가로 갖춰 최대 16배까지 확대할 수 있다. 초점거리로 환산하면 약 400mm에 해당하는 수치다. 참고로 디지털 줌을 적용하면 화질이 떨어지니, 정말 급한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광학 줌은 렌즈를 사용해 확대한 것이기 때문에 확대해도 이미지 손실이 거의 없지만, 디지털 줌은 렌즈로 얻은 이미지의 크기를 단순히 키운 것이라 사진 선명도가 그만큼 떨어진다.

후지필름 XQ1
후지필름 XQ1

최대 광각에서 접사촬영은 3cm 거리에서 할 수 있다. 렌즈는 화각에 따라 초점을 잡기 위한 최소 거리가 다른데, 접사용 렌즈는 같은 화각에서도 이 거리가 더 짧다. XQ1은 별다른 접사 장비 없이도 3cm까지 다가가 촬영할 수 있다. 다만 최대 망원에서 초점 최소 거리는 50cm로, 오히려 광각에서 접사하는 것보다 못한 결과물이 나온다.

후지필름 XQ1의 3cm 접사
후지필름 XQ1의 3cm 접사

최대 광각에서 조리개는 F1.8까지 개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어두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아웃 포커싱(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는 기법) 효과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사실 콤팩트 카메라처럼 이미지 센서가 작은 카메라는 아웃포커싱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XQ1은 상대적으로 큰 이미지 센서(2/3인치)서와 F1.8 조리개를 탑재했다. 최대 망원에서는 F4.9까지 개방할 수 있으며, 조리개는 F11까지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후지필름 XQ1로 촬영한 야경
후지필름 XQ1로 촬영한 야경

초당 12매 연사속도

필자가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연사속도다. 연사속도는 최대 초당 12매. 전문가용 최고급 DSLR 카메라 수준이다. 물론 이미지 센서가 작은 덕분도 있다. 이미지 센서가 크면 화상의 크기나 담은 정보가 커지고, 그만큼 처리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백만 원을 넘나드는 최고급 카메라의 연사속도를 작고 가벼운 콤팩트 카메라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후지필름 XQ1
후지필름 XQ1

XQ1은 초고속 연사, 고속 연사, 일반 연사, 저속 연사 등의 연사와 일반 촬영까지 총 5개의 셔터 릴리즈 모드를 지원한다. 초고속 연사로 지속 촬영하면 연속으로 12장까지만 촬영하고, 이후부터 연사속도가 떨어진다. 카메라의 이미지 처리속도가 이 이상 찍히는 사진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속 연사는 13매, 일반 연사는 20매 정도 이후부터 연사속도가 떨어진다. 저속 연사는 거의 무한대로 촬영할 수 있다. 연사로 촬영한 사진을 후면 액정 화면에서 보면, 셔터를 누른 순간부터 땐 순간까지의 장면을 '움짤' 형태로도 볼 수 있다.

2 다이얼로 조작성 좋아… 하지만 단순한 인터페이스는 아쉬워

조작성은 제법 괜찮은 편이다. 조작 다이얼이 하나인 것처럼 보이지만, 렌즈에 있는 링도 조작 다이얼이다. 조리개 우선식(A)에서는 조리개 다이얼, 셔터속도 우선식(S)에서는 셔터속도 조절용 다이얼로 쓸 수 있다. 완전 수동(M)에서는 후면 다이얼과 렌즈 조작 다이얼로 원하는 노출 설정을 빠르게 맞출 수 있다. XQ1은 수동 초점 모드도 지원하는데, 이때 렌즈 조작 다이얼은 초점 링이 된다. 이 다이얼을 돌릴 때는 '딸깍딸깍'하는 전자음이 들리는데, 이 덕에 수동 카메라 조리개 링을 돌리는 느낌도 어느 정도 난다.

후지필름 XQ1
후지필름 XQ1

조작성은 마음에 든 반면, 인터페이스는 조금 아쉬웠다. 외부에 노출된 버튼 숫자가 적어, 셔터 릴리즈 방식, 감도 조절, 측광방식 변경, 노출 보정, 화질 변경 등 대부분의 고급 기능은 메뉴버튼을 눌러 찾아야 한다. 콤팩트 카메라에서 DSLR 수준의 조작 인터페이스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지만, 카메라를 어느 정도 사용해본 사람에게는 인터페이스가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후지필름 XQ1
후지필름 XQ1

필름 시뮬레이션

XQ1은 후지필름 카메라의 특징인 '필름 시뮬레이션'역시 갖췄다. 과거 SLR카메라는 사용하는 필름의 종류에 따라 결과물의 느낌이 달랐는데, 필름 시뮬레이션 기능은 디지털 사진 결과물에 이 느낌을 적용한다. 적용할 수 있는 필름 효과의 대표적인 것은 후지필름의 프로비아(PROVIA), 벨비아(Velvia), 아스티아(ASTIA) 등이다. 프로비아는 자연스러운 색상으로 피사체 종류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고, 벨비아는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등을 생기 있게 표현해 풍경과 자연에 적합하다. 아스티아는 따뜻한 색상과 콘트라스트(대비)로 부드러운 느낌을 줘 인물 사진에 적합하다.

와이파이로 간편한 사진전송

XQ1은 와이파이를 통한 사진전송 기능을 갖췄다. 사진을 주고받으려면 전용 앱이 필요한데, 이 앱의 특징적인 기능은 지오태깅이다. 지오태깅은 GPS를 내장하지 않은 카메라에 스마트폰 GPS를 활용해 사진에 위치정보를 넣는 기능이다. 사진 전송 기능도 있어서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등의 기기에 사진을 손쉽게 전송할 수 있다. 아쉽지만 카메라를 원격에서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은 없다.

후지필름 XQ1 전용 앱
후지필름 XQ1 전용 앱

와이파이를 통한 전송기능을 활용하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으로도 전송할 수 있다. 무선공유기를 통해 카메라와 PC가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하면, 촬영한 사진을 PC에 바로 저장하는 'PC AutoSave'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메모리카드나 케이블을 통해 사진을 전송하지 않아도 되니 실내에서 촬영하고, 결과물을 PC에 바로 불러와 큰 화면에서 보거나 블로그 등에 게시할 수 있어 편리하다.

제품 마감은…

제품을 사용하면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보였다. 우선 후면 액정화면의 유격이다. 화면에 묻은 얼룩을 닦으려고 문질렀더니 화면 유리가 본체에 고정되지 않고, 1mm 정도 위아래로 움직인다. 제품을 사용하는 데는 문제없지만, 제품 마감에 문제가 있는 점은 아쉽다. 리뷰 제품에만 있는 문제이기를 바란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터치스크린을 갖추지 않은 후면 액정이다. 이 제품은 조작 인터페이스가 단순한 만큼, 몇 가지 설정을 바꾸려면 설정항목으로 찾아 들어가야 한다. 만약 터치스크린을 지원했다면 조작 인터페이스가 단순하더라도 더 많은 조작을 간편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만큼 가격도 올라가겠지만….

후지필름 XQ1
후지필름 XQ1

제품 가격은 2014년 2월 초 기준으로 인터넷 최저가 40만 9,240원. 만약 매장에서 이 제품의 외형만 보고 가격을 들으면 터무니없다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구매하기 전에 사용해보면 충분히 그 값을 하는 제품이라고 여길 것이다. 이 제품은 콤팩트 카메라를 어느 정도 사용해본 사람, 그중에서도 기존 카메라보다 더 좋은 결과물을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다음은 XQ1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후지필름 XQ1으로 촬영한 사진
후지필름 XQ1으로 촬영한 사진

후지필름 XQ1으로 촬영한 사진
후지필름 XQ1으로 촬영한 사진

후지필름 XQ1으로 촬영한 사진
후지필름 XQ1으로 촬영한 사진

후지필름 XQ1으로 촬영한 사진
후지필름 XQ1으로 촬영한 사진

후지필름 XQ1으로 촬영한 사진
후지필름 XQ1으로 촬영한 사진

후지필름 XQ1으로 촬영한 사진
후지필름 XQ1으로 촬영한 사진

후지필름 XQ1으로 촬영한 사진
후지필름 XQ1으로 촬영한 사진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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