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운 사진 찾아드립니다, Recuva

이상우 lswoo@itdonga.com

USB메모리나 디지털카메라용 메모리카드의 저장 내용을 정리하다가 실수로 백업하지 않은 채 파일을 지우거나 포맷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물론 실수지만, 상황에 따라서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노래 가사처럼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포맷 전 백업을 생활화하자
포맷 전 백업을 생활화하자

시간을 돌릴 수는 없지만, 지운 파일을 되돌릴 수는 있다. 파일 복구 프로그램인 Recuva를 사용하면 된다. Recuva는 저장장치의 논리적 오류, 포맷, 삭제, 바이러스 등으로 파일이 삭제됐을 때 간편하게 파일을 복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HDD나 SSD 등의 PC 주 저장장치는 물론, USB 메모리, 디지털카메라(메모리 내장형), MP3 플레이어 등에서 삭제한 파일을 되돌릴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Microsoft Outlook), 모질라 선더버드(Mozilla Thunderbird) 등의 PC용 이메일 클라이언트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지워버린 이메일도 복구할 수 있다.

데이터 복구 프로그램 Recuva
데이터 복구 프로그램 Recuva

다만, 충격이나 침수 등 저장장치가 물리적인 피해를 입어 데이터가 손상된 경우에는 파일을 복구할 수 없다.

Recuva는 '마법사(Recuva Wizard)'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미지, 음원, 문서, 동영상 등 찾을 파일의 종류를 선택하고, 메모리 카드, 휴지통, 대략적인 파일 경로(C드라이브, D드라이브 등) 등 찾을 위치만 설정하면 바로 파일 복구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순서대로 진행하면 간편하게 복구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순서대로 진행하면 간편하게 복구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마법사 기능은 Recuva 실행 시 자동으로 작동하며, 프로그램 사용에 익숙한 사람은 '시작 시 마법사 보지 않기(Do not show this Wizard on startup)'를 선택하면 된다.

마법사 기능을 사용하지 않아도 좌측 상단에서 검색할 드라이브를 선택하고, Scan 버튼을 누르면 삭제된 파일 검색을 시작할 수 있다. 검색 시작 전 한가지 확인할 것이 있다. 'Deep Scan' 기능 활성화 여부다. 우측 상단에 있는 Options -> Actions 탭에는 정밀한 검색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Deep Scan' 항목이 있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파일 탐색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지만, 그만큼 더 정확하고 자세하게 찾을 수 있다.

<Deep Scan기능 활성화>
<Deep Scan기능 활성화>

Deep Scan을 활성화해 저장장치를 검색하면 검색에 걸리는 시간이 크게 증가한다. 32GB 메모리 카드 기준으로 저장공간의 모든 파일 및 경로를 검색한다고 했을 때 걸리는 시간은 5시간 이상이다. 때문에 검색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파일 형식, 경로, 파일명 등을 정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파일 탐색이 완료되면 가운데 있는 큰 창에 찾아낸 파일 목록이 나타난다. 기본 설정 시 리스트 형태로 나타나며, Options -> General 탭에서 경로 형태(Tree view), 썸네일 형태(Thumbnail view)로 변경할 수 있다. 목록 창 옆에는 미리보기 창이 있다. 이 창에서는 복구할 사진 파일을 미리 보거나 파일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경로 형태 방식으로 설정한 모습
경로 형태 방식으로 설정한 모습

복구할 파일을 선택했으면 오른쪽 아래에 있는 Recover 버튼을 누르고 파일을 저장할 위치를 설정하면 된다. 모든 파일을 살려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파일은 정보가 손상된 상태로 복구되는데, 이런 파일은 사진이 깨져있거나 서식이 어긋나있거나, 아예 열어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임시저장된 문서 파일만이라도 복구했다면 작업량이 크게 줄어든다. 모든 사진을 살리진 못했지만, 일부만이라도 되돌렸다면 그 기쁨이 더 클 것이다.

복구할 파일 탐색을 마친 모습
복구할 파일 탐색을 마친 모습

Recuva를 통해 우리가 알아둬야 할 점이 있다. 파일을 지우더라도, 저장장치에는 파일의 흔적이 남아있다. 운영체제는 그 파일을 지웠다고만 인식하고, 실제로는 그 파일을 보존하기 때문이다. 만약 파일을 추가로 저장한다면 그 파일이 있던 공간 이후부터 새로운 파일을 저장하고, 저장공간이 부족할 경우 지웠다고 인식했던 부분에 파일을 덮어쓰기 시작한다.

다시 말해 일반적인 방법으로 데이터를 삭제 혹은 포맷했다면, 그 저장장치에서 공장 설비 정보, 제품 원가, 연구 보고서, 고객정보 등의 영업비밀까지도 복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에서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폐기 HDD는 정보를 복원할 수 없도록 물리적으로 파괴하거나 3번 이상 덧씌워서 파일을 복원할 수 없도록 조치하거나, 디가우징(Degaussing, 자성을 이용해 데이터를 파괴하는 방법) 하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은 물론 일반사용자도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저장장치를 폐기할 때는 이런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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