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IT 이슈(1.20-1.26) - 아이폰5s가 공짜라니

나진희 najin@itdonga.com

1. 아이폰5s, 갤노트3에 대규모 보조금 투하

아이폰5s
아이폰5s

이러니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종이 허수아비란 소리를 듣는 거다. 지난 22~23일 KT와 SK텔레콤이 대규모 보조금 전쟁을 벌였다. 애플 아이폰5s,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 등 고급 기종이 일부 대리점에서 10만 원대에 개통됐다. 가입비 분납, 유심비 후납, 7만 원대 요금제 3개월 유지 등이 그 조건. 이것저것 붙은 것을 다 감안해도 80~100만 원대의 스마트폰을 10만 원대에 개통하는 것은 가입자 입장에서 분명 남는 장사였다. 문제는 그 수혜자가 소수에게 한정됐다는 것.

처음 시작은 KT였다. 22일 밤, 아이폰5s 등 고급 기종에 보조금을 두둑이 얹었다. 물론 KT로 번호 이동해야 한다는 조건 하에 말이다. 다음 날인 23일, 방통위가 KT의 과도한 보조금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음에도 SK텔레콤은 가만있지 않았다. KT와 마찬가지로 일부 기종에 90만 원이 넘는 보조금을 적용했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이 두 기종을 할부원금 0원에 개통해줬다는 소식도 들렸다. 나중에 제재를 받더라도 시장 주도권은 뺏기지 않겠다는 두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의 날 선 신경전이 느껴진다.

빠르게 정보를 입수해 저렴한 가격에 스마트폰을 개통한 사람들이야 즐겁겠지만, 제품이 출시된 지 몇 개월 만에 가격이 폭락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가격이 너무 널을 뛰어 마치 주가 변동 그래프를 보는 듯할 정도. 결국 정보를 얻지 못했거나, 할부 원금과 할인 시스템 등에 어두운 소비자들은 남들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밖에.

2. 아이폰5s 나왔어도... 판매량 갤럭시가 앞서

갤럭시노트3
갤럭시노트3

애플이 아이폰5s/5c 효과에 힘입어 지난 4분기 약 5,530만대의 아이폰 판매량을 올렸다는 예상이 나왔다(미국 경제지 포천, 1월 20일자). 한 분기에 5,000만 대 이상 판매한 것은 애플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아쉽게도 삼성전자는 이보다 훨씬 많은 판매량을 올렸다. 4분기 삼성전자가 판매한 갤럭시 시리즈는 9,500만 대였다. 이로써 양 사의 격차는 3,970만 대를 기록했으며 이 수치는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확한 아이폰 판매량은 오는 27일(현지 시각) 공식 실적 발표에서 알 수 있을 전망이다.

3. 삼성전자 모바일 성장 흐름, 슬슬 꺾이나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4분기 실적 발표를 끝냈다. 2013년을 전체로 본다면 긍정적이나 4분기만 놓고 본다면 불안한 결과물이었다. 스마트폰이 포함된 IM(IT&모바일) 부문의 1년 치 영업 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29%, 31% 증가했으나 4분기에는 모두 전분기 대비 내리막을 걸었다. 4분기 영업 이익은 5조 3,7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8%가, 매출액은 33조 8,900억 원으로 7% 감소한 것. 삼성전자가 핵심 역량을 쏟아 붓고 있는 모바일 사업 부문이 이제 성장할 만큼 성장해 하향세를 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 한국은 안드로이드 공화국

하락세라고는 해도 삼성전자의 위세는 아직 대단하다. 특히 텃밭인 우리나라에서는 더 그렇다. 국내에서 사용 중인 스마트폰 20대 중 19대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며, 이 중 60~70%가 삼성전자가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 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88개국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점유율은 93.4%로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82%), 중국(81.8%), 인도(78.4%), 이라크(77.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참고로 세계 평균 비율은 67.5%였다. 이는 지금껏 판매한 양이 아니라 현재 사용되는 제품을 기준으로 집계한 양이라 더 의미가 있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 비율은 5.1%로 세계에서 7번째로 낮았다. 아이폰 사용 비율이 높은 나라는 미국(36.8%), 싱가포르(36.4%), 호주(35.4%), 캐나다(32.2%), 홍콩(31.4%) 순이었다.

궁금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블랙베리OS는 베네수엘라(49.3%)에서, 윈도OS는 핀란드(24.5%)에서, 노키아 심비안OS는 나이지리아(29.5%)에서 선전했다.

5. SK텔레콤 점유율, 가까스로 50% 턱걸이

이통 3사
이통 3사

SK텔레콤이 지난해 시장 점유율을 가까스로 50%대에 맞췄다. KT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아 30%대를 힘겹게 지켰다. 반면 LG유플러스는 20%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SK텔레콤의 점유율은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2011년 말 50.57%, 2012년 말 50.27%, 2013년 말 50.02%를 기록했다. 사실 얼마 전만 해도 지난해 말 점유율이 40%대를 찍으리란 예측이 팽배했다. SK텔레콤으로선 마지막 자존심을 지킨 셈이다.

KT도 2011년 말 31.54%, 2012년 말 30.77%, 2013년 말 30.09%를 기록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매해 평균 약 1%씩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누가 누구의 점유율을 뺏어오고 있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제야 SK텔레콤과 KT가 왜 그렇게 대량의 보조금을, 거기다 아이폰5s에 집중적으로 쏟아 부었는지 이해가 간다. 알다시피 LG유플러스에서는 아이폰을 쓸 수 없다. 따라서 두 이통사는 아이폰5s를 쓰고 싶어하는 LG유플러스 가입자를 번호 이동으로 뺏어오려는 판단이었을 거다. 그 과정에서 다른 이통사 가입자도 덤으로 데려올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결국 이동통신 시장의 승자는 '돈'에 의해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닌 듯싶다.

6. PC도 이제 '넷온' 아닌 '카톡' 열풍

PC마저도 카카오톡이 네이트온을 앞섰다. 시장 조사 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1월 셋째 주 기준 카카오톡 PC 버전의 이용자 수는 412만 명으로 네이트온 사용자 수보다 7만 명 많았다. PC에서는 공고하던 네이트온의 입지가 흔들려 결국 1등 자리를 카카오톡에 내줬다. 10월 4째주 네이트온 이용자가 440만 명, 카카오톡 PC 버전 338만 명이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다.

네이트온 개발사인 SK컴즈는 카카오톡 PC 버전을 많이 이용하는 10대가 방학에 들어서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네이트온의 주 이용자는 20~30대에 분포하므로 그다지 변동이 없는 반면, 방학을 맞은 10대들이 PC에 카카오톡 PC 버전을 설치하고 사용하면서 사용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

그렇다고 SK컴즈가 방학이 끝날 때까지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계획이다. 겨울 방학이 끝나면 봄 방학, 여름 방학이 기다리고 있다. 결국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면 10대의 마음을 빼앗을 비장의 무기가 필요하다. SK컴즈는 1분기 공개를 목표로 네이트온 개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물이 무엇일까. 뻔한 이모티콘 추가는 아니길 바란다.

7. 4월부터 스마트폰 기본 앱 삭제 가능

지긋지긋한 선탑재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오는 4월부터는 사용자 마음대로 지울 수 있게 된다. 단, 4월 이후 출시되는 최신 스마트폰이어야 하고 구글이 탑재한 앱은 지울 수 없다. 제조사(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와 이통 3사의 것만 가능하다. 사실 이마저도 권고 사항이므로 제조사와 이통사가 모르는 체해버리면 크게 손 쓸 방도는 없긴 하다. 내 돈 주고 산 스마트폰이 언제부터 광고 덩어리가 된 건지… 그저 씁쓸할 따름이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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