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도 좁다, 대세는 시네뷰 'LG전자 29MA73'
작년 이맘때쯤 LG전자가 21:9 비율의 모니터를 출시하면서 디스플레이 시장에 변화를 이끌었다. 이후 다양한 기업이 21:9 제품을 출시했고, 이 비율에 적합한 콘텐츠도 점점 늘어났다. LG전자는 여기에 한발 앞서 '시네뷰'라는 이름의 21:9 모니터, 일체형PC 등의 제품도 출시했다. 화면비율이 영화 감상에 최적이기 때문이다.
21:9 화면비, 모니터를 넘어 소형 TV까지
필자가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LG전자 29MA73다. 필자는 이 제품을 처음 봤을 때 '지금까지 LG전자가 내놓은 21:9 모니터와 다른 점이 뭐지?'라며 의아했다. 이 제품은 일반 모니터가 아니다. TV튜너를 갖춘 소형TV다. 기존 21:9라는 독특한 화면비가 TV까지 진출한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긴다. 그런데 21:9는 극장용 영화에 적합한 화면 비율이다. 이런 제품에 16:9 화면비율인 지상파 콘텐츠를 담으면 좌우로 레터박스(검은 여백)이 생기거나 화면이 가로로 늘어날 것이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29MA73은 지상파 콘텐츠(16:9)를 화면 한쪽으로 밀고, 나머지 5:9 공간에 방송(EPG 정보)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참고로 일반 화면비 TV에서는 방송정보를 확인할 때 화면 일부가 이 창에 가려진다. MHL 케이블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TV에 연결하면 이 공간에 스마트폰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 이를 통해 TV를 보면서 웹 서핑 및 메시지 확인 등을 함께할 수 있다. TV를 보다 '카톡' 소리에 전화기를 찾으러 뛰어갈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크기는 29인치지만, 가로로 길기 때문에 그만큼 높이는 일반 모니터 수준으로 낮다(화면 크기는 보통 대각선으로 계산). 덕분에 1인 혹은 2인 가구에서 책상 위에 올려놓고 모니터 겸 TV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이 제품을 모니터로 사용하면 제품 하나로 기존 듀얼 모니터를 구성해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으며, 게임을 즐기거나 영화를 감상할 때 기존 16:9 모니터보다 더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21:9 모니터는 16:9 모니터보다 1.3배, 4:3 모니터보다 1.7배 정도 가로로 넓다.
TV 하나로 내 방이 극장이 된다
극장용 영화는 대부분 2.35:1의 '시네마스코프' 화면비로 제작된다. 일반 16:9(1.78:1) 모니터로 이런 영화를 보면 위아래 검은 공백(레터박스)이 생기거나 좌우 화면이 조금씩 잘리게 된다. 21:9(2.37:1) 모니터는 시네마스코프 화면비율과 비슷하기 때문에 공백 없이 꽉 찬 화면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반면, 16:9 회면비로 제작된 콘텐츠를 21:9 모니터로 볼 때는 좌우에 공백이 생기니 참고하자.
모니터의 기능도 충실
이 제품은 기본적으로 TV지만, 모니터의 기능도 충실하다. 화면 분할 소프트웨어를 기본으로 제공해, 화면 공간을 2~4개까지 나눠 여러 창을 손쉽게 정렬해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 분할로 설정한 상태에서 웹 브라우저, 엑셀, 워드, 사전 등을 열면 4개로 나뉜 영역에서 각 창이 열린다. 무엇보다 사용자가 일일이 창의 크기를 줄이고 마우스로 옮길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보고서를 작성하는 대학생이라면 외국어 문서 파일, 번역기, 워드 파일, 메신저 등을 동시에 열어놓고 활용할 수 있다.
입출력단자는 USB 단자, 음성 입력 단자(PC용), 음성 출력 단자, 컴포넌트 입력 단자, DP(Display Port) 입력 단자, DVI 입력 단자, HDMI 입력단자 2개를 갖췄다. HDMI 단자 2개 중 1개는 MHL(스마트폰용 HDMI)을 지원한다. PIP 기능을 자체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모니터 하나에 예와 HDMI 단자를 이용, PC 2대의 화면을 동시에 출력할 수도 있다.
USB 단자는 외장하드나 USB 등 동영상 콘텐츠가 담긴 저장장치를 연결해 해당 콘텐츠를 감상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자막 파일이 함께 있으면 영상과 함께 자막도 표시되며, 해당 파일이 외국어를 포함한 자막이면 언어도 선택할 수 있다.
스탠드는 틸트 기능을 갖춰, 사용자 눈높이에 맞도록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밖에 베사 마운트 홀이 있어, 벽걸이 형태로 사용할 수도 있다.
게임에도 적절하다
21:9 비율의 제품이 늘어나면서, 일부 게임도 이 화면 비율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기존 16:9 화면보다 더 넓게 보이기 때문에 일부 게임에서는 상대방보다 더 유리한 상황에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21:9를 지원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RVR(종족간 전투) 등의 대규모 전투 시 마우스로 시점을 옮기지 않아도 주변 상황을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게임은 어떨까?
월드 오브 탱크
가장 먼저 워게이밍이 서비스하는 월드 오브 탱크를 실행해봤다. 이 게임은 21:9를 완벽하게 지원하지는 않지만, 19:10이라는 비율을 지원하기 때문에 캐릭터, 오브젝트 등의 왜곡 없이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우선 격납고에서는 한 번에 볼 수 있는 차량 목록이 많다. 16:9 비율로 실행하면 자신의 전차가 한 화면에 최대 10개까지만 표시돼, 다른 전차 목록을 보려면 화살표를 좌우로 움직여야 한다. 반면 21:9는 한 화면에 12개까지 표시돼, 많은 전차를 가진 사람도 특별한 조작 없이 모든 전차를 볼 수 있다. 연구소에서는 1단계 전차부터 10단계 전차까지 한 화면에 모두 나타나며, 그러고도 공간이 남는다.
전투 시에도 보이는 범위가 넓다. 16:9로 플레이할 때보다 마우스를 조금만 움직여도 충분히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1인칭 시점에서는 주변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주포를 이동하면서 시야를 확보하는데, 주포가 움직이면 조준원이 벌어져 포탄 명중률이 떨어진다. 21:9는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고도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다.
화면이 가로로 넓어진 만큼 미니맵이나 사용자정보, 전차 상태 등의 인터페이스 간격도 벌어진다. 가로로 긴 화면을 처음 써보는 사람이라면 해당 UI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해진다면 상대방보다 볼 수 있는 정보량이 많아져 더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21:9를 지원하는 게임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리그 오브 레전드다(이하 LOL). 이 비율로 게임을 실행하면 기존 화면비율보다 보이는 정보량이 많아 각종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차 포탑과 1차 포탑을 한 화면에 볼 수 있어, 적의 공격이나 아군의 합류 등을 한 눈에 보고 적과 싸울지 아니면 후퇴할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
다만, LOL은 대각선으로 이동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가로로 긴 21:9의 장점을 완벽하게 누릴 수는 없다. 가장 많이 쓰이는 '소환사의 협곡'에서는 파랑팀 바텀(bottom) 라인을 방어할 때, 보라팀 탑(top) 라인을 방어할 때 21:9의 장점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 가로로 구성된 '뒤틀린 숲' 정도에서 이 화면비율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이 밖에도 피파 2014, 피파 온라인 3, 아이온, 문명5 등의 유명 게임이 이 화면 비율을 지원한다. 피파 온라인 3는 이 화면 비율로 실행 시 중앙선부터 상대편 골대까지 볼 수 있으며, 문명5는 기존 16:9 화면과 함께 5:9 영역에 명령/상태 창을 열어놓고 사용할 수 있다.
21:9는 이질감도 있어
독특한 화면 비율로 장점이 생긴 만큼 이질감도 느껴진다. 우선 웹 브라우저다. 화면에 웹 브라우저 하나만 열어놓고 '네이버'에 접속하면 모든 UI가 가운데 나타난다. 이 상태에서 검색어를 입력하면 모든 UI가 왼쪽으로 몰린다. 16:9나 4:3 비율의 모니터에서는 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이지 않지만, 21:9에서는 아주 크게 느껴진다. 또한, 다음 사진에서 보듯 좌우로 보이는 여백도 넓다.
일반 가정의 보조 TV, 1인 가구의 TV겸 모니터로 적절
제품의 크기는 29인치로 가정용 소형 TV를 대체할 만한 크기다. 특히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기에는 딱 좋다. 일반 가정이라면 서재나 방에 놓고 소형 TV로 활용할 수 있으며, 독신 가구라면 TV는 물론 PC 모니터, 멀티미디어 재생기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제품 가격은 2014년 1월 기준 54만 원 정도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