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에 감탄하라, 풀프레임 미러리스 소니 A7 써보니...

강일용 zero@itdonga.com

지난 14일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소니 알파 A7(이하 A7)'이 국내에 출시됐다. A7은 세계 최초로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미러리스 카메라라는 데 그 의의가 있는 제품이다.

사진의 품질은 이미지 센서의 크기 및 품질, 렌즈,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 엔진 등의 영향을 받는데, 이 가운데 이미지 센서의 크기가 사진 품질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다. 200만 원 이상의 고급 DSLR은 가로 35mm, 세로 24mm 크기의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내장한다. 반면 보급형 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는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보다 2/3 정도 크기가 작은 APS-C 타입의 이미지 센서를 채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미러리스 카메라 사용자를 중심으로 아쉬운 소리가 나왔다.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채택한 미러리스 카메라가 나오면 화질과 (미러리스 카메라의 매력인) 휴대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을 않을까.

소니가 여기에 화답했다.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7을 출시한 것. 단지 그냥 출시한 것에서 벗어나 약 175만 원이라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도 취했다. 풀프레임 DSLR의 가격이 200만 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소니가 A7에 걸고 있는 기대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A7을 일주일 동안 사용해봤다.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강력한 고감도, 저노이즈... 야경을 찍을 때 그 진가가 드러나

일단 가장 궁금한 부분이 사진이다. A7으로 찍은 사진의 품질은 어느 정도일까.

사진의 품질은 매우 인상적이다. 2,400만 화소 이미지 센서로 찍은 6,000x4,000 해상도의 사진에 인물, 풍경, 야경 등을 화사하고 선명하게 남겨준다.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특히 ISO 6,400 이상의 고감도 상황에서 노이즈가 적은 점이 눈에 띈다. 삼각대 없이 야경을 찍으려 할 때 유리한 요소다. 감도를 높이면 센서가 빛에 민감해져 빠른 서터스피드를 확보할 수 있지만, 대신 사진 디테일이 망가지는 단점이 생긴다. A7은 ISO 6,400~12,800 상황에서도 사진 디테일이 크게 망가지지 않는다.

또, 여기서 한발 더 나가 고감도 촬영 상황에서 사진을 4장 연속 촬영한 후 이를 합성해 사진의 디테일을 살리는 멀티프레임 노이즈 리덕션(노이즈 감소) 기능도 갖췄다. 소니가 스스로 가장 잘하는 분야라고 판단되는 이미지 센서와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 엔진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모두 A7, 28-70 번들 렌즈로 촬영한 사진이다>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동영상 촬영 능력도 준수하다. 풀HD(1,920x1,080) 해상도 60/24프레임으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60프레임은 부드러운 영상이고, 24프레임은 영화같이 약간 끊어지는 느낌의 영상이다. 다만 해상도, 프레임, 그리고 동영상 포맷 탓에 조금만 촬영해도 동영상 용량이 팍팍 늘어난다. 동영상 용량을 줄이고 싶다면 메뉴 화면에서 동영상 포맷을 MP4로 변경하면 된다. 다만 MP4로 변경하면 최대 해상도와 프레임이 줄어드니 주의하자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최고급 미러리스다운 강력한 기능

A7은 함께 발매된 A7R을 제외하면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 가운데 가장 고급 제품이다. 그만큼 뛰어난 성능과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셔터스피드와 조리개를 신속하게 변경할 수 있도록 제품 앞뒤로 다이얼 두 개를 탑재했고, 노출(위아래로 3스텝)을 빠르게 바꿀 수 있도록 전용 다이얼을 추가했다. 또, P, A, S, M 등 모드를 전환할 수 있는 모드 다이얼에 사용자 자신 만의 전용 세팅도 추가할 수 있다. 조작계는 고급 미러리스 카메라 답게 흠잡을 데 없지만, ISO 변경이 조금 번거로운 점이 아쉽다. 만약 A7의 후속작이 나온다면 ISO 조작 전용 다이얼을 추가해 ISO를 신속하게 변경할 수 있게 해줬으면 한다.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셔터스피드는 최대 1/8000을 지원하며, ISO는 100~25,600까지 선택할 수 있다. 때문에 굳이 노출을 조절하지 않아도 대낮에 조리개 최대 개방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또, 다양한 효과를 연출할 수 있게 다양한 색상 모드를 추가했다. 다만, 최근 카메라 촬영의 화두인 타임랩스(Time-laps) 촬영 설정은 제공하지 않는다.

제품 뒷면에는 3인치 LCD가 붙어있다. 상단 90도 세울 수 있는 틸트(Tilt) 형 LCD다. 또, 전자식 뷰파인더(EVF)를 탑재해 DSLR처럼 제품에 눈을 붙이고 촬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A7의 EVF는 LCD를 고스란히 집어넣은 것처럼 느껴진다. 익숙해지면 EVF에서 눈을 떼지 않고 모든 설정을 조작할 수 있다. 심지어 사진 확인도 EVF에서 할 수 있다. 다만 어두운 장소에서 화면 반응이 급격히 느려지는 EVF 특유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아직 이 부분 만큼은 DSLR을 따라갈 수 없다.

렌즈는 미러리스 전용 E-마운트

A7은 기존 소니 미러리스와 동일한 E 마운트를 사용한다. 하지만 A7, A7R 전용으로 설계된 풀프레임 렌즈(FE)가 아닌 일반 미러리스 카메라용 렌즈(E)를 사용하면 사진 외곽에 비네팅 현상이 발생한다. 비네팅이란 렌즈로 들어온 빛이 이미지 센서와 일치하지 않아 사진 외곽이 검게 물드는 현상이다.

이는 일반 미러리스 카메라용 렌즈가 APS-C 센서에 맞춰 설계됐기 때문. A7에 내장된 'APS-C 크기 캡처' 기능을 사용할 경우 비네팅 현상이 발생하는 외곽을 잘라내고 정상적인 사진을 보여준다. 대신 최대 6,000x4,000 해상도로 촬영되던 사진이 3,900x2,600 해상도로 줄어든다.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비네팅 현상이 발생하는 범위는 렌즈 별로 조금씩 다르니, APS-C 크기 캡처 기능을 끄고 사용자가 직접 비네팅이 발생한 부분을 잘라 사용한다면 좀 더 넓은 화각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겠다.

물론 A7은 AF, 손 떨림 보정 등 기존 소니 미러리스 렌즈의 모두 기능을 활용 할 수 있다. 또, 소니 DSLR용 렌즈인 알파 렌즈도 전용 어댑터를 구매하면 부착할 수 있다.

소니는 A7과 함께 전용 렌즈 5종을 함께 발표했다. 28-70mm F3.5-5.6 번들 렌즈, 24-70mm F4 표준 광각 렌즈, 70-200mm F4 중급 망원 렌즈, 칼자이스 55mm F1.8 고급 인물 렌즈, 칼자이스 35mm F2.8 고급 매크로 렌즈 등이다. 이 5종의 렌즈는 풀프레임 렌즈에 맞게 설계됐으며, 소니의 기존 미러리스 카메라에도 사용 가능하다.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옛스런 멋이 있는 디자인

디자인은 묘하게 옛스러운 멋이 있다. 과거 칼자이스에서 발매한 클래식 카메라 콘탁스와 유사한 디자인이다. 본체는 마그네슘으로 제작해 견고하고, 잡는 부분에 가죽을 덧대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다. 요새 카메라는 다들 지원하기에 조금 빛이 바래지만, 방진/방습도 지원한다.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소니 알파 A7

너무 묵직한 렌즈와 엉망인 오토 화이트 밸런스가 아쉬워...

A7이 좋은 제품인 것은 사실이나, 사용해보니 몇 가지 단점이 눈에 띈다. 일단 부족한 데다, 너무 크고 무거운 렌즈군을 지적하고 싶다. A7은 현재 5가지 전용 렌즈를 제외하면 제 성능을 내지 못한다. 수많은 렌즈군을 갖춘 DSLR과 비교하자니 초라하다.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향후 렌즈군 확보가 절실하다.

또, 렌즈들이 전체적으로 크고 무겁다. DSLR을 두고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휴대성이다. 그런데 A7에 번들 렌즈를 붙여보니 어지간한 DSLR 못지 않은 크기와 무게를 자랑(?)했다. 육중한 느낌을 선호하는 사용자를 제외하면 그 누구도 환영하지 않으리라. 번들 렌즈말고 함께 나온 전용 단초점 렌즈도 사정은 비슷하다. 단초점 렌즈 주제에 소형 줌렌즈와 크기가 비슷하다. 타사의 50.4 렌즈와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로. 하루 속히 작고 가벼운 단초점 렌즈를 추가했으면 한다.

제품 펌웨어가 아직 완전하지 않은 탓일까. 오토 화이트 밸런스 기능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주광과 그림자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특히 주황색 형광등이 섞여있는 자리에서 색감이 갈팡질팡한다. 결혼식 사진을 찍으려는 사용자에게 치명적인 문제다. A7으로 결혼식 사진을 찍을 계획이라면 반드시 JPG 대신 RAW 형식으로 사진을 촬영하자. 빠른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A7 만의 문제가 아닌 미러리스 카메라 전반의 문제인데, 스펙 상의 촬영 매수(약 330컷)와 실제 촬영 매수가 상당히 차이 난다. 언제나 LCD 화면을 켜놓고 있어야 하기 때문. 실제로는 약 150 컷 정도 촬영하거나 반나절 정도 사용하면 배터리 충전량이 바닥난다. A7을 본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면 반드시 예비 배터리를 구매하자.

소니가 A7을 발매함에 따라 미러리스 카메라에도 풀프레임 시대가 열렸다. 가격이 저렴하고, (반쪽짜리지만) 기존 소니 미러리스 렌즈도 장착할 수 있는 만큼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 사용자들에게 희소식이다.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 사용자 가운데 좀 더 뛰어난 화질의 사진을 찍고 싶은 사용자 또는 저렴한 가격에 풀프레임 카메라를 체험하고 싶은 사용자에게 A7을 추천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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