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서 벗어나라" MS가 꿈꾸는 스마트워크의 미래
국내외 매체를 둘러 보면 여러 IT 기업이 자사의 업무 환경을 공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기업 홍보를 위한 전략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단 자사의 비전을 표현하기 위한 이유가 더 크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법인 설립 25주년을 맞아 사옥을 광화문 더케이트윈타워로 옮기고, 스마트 오피스를 구축했다고 12일 밝혔다. MS는 자사의 스마트오피스를 기존 스마트워크보다 한단계 나아가 디바이스(Device, 기기)와 공간 그리고 서비스가 결합된 업무 환경이라고 전했다.
MS 신사옥의 가장 큰 특징은 정해진 자리가 없다는 점이다. MS 임직원은 누구나 출근한 후 원하는 자리에 앉아 업무를 진행하면 된다. 개인 물품은 입구의 사물함에 보관한다.
각 자리에는 직원의 노트북과 연결할 수 있게 모니터와 키보드가 준비돼 있다. 직원은 자리에 앉아 통합 USB 케이블만 노트북에 연결하면 된다. 자리를 옮김에 따라 발생하는 불편함이 전혀 없다.
개별 업무 및 커뮤니케이션은 MS의 통합 업무 도구로 진행한다. 링크(LYNC, 메신저), 야머(Yammer, SNS), 쉐어포인트(협업 홈페이지 관리 도구), 스카이프(음성 메신저) 등을 활용해 팀원끼리 떨어져 있어도 한 군데 모여있는 것처럼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이 같은 구조는 BYOD(bring your own device, 어디서나 당신의 기기로 일한다) 시대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MS의 향후 비전을 보여준다. 한국MS 정우진 컨설턴트는 "중요한 것은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능률"이라며, "외근, 자택근무 비중이 높은 MS 직원들의 만족도를 고려해 사무환경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정 컨설턴트는 "MS 신사옥은 직원들의 동선을 고려해 디자인돼, 직원끼리 서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직원들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고, 결국 자연스레 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MS 신사옥은 직원들의 업무능률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복지 시설을 추가했다. 광화문을 보며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허브(Hub)를 업무 공간 중심에 배치했다. 여기엔 가볍게 피로를 풀 수 있도록 안마의자, 당구대 등 다양한 시설이 배치돼 있다. 다만, 대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면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 컨설턴트는 "능률적으로 일하고 집으로 '칼퇴'해서 쉬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슬프게도 국내에선 직원들이 상사의 눈치 때문에 수면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수면실을 배치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MS 신사옥은 MS 최신 기술의 집약체이며, 업무 공간의 제약을 없애겠다는 MS의 비전을 실천한 장소다.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윈도 애저'와 클라우드 저장소 '스카이 드라이브'를 활용해 손쉽게 업무를 관리, 진행할 수 있다. 또, 사무실 어디서나 '회의실 예약 현황', '빈자리가 어디 있는지', '특정 직원이 어디에 앉아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MS 태블릿PC 서피스, 윈도폰뿐만 아니라 아이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도 업무를 관리할 수 있다. 직원이 어디에 있든 서로 얼굴을 보며 회의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MS가 이처럼 신사옥을 공개한 것은 스마트워크 구축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기업들이 스마트워크를 구축하기 원할 때 자사의 사례를 예시로 들고, 이를 통해 직원들의 업무 능률이 향상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MS는 이미 소니코리아와 계약을 맺고 소니코리아의 여의도 IFC몰 신사옥을 스마트워크에 적합하게 구축해준 적이 있다. MS 신사옥과 소니코리아 여의도 사옥의 근무환경은 놀랍도록 닮았다.
한국MS 김 제임스 사장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광화문 사옥은 디바이스와 서비스 기업으로서 MS의 비전을 가장 이상적으로 구현한 장소"라며 "지난 25년 간의 MS는 한국 IT 산업과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동반자로서 책임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