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진공청소기 + 물걸레 = 다이슨 하드 DC57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다이슨(dyson)이 재미있는 제품 2종을 내놨다. 무선 진공청소기와 막대 걸레가 하나로 통합된 '하드 DC57'과 날개가 없는 냉온풍기 '핫&쿨 AM05(이하 AM05)'다. 이중 다이슨이 전략 제품으로 삼은 것은 단연 하드 DC57다. 이 제품은 아시아 시장을 고려해 진공청소기에 습식 청소 패드를 채용한 것이 특징. 진공청소기를 돌린 후 물걸레질을 따로 하는 아시아 몇몇 국가의 특성을 고려해 설계한 것.
청소기와 물걸레가 하나로 합쳐진 2 in 1 개념의 청소기는 상당히 도전적인 제품이다. 다이슨의 한국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청소기와 걸레를 결합한 형태의 제품이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전했다. 다이슨 하드 DC57이 깐깐한 한국 주부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까? IT동아가 29일 호림 아트센터에서 열린 다이슨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제품들을 만나봤다.
무선 청소기에 물걸레를 더하다
처음 하드 DC57을 봤을 때 디자인이 무척 간결해 제품의 어딘가가 빠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기존 진공청소기의 두툼한 몸체라던가, 무선 청소기 흡입구 부분의 먼지통이라던가… 진열된 제품 뒤에서 있지도 않은 청소기 몸통을 꺼내 합체해야 할 것만 같았다. 하드 DC57은 진공청소기임에도 육중하거나 치렁치렁하다는 느낌이 없다.
다이슨은 하드 DC57의 헤드 부분을 '더블에지 청소기 헤드'라 부른다. 헤드의 위, 아래에 진공 흡입구가 부스러기와 먼지를 빨아들이고 가운데의 청소패드가 바닥을 닦는다. 청소기를 한 번 '슥' 미는 것만으로 진공 청소와 물걸레질을 모두 끝낼 수 있다. 이 청소패드는 표준 규격을 따르므로 3M 등의 제품과 혼용 가능하다.
이 제품은 다이슨 무선 청소기의 특징대로 무거운 몸통 부분이 손잡이 부분에 달려 있다. 보통 다른 무선 청소기는 흡입구 부분에 모터, 배터리, 먼지통 등이 몰려 있어 사용 시 안정적이긴 해도 제품을 들어 천장, 옷장 위 등 높은 부분을 청소하긴 어렵다. 하드 DC57은 하중이 실리는 부분이 손잡이 가까운 곳에 있어 가구 윗부분도 손쉽게 청소할 수 있다. 직접 청소기를 들어보니 디자인적 특성 때문인지 2.15kg의 무게에도 별로 부담스럽지 않았다.
헤드 부분의 청소봉을 분리해 기본 제공되는 크레비스 툴, 콤비네이션 툴 등을 장착하면 구석진 곳, 소파 사이 등의 먼지도 더 수월하게 청소할 수 있다. 충전을 위한 도킹 스테이션은 벽걸이형이며, 이곳에 청소기 본체, 크레비스 툴, 콤비네이션 툴을 꽂아 보관할 수 있다.
하드 DC57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사용 시간이 길어져도 흡입력이 일정하다. 다이슨은 이 제품의 작동 시간이 15분(파워모드 작동 시 6분)이라 밝혔다. 충전은 3.5시간 소요된다. 국내 소비자는 올 연말쯤 하드 DC57을 만나볼 수 있겠다. 색상은 블루&화이트 1종이고, 가격은 70만 원대로 예상된다.
날개 없는 냉온풍기
냉온풍기라기 보단 스피커 같은 디자인이다. AM05를 처음 봤을 때 이 제품이 냉온풍기인 줄 알아차릴 사람은 많이 없을 듯싶다. 모던한 디자인 덕에 여름/겨울이 지나도 창고행을 모면하겠다.
AM05는 선풍기와 온풍기 기능을 하나로 합친 제품이다. 제품 하나로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날 수 있다. 구동 원리는 간단하다. 제품 아랫부분에서 공기를 빨아들인 후 이를 증폭시켜 밖으로 내보낸다. 초당 빨아들이는 공기는 약 28리터. 다이슨의 에어멀티플라이어 기술이 제품에 녹아있다.
제품을 빠져나가는 공기 온도는 0도부터 37도까지 1도 단위로 맞출 수 있다. 공기를 데우는 세라믹 스톤은 최대 200도까지 뜨거워지는데 이는 온도가 높긴 해도 먼지까지 태우는 수준은 아니다. 덕분에 온풍기 사용 시 특유의 먼지 타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제품 스스로 설정 온도에 맞춰 온풍을 내보내므로 대기 모드에서는 1W 이하의 전력을 소모한다.
AM05는 날개가 없어 좋은 점이 많다. 일단 먼지가 낀 날개를 일일이 분리해 청소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아이나 애완동물이 장난치다 날개에 손이나 발이 끼일 염려도 없다. 여러모로 날개는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낫다. 참고로 다이슨이 안전 면에서 신경 쓴 기능이 또 있다. 아이나 애완동물이 마구 뛰어다니다가 AM05를 건드려 넘어뜨렸을 때, 제품의 전원이 꺼지는 기능이다. 너무 활발한 가족 구성원을 둔 사용자라면 반길만하다.
이 제품은 작년에 출시한 AM04을 전반적으로 계승했다. 다만, 아무래도 신제품이므로 AM04보다 성능이 향상되어 공기 흡입력이 24%, 모터 회전 속도가 33% 증가했다. 오는 11월 출시 예정이며, 색상은 아이언&블루, 소프터 터치 블랙&니켈, 니켈&니켈 3종이다. 가격은 니켈&니켈 제품이 84만 8,000원이고 그 외 색상은 79만 8,000원이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다이슨 Trevor Brickman 디자인 엔지니어가 이 날 행사의 진행을 맡았다. 그는 기자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종종 제품을 들고 수 초간 자세를 취해 주었다. 행사 중간에 제품 시연을 위해 행사장을 직접 청소하는 열의도 보였다.
많은 사람이 궁금해할 다이슨과 삼성전자의 청소기 특허 분쟁에 관해서는 아쉽게도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다이슨 본사 관계자들이 이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 그들은 영국에서 진행 중인 특허 소송의 결과가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만 귀띔했다. 다이슨은 올 8월 삼성전자의 청소기 '모션싱크'가 자사의 조정 기술을 침해했다며 영국 고등 법원에 특허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