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통신] 7월 셋째 주 - SSD 춘추전국시대

강일용 zero@itdonga.com

프로세서(CPU), 그래픽 프로세서(GPU), 메모리(RAM), 하드 드라이브(저장장치), 메인보드(마더보드), 마지막으로 파워(전원공급장치). 여섯 가지 PC 기본 구성은 20년 가까이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하드 드라이브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무서운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며 저장장치의 세대교체를 천명하고 나섰다.

하드 드라이브에서 SSD로 교체하면 윈도 부팅 속도뿐만 아니라 일반 응용 프로그램 실행 속도 및 반응 속도도 한층 빨라진다. 처음에는 별다른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반대는 확연히 느껴진다. SSD에 익숙해지면, 하드 디스크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한다.

현재 SSD 업계의 양강은 삼성전자와 인텔이다. 한데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대만의 중견 기업 역시 SSD를 생산하며 틈새시장을 공략 중이다. 시중에서 절찬리에 판매 중인 SSD를 한데 모아봤다.

플렉스터 M5S 시리즈

중견 SSD 업체 가운데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제품은 단연 플렉스터 M5S 시리즈다. 플렉스터 M5S 시리즈는 속도보다 안정성에 더 치중한 제품이다. SSD의 속도는 충분히 빠르기에 데이터 기록 도중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다. 1세대 SSD 또는 특정 SSD는 오랜 시간 사용하면 데이터가 기록되지 않거나, SSD가 정지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플렉스터 M5S 시리즈는 이러한 현상이 적다.

플렉스터 M5S 시리즈
플렉스터 M5S 시리즈

메모리와 함께 SSD의 2대 요소인 콘트롤러도 제법 신경썼다. 마벨 88SS9174 콘트롤러를 통해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돕는다. 플렉스터 M5S의 메모리는 마이크론이 제작했다. 또, 주목할만한 기능이 TRIM이다. TRIM은 먼저 데이터의 흔적을 지우고 그 위에 데이터를 덧씌우는 기존 기록방식과 달리 먼저 빈공간에 데이터를 기록하고, 추후 사용하지 않을 때 데이터의 흔적을 지우는 방식이다. 한층 빠르고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다. 가격은 128GB 모델 기준 12만 5,900원이다.

도시바 Q 시리즈

SSD하면 도시바도 빼놓을 수 없다. 도시바의 Q 시리즈 SSD는 TLC 메모리 또는 다른 곳에서 공급받은 MLC 메모리를 사용하는 타사 보급형 SSD와 달리 도시바가 직접 제작한 MLC 메모리를 사용한다. MLC 메모리는 TLC 메모리보다 수명이 길고, 속도도 빠르며, 안정성도 뛰어나다. 다만 생산단가가 높아 MLC 메모리를 택한 제품은 TLC 메모리를 택한 제품보다 비싼 편이다.

도시바 Q 시리즈
도시바 Q 시리즈

속도도 Q 시리즈의 강점이다. 읽기속도 529MB/s, 쓰기속도 488MB/s로 비슷한 가격대 타사 제품보다 빠른 편이다. 트림 등 최신 기술도 모두 적용돼 있다. 콘트롤러도 도시바가 직접 제작했다. 가격은 128GB 모델 기준 12만 9,800원이다.

ADATA SP900 시리즈

ADATA SP900은 정직한 용량이 장점이다. 다른 회사의 경우 120GB라고 써놓고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110~112GB인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SP900은 119GB까지 사용할 수 있다. 표시 용량과 운영체제 인식 용량이 거의 동일하다. 가뜩이나 부족한 SSD 저장공간을 감안하면, 경제적으로 좋은 선택이다.

ADATA SP900 시리즈
ADATA SP900 시리즈

SP900의 콘트롤러는 샌드포스 SF-2281이다. 과거 샌드포스 콘트롤러는 자주 고장 난다는 좋지 못한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샌드포스 SF-2281은 과거 제품의 문제점을 개선한 최신 콘트롤러다. 인텔 등 주요 SSD 제작사도 샌드포스 SF-2281을 활용하고 있다. 걱정은 접어둬도 된다. SP900의 가격은 128GB 모델 기준 13만 원이다.

피노컴 사파이어SE 시리즈

시중에서 판매 중인 128GB SSD의 가격은 12만 원 내외지만, 좀 더 저렴한 제품도 존재한다. 피노컴 사파이어SE 시리즈는 10만 원대 제품이다. 그렇다고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MLC 메모리, TRIM 등 최신 기술도 모두 지원한다. 다만 가격을 낮추고자 3.5인치 베이에 연결하게 해주는 가이드는 미포함이다. 대부분의 데스크톱 케이스는 2.5인치 베이도 갖추고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다.

피노컴 사파이어SE 시리즈
피노컴 사파이어SE 시리즈

메모리와 콘트롤러는 피슨(Phison)에서 제조한 제품을 사용한다. 조금 생소한 회사일 수도 있겠는데, 대만의 중견 메모리 업체다. 나름 괜찮은 품질의 콘트롤러를 제작한다고 알려져 있다. 사파이어SE의 가격은 120GB를 기준으로 10만 7,000원이다.

<화제의 신제품>

퓨전io ioFX 420GB

지금까지 일반 사용자들이 구매할법한 무난한 제품을 소개했지만, 이번에는 상당히 특이한 제품을 소개한다. 바로 퓨전io ioFX 420GB,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초고성능 SSD다. 일반적인 SSD는 SATA 케이블로 메인보드와 연결하지만, 퓨전io ioFX 420GB는 PCI 익스프레스 단자에 꽂는다. PCI 익스프레스 2.0(X4)의 대역폭이 SATA보다 크기 때문에 더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때문에 읽기 속도 1.4GB/s, 쓰기 속도 700MB/s에 이른다. 시중 일반 SSD를 압도하는 속도다.

퓨전io ioFX 420GB
퓨전io ioFX 420GB

용량도 비범하다. 420GB, 어지간한 하드 드라이브 못지 않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메모리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방열팬도 붙어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격이 가장 놀랍다. 298만 원. 어지간한 고성능 데스크톱, 노트북의 가격을 압도한다. 물론 용도를 생각하면 수긍되는 가격이다. 퓨전io ioFX 420GB는 4K급 초고해상도 영상 제작 및 편집, 3D 그래픽 렌더링 등을 수행하는 워크스테이션을 목표로 출시된 제품이다. 워크스테이션의 가격이 500만~1천만 원 선인 점을 감안하면 의외로 저렴한(?) 것일 지도 모르겠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취재 협조 / 컴퓨존(www.compuzone.co.kr / 1588-8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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