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가지 키워드로 보는 공기청정기 구매 요령
창문을 열어두니 그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비가 싫더라. 그렇다고 들어오는 비를 막자니 환기가 되지 않아 실내 공기가 답답할 뿐이다. 이런 탓에 학업 집중도도 낮아져 학습/업무 효율성도 떨어지는 것만 같다. 만약 당신도 이 같은 생각을 했다면 공기청정기로 걱정 한시름 덜어내는 것은 어떨까. 최근 미세 먼지를 99.97% 이상 잡아낸다는 공기청정기가 출시되면서 실내 공기청정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많아졌다. 세균이나 악취 등을 걸러내는 공기청정기가 건강에 도움된다고 하니 이 참에 사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그런데 가만, 막상 구매하려니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다. 제품의 효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도 없으니 난감하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출시된 제품끼리 비교해 구매하자니 그 범위를 가늠하기도 여간 어렵다. 그렇다면 딱 여섯 가지 키워드만 체크하면 된다. '표준사용면적'과 '탈취효율', '소음',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 '가격 및 유지/관리비용', '보유기능' 등이다.
표준사용면적
공기청정기를 구매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항목은 표준사용면적이다. 현재 표준사용면적에 대한 공인된 기준은 없다. 다만 한국소비자원은 사용 공간의 130% 정도를 적정 용량으로 기준으로 하고 있다.
표준사용면적은 '미세먼지를 얼마나 제거할 수 있느냐'를 나타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쉽게 말해 100개의 먼지가 있다고 가정할 때, A 제품이 50개를 제거할 수 있고 B 제품은 60개를 제거할 수 있다면 B 제품이 표준사용면적이 큰 것이다. 표준사용면적이 작을 경우 공기청정 효과가 떨어진다. 이럴 때 동일한 효과를 내려면 더 오랫동안 공기청정기를 가동해야 하는데, 이는 에너지소비효율 측면에서 비효율적인 일이니 사용 면적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탈취효율
두 번째 키워드인 탈취효율은 말 그대로 악취를 제거하는 정도다. 생활 악취 3대 요소는 암모니아와 아세트알데히드, 초산 등인데 이를 얼마나 탈취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직접 제품만 보고 탈취효율 정도를 알 수는 없다. 다만 '에너지 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관련 정보를 열람할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한국소비자원 기계전기팀원 임상욱 조사관은 "제품은 시험과정을 거쳐 해당 성적이 에너지관리공단에 공시된다"며, "표준사용면적이나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등을 우선으로 살펴본 뒤 홈페이지에 제품명을 검색해 탈취효율 등의 정보를 비교해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직접 에너지 관리공단에서 제품 성적서를 열람해봤다. 먼저 에너지관리공간 홈페이지(http://www.kemco.or.kr/)에 접속한 뒤 홈페이지 하단에 마련된 '효율/자금' 메뉴 중 '효율관리제도'를 눌러 해당 페이지로 이동한다. 별도로 마련된 효율관리제도 페이지에서 '제품신고 및 검색'의 '효율등급제도' 메뉴를 선택한다. 이곳에서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의 모든 신고제품을 검색할 수 있는데, 제품별로 에너지소비효율등급과 소비전력량, 용량, 이산화탄소배출량, 연간에너지비용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자가 사용하고 있는 공기청정기인 C사의 한 제품은 표준사용면적 33.2에 탈취효율이 84%, 대기전력이 0.5 등으로 나타났다.
소음,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보유기능
소비자가 제품 구매 현장에서 직접 비교할 수 있는 항목도 있다. 소음이나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보유기능 등이다. 오랜 시간 켜두는 가전제품인 만큼 소음이나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은 빠져서는 안 될 비교항목이다. 소음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직접 가동해 보고 비교해 구매해야 한다. 또한,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은 될 수 있으면 1등급인 제품으로 선택해야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바람량이나 운전모드 등을 탑재한 제품인지 살펴본다. 최근에는 가습이나 제습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 다수 출시됐으니 탑재 여부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지/관리 비용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 유지/관리 비용이다. 공기청정기는 필터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유지/관리비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제품이나 제조사마다 유지/관리 비용이 제각각이다 보니 이를 비교해 보고 구매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에 따르면, 다양한 제조사/제품을 비교 분석한 결과 필터교체 비용과 에너지 비용 등 연간 유지/관리 비용이 최저 8만 8,000원에서 최고 52만 2,000원으로 나타나는 등 최대 5.9배 차이가 난다. 그러니 무조건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했다고 해서 좋아할 일은 아니다. 어쩌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될 수 있으니 현명하게 알아보고 선택해야겠다.
글 / IT동아 양호연(yhy420@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