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카메라로 범죄를 '미리' 안다
지금 자신이 있는 건물의 곳곳을 한 번 떠올려보라. 출입문 앞, 주차장, 복도, 사무실 구석, 건물 밖 길거리 등. 요즘은 감시 카메라(CCTV)가 없는 곳이 없다. 이제 감시 카메라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 테러 같은 대테러부터 가게에 들어온 좀도둑까지 수많은 범죄를 해결해주는 존재가 됐다. 그 영상이 범죄의 중요한 증거가 될 뿐 아니라 존재 자체만으로도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진보된 감시 카메라 솔루션이 각광받고 있다. 세계적인 감시 카메라 솔루션 기업 엑시스커뮤니케이션즈(AXIS, 이하 엑시스)의 레이 모릿슨(Ray Mauritsson) 대표가 감시 카메라의 트렌드와 자사의 업그레이드 된 네트워크 감시 카메라 솔루션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2013년 7월 4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이번 미디어 데이에 레이 모릿슨 대표를 비롯해 엑시스 팬 룩(Fan Look) 북아시아 부지사장, 엑시스 제시카 챙(Jessica Chang) 코리아 지사장 등이 참석했다.
감시 카메라… 범죄를 미리 안다
그동안 감시 카메라는 범죄 발생 후 범인과 증거를 찾아내는 '사후적'인 용도로 많이 쓰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진화된 솔루션 덕에 감시 카메라가 범죄를 '사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여기 카메라기 있으니 물건을 훔치지 말아야지'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예를 들어, 은행 ATM 기계 앞에 평소와는 달리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된다면 감시 카메라가 이를 인식해 관리자에게 보고하는 방식 등이다. 이로써 ATM 기계에 범죄자가 미리 장치 등을 장착하는 것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이러한 감시 카메라의 진화는 엑시스의 개방형 플랫폼 덕에 이뤄질 수 있다. 마치 아이폰 카메라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처럼 감시 카메라의 기능을 활용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가능해지는 것.
'네트워크 카메라'의 시대
더불어 엑시스는 시장 선도자적 입장에서 감시 카메라의 트렌드를 소개했다. 앞으로 아날로그 방식의 감시 카메라는 네트워크 카메라로 서서히 대체되고, 이와 함께 감시 카메라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아날로그 감시 카메라는 비디오 테이프 등의 물리적 저장 장치에 촬영 영상을 저장한다. 자연히 영상의 저장, 편집, 관리 등에 손이 많이 간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해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것이 '네트워크 카메라' 방식이다. 네트워크 카메라는 (이름 그대로) 디지털 방식으로 촬영한 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저장해 관리한다. 네트워크 카메라는 각 카메라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서버 등에 영상을 저장하므로 영상의 확인, 관리 등이 아날로그 방식보다 훨씬 편리하다. 또한, 인터넷을 이용해 여러 대의 감시 카메라를 통합 관리하기도 좋다.
시장 상황도 이런 추세를 반영해 점차 아날로그 카메라의 자리를 네트워크 카메라가 차지하는 추세다. 다만, 이미 아날로그 카메라에 든 설치비와 새로 네트워크 카메라를 증설함에 따라 드는 비용 때문에 변화의 속도는 점진적인 편이다.
급격한 도시화와 사회 인프라의 건설 등도 감시 카메라 시장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체 감시카메라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13%, 네트워크 카메라의 성장률은 22%다. 시장 규모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감시 카메라 시장 규모는 약 14조 5,000억 원에서 오는 2017년에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약 26조 6,000억 원에 이르리라고 예상된다(출처: IHS Research 2013).
아직은 B2B 시장에 주력
엑시스 코리아는 정부/제조 분야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국내 여러 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강서구, 종로구, 관악구 등 정부 기관의 통합 관제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아쉽게도 엑시스는 직접 소비자를 상대로 한 사업 분야에는 관심이 적은 편. 레이 모릿슨 대표는 "엑시스가 최고인 분야에서 기술 및 역량을 지속 개발할 것이다.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연계 서비스 등은 그 통합이 필요하다고 판단됐을 때 다른 파트너 사와 함께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엑시스 미디어데이 행사는 비교적 '단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재밌게도 이날 참석한 엑시스 관계자들 모두 키가 무척 컸다. 특히 레이 모릿슨 대표는 한 눈에 봐도 185cm는 넘어 보였다. 한 관계자는 그가 스웨덴 출신이라 아무래도 '풍채'가 좋다고 전했다. 우스갯소리로 "채용 시 키를 보고 뽑았냐"고 했더니 "의도한 것이 아니었는데 우연히 모두 키가 크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국 시장이 비교적 작다 보니 레이 모릿슨 대표 등이 세세한 한국 사정은 많이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다행히 행사 후반 부에 '등장'한 한국 지사 실무 담당자가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현재 한국 지사에 근무하는 인원은 총 10명으로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그래도 아직 한국 지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업체 관계자는 "파나소닉, 보쉬, 펠코 등이 아시아 시장을 거의 지배하다 보니 엑시스의 진출이 조금 늦었다"며, "앞으로 한국에서 엑시스의 활약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