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터? 이건 뭐지?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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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 사이트 뉴스 중 IT 분야를 보다 보면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단어가 있다.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 새로 나온 컴퓨터 이름인지 아님 신장 개업한 IT 회사 이름인지 몰라도, 2009년 대만에서 열렸던 컴퓨텍스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은 많은 참가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다들 알고 있는데 나만 모르고 있는 것 같은 '클라우드 컴퓨팅', 이게 과연 무슨 의미일까?

영문 그대로 의미를 따져보자면, 클라우드 (cloud)는 '구름' , 컴퓨팅 (computing)은 '컴퓨터 사용'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즉 구름 속에 가려진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의미라 하겠다. 정확히 말하면 각종 IT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 또는 컴퓨터 등이 모두 한 곳에 '구름'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으며, 우리 같은 최종 사용자는 이에 대한 어떠한 지식이나 정보를 습득하지 않고도 그냥 편안하게 '컴퓨팅'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여기서 '구름'은 또한 '인터넷'을 의미하기도 한다. 네트워크 관계 직종에서는 인터넷 또는 WAN 구간을 '구름'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간단한 예를 들면 이렇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e-메일은 일반적으로 네이버나 다음 등과 같은 대형 포털 사이트를 통해 송수신한다. 이때 우리는 해당 포털 사이트의 메일 서버나 메일 서비스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 별도의 프로그램도 설치할 필요 없다. 그냥 유용하게 사용하면 그만일 뿐.

즉 이렇게 모든 시스템과 서비스가 '구름' 안에 배치돼 있고, 사용자는 인터넷을 통해 편리하게 사용할 뿐이다. 이때 모든 메일 데이터는 사용자 컴퓨터가 아닌 '구름' 안에 있는 메일 서버에 저장된다. 웹 서핑을 하든 e-메일을 사용하든 온라인 게임을 하든, 우리는 서비스 제공자의 시스템 인프라에 대해 알 필요가 없다

한 가지 예로, 네이버라는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블로그 포스트를 작성하는 '네이버 스마트 에디터' 같은 편집기를 들 수 있다. 이러한 편집기를 사용할 경우, 카페나 블로그에서 새 글을 작성하기 위해 사용자가 따로 선행해야 할 작업이 없다. 워드 프로그램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글꼴을 바꿀 수 있고 색깔도 입힐 수 있다. 문단도 고정하고 간단한 표도 넣을 수 있다. 글 작성과 관련된 편집 서비스와 관련 프로그램이 해당 포털 사이트에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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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스마트 에디터 같은 서비스도 '클라우드 컴퓨팅'에 포함된다

이와 비슷하게 그동안 우리가 사용하던 MS 워드나 아래아한글 같은 문서 작성 프로그램도 컴퓨터 설치 형태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온라인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기도 하다. 씽크프리 와 같은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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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문서 작성 프로그램이 없이도 웹 브라우저만으로도 문서를 열람, 확인 가능하다. 이도 '클라우드 컴퓨팅'에 속한다

이렇게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서비스' 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 즉 SaaS (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는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하나의 중요한 개념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는 웹 브라우저 하나만 있으면 워드 작업, e-메일 송수신, 그래픽/동영상 편집 작업, 온라인 게임 등 대부분의 컴퓨터 작업을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다. 사용자 컴퓨터에 특정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도, 그에 대한 기술적 정보를 습득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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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의미는 참 간단하다

기업 측면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은 여러 가지 이점을 가져다 준다. 우선 다양한 기업용 IT 솔루션과 하드웨어 시스템을 구비할 필요가 없어 전체 비용 절감시간 단축 이라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또 여러 기업이 동일한 솔루션을 사용하기에 도입 및 유지 비용이 줄어들며 , 이와 함께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구성할 필요도 없어서 인건비 절감 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장애가 발생해도 해당 시스템에서 한번만 처리하면 되기에 복구 시간도 단축 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양한 장점을 부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최근 들어 굴지의 IT 기업들이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보안' 이라 하겠다. 기업의 경우, 솔루션 하나를 여러 기업이 공용으로 사용하다 보니 아무래도 전반적인 보안성이 결여 될 수밖에 없다. 또한 기업의 모든 데이터가 구름 안에 한데 모여 있으니 안정성 문제도 지적될 수 있다.

다음으로 프로그램의 품질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앞서 카페나 블로그 등의 온라인 편집기를 언급한 바 있다. 별도의 프로그램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본격적인 문서 작성 프로그램에 비해서는 품질이나 기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물론 가장 기본적인 기능과 성능만 필요한 환경이라면 모를까, 그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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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마트 에디터와 MS 워드. 용도와 환경에 따라 일장일단이 있다

그리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기에 인터넷이 안 된다면, 다시 말해 연결이 끊긴다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이렇게 되면 개인이나 특히 기업의 모든 것이 인터넷 라인 하나에 매달려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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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클라우드 컴퓨팅이 확산되면 그만큼 거대 IT 기업의 몸집만 불어나는 결과 가 나올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갈 것이기에, 거대 IT 기업간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며 이에 따라 최종 승리자만이 거대 공룡 IT 기업 으로 존속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으로 인해 막대한 타격을 받을 거대 IT 기업도 존재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사다. 네이버 '스마트 에디터'처럼, 실제로 운영체계와 웹 브라우저, 문서 작성 프로그램 등을 개발, 판매하던 방식이 클라우드 형태의 온라인 방식으로 넘어가면 그만큼 판매고에 엄청난 손해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문서 작성 프로그램뿐 아니라 운영체계까지도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 서비스로 제공되게 된다면 이들의 더욱 더 심각해질 것이다.

이처럼 클라우드 컴퓨팅은 분명 누구에게나 미래 IT의 청사진 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에 따라 보완/수정돼야 할 부분도 많다. 물론 아직은 개념 도입 초기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발전시켜 나간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IT 패러다임을 가져올 혁신적인 기술임은 분명하다.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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