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서평] 혁신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서 나온다
에릭 슈미트/구글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키워낸 경영의 귀재
저자: 강병준, 류현정
출판사: 토네이도
분량: 288페이지
출간일: 2011년 3월 21일
가격: 종이책 1만 1,100원 전자책 1만 500원
우리가 생각하는 '구글(Google)'은 처음부터 성공 신화를 이룬 기업이 아니었다. 창업 이후 3년 동안 단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한 신생 기업에 불과했다. 그러다 에릭 슈미트가 최고경영자(CEO)로 합류하면서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구글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최고경영자가 바뀐 이후 그 흔한 성장통도 겪지 않은 채 지금까지 매년 20% 이상의 매출과 순이익을 내고 있다.
죽느냐 사느냐를 걱정하던 구글이 이렇게 하루 아침에 거대 기업으로 변화한 데는 에릭 슈미트의 철학이 한 몫 했다. 그 철학은 바로 혁신은 기술이 아닌 사람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에릭 슈미트의 말 '지금 당장 당신의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끄고 진정으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라'에 그 철학이 잘 담겨 있다. 정작 구글을 세운 것은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지만 구글의 성공을 이끈 건 바로 에릭 슈미트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병준, 류현정 저 '에릭 슈미트(구글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키워낸 경영의 귀재)'는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와 비교해 우리에게 다소 낯선 인물인 에릭 슈미트의 발자취를 정리한다. 에릭 슈미트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같은 조건에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라며 중소 기업의 성장을 앞에서 이끌고 뒤에서 돕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썬마이크로시스템의 최고기술경영자로서 자바(Java) 개발을 주도하고, 리눅스 업체 노벨의 최고경영자로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막는데 힘 썼다. 이후 IT 버블 붕괴로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던 90년 대 말, 주변의 만류에도 구글에 합류해 초고속으로 성공 신화를 써내려 갔다. 에릭 슈미트는 지금까지도 중소기업에 혜택이 아닌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상황만 제공하면, 그들이 알아서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세상을 바꾸리라고 장담한다.
에릭 슈미트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화려한 언변으로 대중을 사로잡는 인물은 아니다. 엔지니어의 시선으로 프로젝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완벽한 전략을 구상할 줄 아는 인물이다. 그렇다고 잭 웰치처럼 강한 카리스마로 조직을 장악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한 발 뒤에 물러서 조직원들 뒤를 따라다니며 필요할 때 힘을 실어주는 자신만의 '그림자 리더십(Shadow leadership)'으로 오늘의 구글을 만들어냈다.
이 책은 에릭 슈미트가 구글에 합류하기 전, 합류 후, 그리고 현재까지의 그의 경영 철학을 다루는 단순한 경영 이론서는 아니다. 경영 기술보다 감성을 강조하는 에릭 슈미트의 이야기는 앞으로 기업을 이끌어 갈 경영자뿐 아니라 앞만 보고 달리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점검하는 나침반의 역할을 한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지금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점검하라고 조언한다.
구글의 최고경영자 교체설에 언론은 물론 실리콘밸리의 투자가들 역시 술렁였을 정도로 에릭 슈미트는 실리콘밸리가 인정하는 최고 전략가다. 'IT 시장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투자를 원한다면 에릭 슈미트가 있는 혁신적인 구글에 투자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에릭 슈미트의 힘은 막강하다. 현재 에릭 슈미트는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나 회장 자리에 있는 상태다.
에릭 슈미트에 대한 평가 또는 관점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을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에릭 슈미트라는 인물 자체보다 구글과 구글 속 에릭 슈미트의 이야기가 더 많기 때문.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에릭 슈미트보단 구글을 성공적으로 이끈 최고경영자 에릭 슈미트로 이해하고 읽는 것이 좋겠다.
강병준, 류현정 저 '에릭슈미트'는 리디북스에서 1만 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글 / IT동아 윤리연(yoolii@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