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통화, 문자 시대는 가라. 데이터 시대가 왔다
"눝. 눝. 누눝. 눝."
얼마 전까지 "빠름~ 빠름~ 빠름~ LTE WARP olleh"를 흥얼거리고 다니던 10살 아들이 요즘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무슨 노래인지 알고 부르지는 않으리라. 10살 아들이 지금 부르고 있는 노래가 KT, SK텔레콤 CM송인지 알게 무언가. 그저 자주 들리니 흥얼거리고 다닐 테다(가만 생각하니 LG유플러스 CM송은 부른 적이…). 실제로 최근 SK텔레콤의 새로운 LTE 광고 '눝'은 꽤 자주 들린다.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SK텔레콤이 시작한 신규 LTE 캠페인 'LTE 무한능력, 눝'의 시작은 지난 3월 18일부터다. 게릴라 포스터, 버스 광고 등 티저 활동을 시작한 데 이어, TV 광고 '로고플레이편', '테트리스편', '스피커편' 등을 통해 LTE 글자가 눝이 되는 과정을 알리고 있다. 그리고 최근 여기에 데이터를 나누고, 만드는 등의 '재미'를 더했다. 소녀시대 윤아가 도서관에서 벌떡 일어나 스마트폰을 쥐고 돌리거나, f(x) 설리가 손가락으로 열심히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한다. 이처럼 주어진 미션을 완수하면 '눝 포인트'를 받을 수 있고, 이 포인트를 데이터로 바꿀 수 있다. '데이터'를 '놀이'로 만든 셈.
이 같은 SK텔레콤의 홍보 전략은 앞으로 다가올 데이터 시대를 암시한다. 비단 SK텔레콤만이 아니다. KT, LG유플러스 등도 중심을 데이터로 옮기고 있다. 음성통화와 문자? 앞으로는 모든 것이 데이터인 시대다.
이통 3사 망내외 무제한 음성통화 선언
지난 4월 11일, LG유플러스는 '통신요금 폭탄 완전 해방' 선언 이라는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해당 보도자료는 자사 가입자 간 무제한 음성 및 문자를 제공하며, 타 이통사라도 요금제별로 무제한 음성통화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무한자유 69요금제(요금할인 시 5만 1,000원)부터 망내는 물론 망외 음성통화, 문자를 무제한 제공한다. 무한자유 124는 매월 2만 5,000원의 할인을 받아 월 9만 9,000원에 유/무선 음성, 문자와 함께 데이터로 무제한 제공한다.
지난 4월 18일, KT도 망내외 유무선 음성 및 문자 통화를 무제한 제공하는 '유선무선 완전무한 요금제'를 22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31일까지 LTE 가입자에게 한시적으로 적용할 예정으로, 67, 77, 97, 129 등 총 4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당 요금제 모두 무제한 음성통화를 유무선 확대 적용하고, 망내외 구분 없이 제공한다. KT는 유선무선 완전무한 요금제 출시 4일만에 10만 1,000명이 가입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4월 30일, SK텔레콤도 두 이통사가 실시한 망내외 유무선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를 선보였다. 기존 망내 음성 무제한 혜택을 담은 'T끼리 요금제'를 확대한 것. 이에 따라 T끼리 요금제 75, 85, 100 가입자는 4월 30일부터 타 이통사 가입자와 무제한 음성통화를 할 수 있으며, 85, 100 가입자는 무선뿐만 아니라 유선 전화도 망내외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기존 망내 무제한 요금제와 구분하기 위해 '전국민 무한 요금제'로 명명했다.
더 이상 음성통화, 문자는 중요치 않다
LTE 상용화 이후 알게 모르게 국내 이통 3사는 음성통화, 문자 중심의 요금제가 아닌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이통사도 마찬가지. 사실 자연스러운 변화다. LTE는 3G 이동통신과 달리 All IP 기반 기술이다. 애초에 데이터 전송속도를 우선 순위에 두고 개발한 기술이다. 이미 사람들은 문자 대신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더 많이 사용한다. 또한, 이통사 간 협의가 끝나면 음성통화를 대체하는 VoLTE 서비스도 시작한다. 앞으로 요금 고지서에 지난달 사용한 음성통화 몇 분, 문자 몇 건 등의 내용은 사라지고, 사용 데이터량만 표시될 수도 있다.
이통사도 달라지고 있다. 유선 인터넷 속도보다 빠른 이동통신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등장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이통사는 더 이상 지금까지의 이통사 모습을 버리고 있다.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를 더해 탈 이통사로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개인 맞춤형 건강 정보를 알려주는 스마트 헬스케어, 자동차에 이동통신 기술을 더한 스마트카, 냉장고, 세탁기 등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가전 등이 대표적이다. 이른바 융복합 시대다.
구글 글라스, 애플 아이워치, 삼성 갤럭시 워치 등 입는 PC가 등장할 것이라는 소식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LTE의 뒤를 이어 진정한 4G로 불리는 LTE-Advanced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데이터 시대로의 변화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이론적으로 LTE-A는 이동 시 100Mbps, 정지 시 1Gbps 전송속도를 보장한다. 마치 초고속 인터넷을 들고 다니는 것과 같다.
더 이상 음성통화, 문자는 중요치 않다. 아니, 말을 바꾸자. 음성통화, 문자는 데이터 속에 있는 것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