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노트, 카카오와 손잡고 국내 시장 공략
기록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전문 기업 에버노트(Evernote)가 중소기업용 솔루션 '에버노트 비즈니스(Evernote Business)'의 국내 출시를 발표하고, 카카오 등 국내 기업과 제휴를 맺고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고 5월 1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이날 에버노트가 발표한 소식은 총 4가지다. 첫 번째는 에버노트 비즈니스 국내 출시, 두 번째는 에버노트 푸드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다. 세 번째는 한국 스타트업에 실리콘밸리 탐방 기회를 제공하는 것, 네 번째는 카카오톡 채팅플러스 서비스 제휴다.
우리 회사 업무를 스마트하게, 에버노트 비즈니스
에버노트 비즈니스는 회사 직원들이 정보와 아이디어를 축적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중소기업용 솔루션이다. 기본 에버노트 기능에 업무 관련 정보 수집, 검색 및 공유 기능을 강화했다. 핵심 기능은 '비즈니스 노트북'과 '비즈니스 라이브러리'다. 비즈니스 노트북은 업무 관련 내용을 기록하고 모아둔 일종의 노트이며, 비즈니스 라이브러리는 비즈니스 노트북을 다른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일종의 공용 사물함과 유사하다.
에버노트 비즈니스를 이용하면 직원들 간 협업을 도모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사용자는 개인 노트북과 비즈니스 노트북을 통해 개인 자료와 업무 관련 문서를 별도로 관리할 수 있다. 기업은 직원이 수집한 정보가 담긴 비즈니스 노트북을 비즈니스 라이브러리에 저장해, 자료가 필요한 다른 직원들과 공유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에버노트 푸드, 이제 안드로이드도 된다
에버노트는 음식에 대한 모든 경험을 기록하는 에버노트 연동 앱 '에버노트 푸드(Evernote Food)'의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했다. 에버노트 푸드는 맛집 정보나 사진, 좋아하는 음식, 직접 요리한 음식과 레시피 등을 효율적으로 기록하는 에버노트 연동 앱이다. 그 동안 iOS 버전만 있었지만 이제 안드로이드 버전도 나왔다. 에버노트는 한국 음식 및 레시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국내 레시피 사이트 '리미'와 제휴했다고 밝혔다.
한국 스타트업 기업, 실리콘밸리 탐방 간다
에버노트는 에버노트 데브컵(에버노트와 연동되는 우수 앱을 개발하는 대회)에 참여하는 국내 스타트업 기업 중 6곳을 선정해, 실리콘밸리에 초청하는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선발된 기업은 약 1개월 간 에버노트와 실리콘밸리 기업들로부터 멘토링 및 현장 체험을 받을 수 있다. 모든 제반 비용은 에버노트가 부담한다.
에버노트 필 리빈(Phil Libin) CEO는 "최근 한국 스타트업 기업들 중 뛰어난 성과나 혁신을 발휘하는 기업들이 많다. 한국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에 작게나마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에버노트, 카카오톡 채팅플러스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 에버노트는 카카오와 제휴 조인식을 거행했다. 에버노트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카카오톡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고, 카카오가 약 3년 간 빠르게 성장했다는 점에 주목해 이번 제휴를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를 통해, 약 3~4개월 후면 카카오톡 채팅플러스에서 에버노트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에버노트와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대화한 내용을 에버노트에 저장하고, 에버노트 사용자들이 쉽고 빠르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의 플랫폼과 연동할 계획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현재 논의 중이다.
필 리빈 CEO는 "에버노트는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 기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카카오는 한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짚었고 혁신을 보여줬다. 양사가 협력한다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는 "서비스 철학이나 회사 문화에 있어 카카오와 에버노트의 공통점이 많다고 느꼈다. 에버노트와 같은 유틸리티 앱이 카카오 게임만큼 인기를 끌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이날 필 리빈 CEO는 혁신적인 스타트업 기업이 나오려면 3가지 요건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로 훌륭한 엔지니어나 디자이너들을 배출하는 교육 기관이나 대학이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둘째로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는 투자 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 셋째로 블로거나 기자 등 기업가 정신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조력자들이 많아야 한다.
필 리빈 CEO는 한국은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대기업 위주였지만 약 2~3년 전부터는 기업가 정신이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며 국내에도 스타트업 기업이 늘어났으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본 기자는 국내에서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는 인프라나 사회적 인식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에버노트가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을 초청해 실리콘밸리 탐방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정부조차 적극 나서지 못한 일을 오히려 외국계 기업이 선뜻 시도했기 때문이다. 향후에는 정부 부처나 국내 대기업도 혁신을 창조하는 스타트업 기업 발굴 및 지원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