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을 점령하고 PC에 진출, 카카오톡PC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카카오가 '카카오톡PC'를 선보이며 PC용 인스턴트 메신저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카카오톡PC의 완성도는 어떨까. 직접 사용해봤다.
스마트폰용 카카오톡을 PC에 고스란히
카카오톡PC는 스마트폰용 '카카오톡'과 100% 연동된다. 카카오톡으로 보낸 메시지를 카카오톡PC에서 확인할 수 있고, 반대로 카카오톡PC로 보낸 메시지를 카카오톡에서 볼 수도 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톡PC의 사용법은 조금 다르다. 카카오톡은 전화번호부와 카카오 ID로 친구를 관리하지만, 카카오톡PC는 오직 카카오 ID로 친구를 관리한다. 즉, 카카오톡 사용자가 카카오톡PC를 사용하려면 카카오 ID를 반드시 생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스마트폰으로 카카오 ID를 생성하면 해당 스마트폰에 등록된 친구들의 연락처가 카카오 ID에 자동 등록된다. 이 ID로 카카오톡PC에 접속하면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카카오 ID를 입력한 후 카카오톡PC에 접속하면 눈에 익숙한 화면이 나타난다. 카카오톡PC의 형태는 카카오톡과 동일하다. 기존 카카오톡 사용자는 손쉽게 적응할 수 있다.
카카오톡PC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카카오톡과 동일하다. 연락처에 등록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반대로 받을 수도 있다. 주고받은 메시지는 채팅창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메시지가 도착하면 우리 귀에 익숙한 "카카오톡"이라는 음성이 흘러나오며(물론 안 나오게 할 수도 있다), 화면 오른쪽 하단에 알림 화면이 나타난다. 이 알림 화면을 마우스로 클릭하거나, 카카오톡PC를 선택하면 친구에게 답장을 보낼 수 있다.
아직 1만 명 대상의 베타테스트 중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메시지 반응 속도는 매우 빠르다. 지인이 메시지를 보내면 카카오톡PC에 곧장 나타난다. 1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다만 상대방에게 파일을 전송할 때 용량 및 종류에 제한이 있는 점은 아쉽다. jpg, png 등 이미지 파일만 최대 9MB까지전송할 수 있다. 다른 일반 파일(문서, 압축파일 등)도 전송이 불가능하다. 카카오톡으로 이미지나 연락처만 주고받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톡의 파일 전송 제한이 풀리기 전까진 어쩔 수 없을 듯하다.
스마트폰이 핵심, PC는 부가 서비스
카카오톡PC에 접속(로그인)한 상태라면 친구가 보낸 메시지는 카카오톡PC와 카카오톡에 함께 들어온다. PC와 스마트폰 어디서든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다만 알림은 PC 화면 오른쪽 하단에만 나타나고, 스마트폰에선 울리지 않는다. 카카오톡PC에 접속한 것을 사용자가 PC화면을 보고 있는 상태로 간주한 셈. 카카오톡PC에서 로그아웃하면 스마트폰 알림이 다시 울린다.
카카오톡PC로 메시지를 보내든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든 모든 메시지는 카카오톡에 반드시 저장된다. 반면 카카오톡PC엔 로그인한 기간 동안 주고받은 메시지만 남는다. 다시 말해 카카오톡이 핵심(主, Main) 서비스고, 카카오톡PC는 부가(附, Second) 서비스라는 것. 모바일을 기반으로 PC에 진출했다는 의미다.
카카오톡PC는 부가 서비스인 만큼 카카오톡의 기능이 전부 들어있지는 않다. 플러스친구, 추천친구, 게임/애플리케이션 연동, 카카오스토리 이동하기 등은 없다. 가장 핵심 기능인 메시지 주고받기만 구현한 셈이다.
보안은 합격, 다만 강제로 접속을 끊는 기능 필요
스마트폰으로 주고받은 내용을 PC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카카오톡PC는 보안이 중요하다. 보안 기능은 어떨까. 일단 카카오톡PC는 카카오 ID와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고 해도 접속이 불가능하다. 반드시 스마트폰으로 받은 '인증번호'를 입력해야 접속할 수 있다.
PC 인증형태는 '내 PC 인증'과 '1회용 인증' 두 가지다. 내 PC 인증을 할 경우 추후 해당 PC에선 인증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카카오톡PC에 접속할 수 있다(물론 카카오 ID와 비밀번호는 입력해야 한다). 1회용 인증을 받을 경우 해당 PC에선 카카오 ID와 비밀번호뿐만 아니라 인증번호까지 입력해야 접속할 수 있다. 내 PC 인증은 집과 사무실PC에서, 1회용 인증은 부득이하게 외부 PC에서 카카오톡PC에 접속할 때 사용하는 편이 바람직하겠다.
또한 카카오톡PC에 접속하면 사용자의 스마트폰으로 'PC에서 접속했다'는 알림을 보내준다. 타인이 내 PC 인증이 된 PC를 활용해 메시지를 훔쳐볼 수도 있는 만큼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카카오측의 배려다.
다만 스마트폰을 활용해 카카오톡PC의 접속을 강제로 끊을 수 있는 기능이 없는 점은 아쉽다. 사무실이나 집에 카카오톡PC를 켜두고 나오거나, 누군가가 카카오 ID를 도용하고 있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터. 아쉬운 부분이다. 이 경우 한 PC에서 카카오톡PC에 접속한 상태로 다른 PC에서 접속을 시도하면 처음 연결돼 있던 PC에선 연결이 강제로 끊기는 점을 활용하는 편이 좋겠다. 카카오 측에서 해당 기능을 빨리 추가해주길 바란다.
직접 사용해본 결과 카카오톡PC는 베타 버전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완성도가 뛰어났다. 곧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게 공개할 예정인 만큼 '네이트온' 위주의 PC용 인스턴트 메신저 시장이 한바탕 요동칠 전망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