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이 없었다?" 갤럭시S 시리즈의 꾸준한 변천사
지난 15일 공개된 '갤럭시S4'를 두고 사용자들끼리 설왕설래가 오간다. 기대 이상으로 잘 나온 제품이라는 의견부터 혁신이 없어 실망스럽다는 의견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여기에 국내외 매체마저 가세해 저마다 의견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갤럭시S4는 대체 어떤 제품일까? 전작과 무엇이 다른지 하나하나 비교해보면 사용자 개개인 나름의 답을 내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듯하다. 갤럭시S부터 갤럭시S4까지 무엇이 변했는지 살펴본다.
싱글(1)에서 옥타(8)로… 성능만큼은 당대 최고
갤럭시 시리즈 변천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프로세서 변경에 따른 성능 증가다. 갤럭시S는 ARM 코텍스 A8 기반 싱글(1)코어 프로세서 엑시노스3(1GHz)를 탑재했다. 지금이야 싱글코어는 보급형 스마트폰에나 쓰이는 것으로 인식하지만, 당시(2010년 6월 기준)에는 당대 최고수준의 성능이었다.
갤럭시S2는 듀얼(2)코어로 한층 강화됐다. ARM 코텍스 A9 기반 듀얼코어 프로세서 엑시노스4210(1.2GHz)를 탑재해 경쟁 제품을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줬다. 성능 탓에 발열도 함께 증가했지만, 이후 등장한 스마트폰 대다수가 갤럭시S2 못지않은 발열량을 보여줘 별다른 문제제기는 없었다.
갤럭시S3는 듀얼코어에서 한층 더 강화된 ARM 코텍스 A9 기반 쿼드(4)코어 프로세서 엑시노스4412(1.4GHz)를 탑재했다. 다만 최고 성능 경쟁에선 두 번째로 밀려났다. 엑시노스4412도 분명 뛰어난 프로세서지만, 퀄컴의 쿼드코어 프로세서 스냅드래곤S4프로의 성능이 조금 더 높았다.
갤럭시S4는 ARM 코텍스 A15 기반 옥타(8)코어 프로세서 엑시노스5(1.6GHz)를 탑재하면서 다시 왕좌를 되찾았다. 엑시노스5는 게임 등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할 때는 고성능 코어 4개(코텍스 A15)를, 전화나 인터넷 등 일반적인 작업을 할 때는 저전력 코어 4개(코텍스 A7)를 활용한다. 초고해상도 동영상 재생 등 극히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할 때는 8개의 코어를 동시에 활용해 작업을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쟁사의 쿼드코어, 펜타(5)코어 프로세서보다 1.5배 가까이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성능이 다른 프로세서를 연달아 이어 붙여 진정한 옥타코어 프로세서가 아니라는 논란이 일었으나, 업계에선 다른 코어의 도움 없이 하나의 작업을 완전히 처리할 수 있으면 독립된 코어로 인정한다. 엑시노스5에 들어있는 개개의 코어는 (비록 조금 느리더라도) 하나의 작업을 완전히 처리할 수 있는 만큼 엑시노스5가 옥타코어 프로세서란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화면의 진화는 눈부셔… 해상도만 5배 이상 증가
성능이 증가한 만큼 화면 해상도도 늘어났다. 화면 크기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또한 LCD가 대부분인 경쟁사의 제품과 달리 꾸준히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갤럭시S는 크기 4인치 해상도 800x480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강렬한 색감은 동영상 감상에 적절하다고(지금도 그러하다) 평가 받았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양산을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RGB 픽셀 방식대신 펜타일 서브픽셀 방식을 채택해, 웹 페이지나 전자책 등을 읽을 때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지적 받았다.
갤럭시S2는 크기 4.3인치 해상도 800x480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화면 크기만 조금 커지고 해상도는 별 변화가 없었다고 느낄 수도 있으나, 전작에서 단점으로 지적받은 펜타일 서브픽셀 방식대신 RGB 픽셀 방식을 채택해 가독성이 LCD와 대등한 수준으로 향상됐다.
갤럭시S3는 해상도를 HD(1,280x720)로 향상했고, 화면 크기 역시 4.8인치로 급격히 늘어났다. 다만 해상도를 증가시키고자 RGB 픽셀 방식에서 펜타일 서브픽셀 방식으로 돌아갔다.
갤럭시S4는 지금까지의 해상도 증가가 무색할 만큼 크게 변했다. HD를 풀HD(1,920x1,080)으로 강화했고, 화면 크기도 5인치로 조금 더 키웠다. 그렇다면 픽셀 방식은 어떨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펜타일 서브픽셀 방식이다. 다만 픽셀 배치를 네모난 형태에서 마름모꼴로 변경해 선이 거칠어 보이는 펜타일 서브픽셀의 단점을 보완했다.
화면은 커졌지만 크기와 무게는 오히려 줄어
갤럭시 시리즈의 크기와 무게는 화면이 커짐에 따라 조금씩 늘었지만, 갤럭시S4는 화면이 커졌음에도 크기와 무게는 오히려 줄었다. (가로x세로x두께, 무게) 갤럭시S 64.2 x 122.4 x 9.9mm, 118g, 갤럭시S2 66.1 x 125.3 x 8.89mm, 121g, 갤럭시S3 70.6 x 136.6 x 9.0mm, 138.5g, 갤럭시S4 69.8 x 136.6 x 7.9mm, 130g. 경량화를 위한 삼성전자의 노력이 눈에 띈다.
별차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꽤 많이 변한 카메라
이제 카메라의 변천사를 살펴보자. 갤럭시S는 5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그렇게 눈에 띄는 성능은 아니다. 게다가 플래시마저 없었다. 갤럭시S2에 이르러 남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치고 올라왔다. 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와 플래시를 탑재한 것.
갤럭시S3 역시 갤럭시S2와 마찬가지로 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다만 카메라 센서는 대폭 개선했다. 때문에 어지간한 콤팩트 카메라 못지않은 수준으로 이미지 품질이 대폭 향상됐다.
그렇다면 갤럭시S4는 어떨까. 갤럭시S4는 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샘플 사진을 확인해보면 어두운 곳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줄인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점이 있다. 카메라만 강화한 것이 아니라 촬영 관련 기능도 대거 추가한 것.
일단 1,3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와 2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를 활용해 앞과 뒤를 동시에 촬영하고 이를 합치는 '듀얼 카메라' 기능으로 촬영의 재미를 더했다. 이 기능을 통해 사진/동영상을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을 사진에 함께 담아 낼 수 있다.
사진에 촬영 당시 소리나 음성을 함께 담아주는 '사운드 앤 샷', 빠르게 움직이는 사물/인물을 연속으로 촬영해 이를 사진 한 장에 합성해주는 '드라마 샷', 촬영한 사진과 메모, 위치정보, 날씨 등 다양한 내용을 함께 담아 디지털 앨범을 만들 수 있는 '스토리 앨범', 여러 갤럭시S4를 무선으로 연결해 사용자들이 찍은 사진을 하나로 합성하는 '그룹 플레이' 등 다양한 촬영 관련 기능을 내장했다.
SW도 점점 중요시 여겨
소프트웨어의 비중은 어떨까. 갤럭시S, 갤럭시S2 시절까지는 그 노력이 미약했다. 하지만 갤럭시S3부터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드웨어 성능 증가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통한 사용자 편의 증대도 힘쓰고 있는 모양새다.
갤럭시S/S2까지는 순정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위에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터치위즈 UI(사용자 환경)를 더하는 것이 전부였다.
반면 갤럭시S3엔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사람의 눈동자를 인식해 사람의 시선이 화면을 쳐다보고 있으면 화면이 꺼지지 않는 '스마트 스테이', 동영상 감상 도중 작은 창을 띄워 동시에 두 가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팝업 플레이',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이에 반응하는 'S보이스' 등이다. 많은 사용자가 호평한 기능이다.
갤럭시S4는 기존 갤럭시S3의 기능과 함께 시선, 음성, 동작인식 기능을 탑재해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했다. 터치스크린이라는 기존 입력방식의 한계를 벗어난 셈. 사용자의 시선을 인식해 인터넷, 이메일, 전자책 등을 볼 때 제품을 기울이면 다음 페이지로 넘겨주는 '스마트 스크롤', 동영상 감상 도중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 자동으로 동영상을 정지해주고 다시 화면을 쳐다보면 재생해주는 '스마트 포즈', 손가락을 화면 위로 올리면 이메일, 사진 폴더, 동영상 등의 내용을 작은 창으로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에어 뷰', 손의 움직임을 인식해 화면을 터치하지 않아도 전화를 받고 음악을 재생하거나 웹 페이지를 스크롤할 수 있는 '에어 제스처'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이를 자동으로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번역해주거나 이메일, 문자 등 텍스트를 번역하고 이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S트랜슬레이터'라는 신기능도 추가했다. 부득이하게 운전 도중 스마트폰을 조작해야 하는 사용자를 위해 'S보이스 드라이브' 기능도 탑재했다. 이 기능은 전화 걸고 받기, 메시지 전송, 메모, 음악 재생 등을 음성만으로 조작하는 기능이다.
이처럼 갤럭시 시리즈는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변해왔다. 지금까지 갤럭시 시리즈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한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갤럭시S는 모난 곳 없이 무난한 제품이면서 동시에 언제나 경쟁사 제품보다 한발 앞선 성능과 기능을 추구했다는 것. 사용자들의 눈에 띄기보다는(혁신)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제품(개선)이라는 의미다. 향후 갤럭시S4의 후속작이 등장하더라도 이러한 전통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