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한국 시장 더 공격적으로 공략한다 'PC+' 선언
레노버가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와 마케팅을 앞으로 더 공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2013년 1월 31일, 한국레노버가 새해를 맞이해 '2013년 한국레노버 사업 계획 및 전략'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한국레노버 강용남 대표이사를 비롯해 조준구 전무, 박재룡 상무 등이 참가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내용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PC 시장이 줄고 있다? 우리는 더 발전했다
한국레노버 강용남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지난 2012년 실적을 발표했다. 그는 "태블릿PC 시장이 점점 커지며, PC 시장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작년 레노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PC 시장에서도 더 좋은 결과를 냈다"라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실제 레노버는 세계 PC 시장 규모가 6.4%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출하량은 8.2% 증가했다. 같은 기간 HP는 0.6%, 델은 21% 감소했다. 출하량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순이익 및 매출도 증가했다. 작년 12월말 끝난 3분기 결산에서 전년대비 34% 증가함 2억 490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매출액은 12% 늘어난 93억 6,00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 3분기에는 전세계 PC 시장 점유율 1위였던 HP(시장 점유율 15.5%, 가트너)를 따라잡고, 15.7%를 차지해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어서 그는 "레노버는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포춘 500개 기업에 포함되며, 전 직원 3만 명이 160개 국에서 3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제조사다. 전세계 PC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라고는 하지 않겠다. 1, 2위 자리를 차지하는 글로벌 Top2 회사다"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레노버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사실 과거에 레노버는 휴대폰 사업을 했다. 이를 매각했었는데, 최근 다시 인수했고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사업을 넓혔다. 현재 레노버의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위로 애플보다 높다"라며, "이를 두고 회사를 인수해 편하게 사업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중국 내 판매망을 만들 때, 각 지역마다 독점적인 권한의 판매자를 뒀다. 그 판매자는 레노버의 제품만을 판매해 서로 신뢰를 쌓아 나갔다"라고 말했다.
레노버가 중국 내 판매자 즉, 유통망만을 신경 쓴 것은 아니다. 사용자 의견을 모두 받아 이를 R&D 팀에게 전달해 실제 제품에 적용하고 발전시켜나가는 시스템을 접목했다. 이 방식을 전세계로 확대 적용시켜나갔고, 사용자 의견을 받아들이는 속도를 높여 이를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이는 시간을 줄였다. 그는 “이 시스템을 자리잡게 만든 것이 레노버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제품의 모양이 갑자기 변화하는 것은 혁신이 아니다. 사용자가 필요한 부분을 빠르게 적용시키는 것이 혁신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레노버의 숨은 강점이다”라고 강조했다.
PC는 기본, 이젠 PC+로 시장을 공략하겠다
강 대표는 이어서 'PC+'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PC는 과거 데스크탑부터 시작해 지금의 노트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다. 그리고 지금은 스마트폰, 스마트TV, 컨버터블PC 등 스마트 기기로 발전했다"라며, "모든 스마트 기기들은 PC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알다시피 IBM이 PC의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레노버는 이 IBM를 인수했다. 즉, 레노버가 만든 스마트폰은 휴대폰만 만들던 제조사의 스마트폰과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즉, PC+ 전략이란 PC를 바탕으로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으로 조금씩 영역을 넓혀나가겠다는 뜻이다. 이를 레노버는 'Smart Connected Device'라고 언급했다. 현장에서 PC와 태블릿PC, 스마트폰을 모두 더한 그래프를 보이며 레노버는 현재 3위 업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21.8%로 1위, 애플이 15.1%로 그 뒤를 이은 2위다. HP와 소니가 그 뒤를 이었다. 강대표가 그래프를 보며 강조한 것은 연간 성장률이다. 삼성전자가 97.6%로 가장 높지만, 2위인 애플의 38.3%보다 레노버의 60%가 높다는 것. 한번도 성장 폭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어제 실적발표가 있었는데, 레노버는 지속적인 성장하고 있다. 15분기 연속으로 전체 시장이 성장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PC+는 머리 속 상상이 아니다. 이제는 실제로 구현되어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레노버는 PC 시장 점유율을 쓰지 않을 것이다. PC와 태블릿PC, 스마트폰을 포함한 시장 점유율을 따질 것이다. 레노버는 현재 이 시장에서 3위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전략이 낯설지 않다. 같은 PC제조사였던 델과 HP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선보인 바 있다. PC를 바탕으로 했던 점도 같다. 두 업체 모두 ‘PC를 만들던 업체가 스마트 기기를 만들면 뭔가 다르다’라는 것을 어필했다. 하지만, 결국 큰 성과를 보지는 못했다. HP가 자체 개발하던 모바일 운영체제 ‘web OS’는 유명무실해졌고, 델은 아예 사업에서 손을 뗐다. 레노버가 이를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두고 볼 일이다.
인수 그리고 현지화, 한국 시장도 공격적으로
강 대표는 레노버의 인수 전략과 현지화 방법에 대해서 오랜 시간 설명했다. 그는 "브라질은 전세계에서 Top5 안에 드는 주요 시장이다. 이 시장 공략을 위해 레노버는 브라질의 최대 가전업체 'CCE'를 인수했다.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현지에 공장도 신축했다. 생산을 현지에서 직접 한다. 이러한 전략으로 시장에 진출한다"라며, "단순하게 공격적이라고 표현하지만, 그 시장에 맞는 전략을 빠르게 결정해 진행하는 것이 레노버의 강점이다. 일본 공략도 비슷했다. 일본은 글로벌 기업이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손꼽힌다. 토종 브랜드의 파워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마찬가지로 일본의 벤처 기업을 인수했고, 여기에 레노버의 강점을 더해 공략했다. 결국 해당 기업이 작년 기준 가장 성장률이 높고, 이익률이 높게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글로벌 시장에 대한 공략을 설명하며, 한국레노버의 2013년 전략을 설명했다. 그는 "중국 제조사의 제품이라고 무조건 가격이 낮을 것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하고, 유통망을 더 확대한다. 여기에 PC+ 전략을 도입하고, 엔터프라이즈 사업에도 진출해 일반 소비자 시장이 아닌 B2B 시장도 강화할 것이다"라고 성명했다.
올해 레노버는 한국시장에 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 소비자 시장뿐만 아니라 기업 시장 진출을 선언했으며, PC+ 전략을 바탕으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아직 스마트폰을 한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은 없다.
현재 레노버는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러시아, 베트남 등에 스마트폰을 출시했고, 중국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2위다. 그만큼 국내 시장도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국내 진출을 뒤로 미룬 이유는 같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와 ZTE가 저가폰으로 먼저 진출했기 때문이다. 레노버는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할 생각이 없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2013년을 맞아 PC 시장이 어려운 와중에도 좋은 성적을 낸 레노버가 국내 진출을 보다 더 공격적으로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PC 제품뿐만 아니라 앞으로 태블릿PC, 스마트폰, 엔터프라이즈 제품 등을 선보인다. 레노버의 올 한해 행보가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봐야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