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락 아이폰 vs 약정 아이폰, 어느 쪽이 더 저렴할까?
애플이 국내에 단말기 자급제용(Unlock) 아이폰을 14일 출시했다. 예고했던 아이폰5 뿐만 아니라 자급제용 아이폰4S, 아이폰4도 깜짝 출시했다. 단말기 자급제란, 이동통신사와 약정 계약을 맺지 않고 제조사로부터 직접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는 제도다.
자급제용 아이폰5의 가격은 16GB 모델 89만 원, 32GB 모델 103만 원, 64GB 모델 117만 원이다. 이동통신사용 아이폰5의 출고가보다 8만~10만 원 정도 더 비싸다. 부가가치세(VAT) 때문이다. 이동통신사용 아이폰5 출고가에 부가가치세를 더하면 자급제용 아이폰5의 가격이 나온다.
81만 4,000원(이동통신사용 16GB 아이폰5의 출고가) + 8만 1,400원(VAT) = 89만 원(자급제용 아이폰5의 가격)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현금완납(출고가를 일시에 지불하고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출고가의 10%(VAT)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현금완납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극히 드물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따라서 출고가를 일시에 낸다고 가정하면, 자급제용 아이폰5와 이동통신사용 아이폰5의 가격은 사실상 같다.
참고로 아이폰4S(16GB)의 가격은 75만 원, 아이폰4(8GB)의 가격은 52만 원이다. 자급제용 아이폰은 애플 홈페이지나 프리스비, 컨시어지 등 공식판매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애플과 이동통신사, 어디서 구매하는 것이 더 유리할까?
애플이 판매하는 자급제용 아이폰5와 이동통신사가 판매하는 이동통신사용 아이폰5, 어느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 유리할까? LTE를 사용할 계획이라면 이동통신사용 아이폰5를 구매하는 편이 좋다. 약정 계약에 따른 할인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의 보조금도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말기 할부원금은 보통 출고가에서 이동통신사의 보조금을 뺀 가격으로 책정된다. 현재(2012년 12월 14일 기준) 아이폰5 16GB 모델의 할부원금은 55만~70만 원선이다. 자급제용 아이폰5 16GB 모델보다 20만~30만 원 가까이 저렴하다. 여기에 이동통신사와 약정 계약을 맺을 경우 추가로 요금을 할인 받을 수 있다(LTE 62 요금제 기준 매달 1만 6천 원 할인). 다만 LTE 요금제로만 개통할 수 있고, 2년 내 약정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을 내야 할 수도 있는 것이 단점이다.
그렇다면 자급제용 아이폰5의 장점은 뭘까? 이동통신사와 요금제 선택의 자유다. SK텔레콤, KT뿐만 아니라 CJ헬로모바일, 프리텔레콤 등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저렴한 요금제로 개통할 수 있고, LTE뿐만 아니라 3G로도 개통할 수 있다. 원한다면 기본료 7,000원의 일반 요금제로 개통할 수도 있다. 근무지와 집에 Wi-FI가 잘 갖춰져 있어 3G, LTE 데이터 통신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사용자라면 고려해볼 만하다.
또한 약정 계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에 이동통신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 더 좋은 요금제와 통신 품질을 찾아가면 된다. 필요에 따라 통신 속도가 빠른 LTE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있는 3G를 자유롭게 옮겨 다닐 수도 있다.
반면 할부원금을 24개월, 30개월, 36개월로 나눠 분납할 수 있는 이동통신사용 아이폰5와 달리 초기 구매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89만 원을 일시에 지불하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12개월 할부로 구매하더라도 매달 7만 5,000원씩 지불해야 한다. 참고로 애플은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로 구매할 경우 12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급제용 아이폰5를 위한 할인 요금제도 있다?
자급제용 아이폰5를 사용하면 이통통신사의 보조금은 받을 수 없지만, 약정 계약에 따른 할인은 받을 수 있다. 지난 6월 SK텔레콤과 KT는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를 위해 자급제용 스마트폰 사용자도 2년 약정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했다. 3G와 LTE 요금제로 가입할 수 있으며, 상당 금액을 할인해준다.
예를 들어 LTE 62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약정 계약을 맺지 않으면 6만 8,200원(요금 6만 2,000원+ VAT 6,200원)을 내야 하지만, 약정 계약을 맺으면 5만 600원(4만 6,000원(6만 2,000원 - 할인액 1만 6,000원) + VAT 4,600원)만 내면 된다. 대신 중도에 해지하면 지금까지 할인 받은 금액의 일부분을 위약금으로 내야 하니 주의할 것. 이 제도는 SK텔레콤과 KT 둘 다 시행하고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