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비 애트모스 극장 가보니 천장부터 '둥둥' 울리네
손에 잡힐 듯한 실감나는 입체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3D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입체음향 역시 그에 걸맞게 진화하고 있다. 이미 5.1채널, 7.1채널과 같이 여러 개의 스피커 채널을 사용해 입체감을 높이는 음향기술이 나와있지만, 이것만으로는 관객들의 높아진 귀를 만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있다.
이에 대표적인 음향 기술 개발업체인 돌비 래버러토리스(이하 돌비)가 최근 새로운 극장용 입체음향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를 발표해 보급에 나서고 있다. 돌비 애트모스는 천장에도 스피커를 배치하고 사물의 움직임과 위치와 따라 소리가 각각 조정되는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어 한층 진화된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다. 11월 29일, 돌비 코리아는 돌비 애트모스가 적용된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시연회를 열어 취재진에게 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날 행사의 시작을 연 돌비 영화 사업 부문의 '매트 큐슨 (Matt Cuson)'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돌비 애트모스는 단순히 채널 수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배치된 각 스피커에서 정밀하게 각기 다른 공간에 해당하는 음향을 출력해 입체감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관객들의 주변뿐 아니라 천장에도 스피커를 에워싸듯 배치, 최대 64채널의 스피커에서 128개의 공간에 위치한 사물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뒤이어 발표를 이어간 돌비 영화 솔루션 부분의 컨텐츠 소프트웨어 제작담당인 '데이비드 굴드 (David Gould)' 부장은 돌비 애트모스는 극장의 크기나 형태, 스피커 종류와 상관 없이 정확하고 균일한 음향을 들려주므로 관객뿐 아니라 극장의 입장에서도 이득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돌비 코리아의 김재현 대표는 돌비 애트모스의 등장으로 인해 관객이 경험할 수 있는 소리의 경험이 크게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하나의 패키지로 다양한 상영 환경을 만족시키므로 콘텐츠의 배급 역시 한층 편하다며, 덕분에 한국 영화 산업의 발전에도 일조를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돌비 관계자들의 설명이 끝난 후, 실제로 돌비 애트모스가 적용된 영화 및 음악 샘플이 시연되었다. 이날 시연에는 '메리다와 마법의 숲', '체이싱 매버릭스'등의 일부 장면이 상영되었으며, 같은 콘텐츠를 기존의 5.1채널, 7.1채널 시스템과 돌비 애트모스로 번갈아 재생하며 차이를 느끼도록 했다.
체험 결과, 천장까지 확장된 스피커 채널 덕분인지 돌비 애트모스는 머리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장면이나 파도가 온몸을 덮치는 장면에서 특히 인상적인 음향을 들려주었으며, 기존의 5.1채널, 7.1채널과 달리, 각 방향에 배치된 스피커 채널 사이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공간감을 느낄 수 있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돌비 애트모스 기술은 아직 도입 초기단계다. 2012년 11월 현재, 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적용해 제작된 작품은 메리다와 마법의 숲, 가디언즈, 테이큰2, 체이싱 매버릭스, 라이프 오브 파이 등 5개 정도이며 국내에 돌비 애트모스 음향 시스템이 도입된 극장은 메가박스 코엑스 M2관과 CGV 영등포 4관을 비롯한 두 군데뿐이다. 이런 이유로 아직은 일반인들이 돌비 애트모스의 음향효과를 접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올 연말 최대의 기대작으로 주목 받고 있는 '호빗: 뜻밖의 여정'이 돌비 애트모스로 제작되고 있으며, 그 외에도 2013년에 개봉될 '스타트렉 인투 다크니스', '퍼시픽 림' 역시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할 예정이라 돌비의 기대는 크다.
이날 행사에서 만난 돌비 관계자들은 "너무 오래된 극장만 아니라면 약간의 투자를 통해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며, “물론 비용이 들긴 하겠지만 관객들은 분명 이를 상쇄할 만한 뜨거운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