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갤럭시카메라 써보니...

강일용 zero@itdonga.com

LTE 통신과 카메라가 만났다. 얼핏 상상하기 힘든 조합이지만 삼성전자가 둘을 합친 제품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LTE 통신을 지원하는 카메라, 바로 '갤럭시카메라'다.

'카메라의 미래'인가 아니면 '사생아'인가? 갤럭시카메라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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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의 미래'인가 아니면 '사생아'인가? 갤럭시카메라 써보니 (1)

카메라를 LTE 통신망에 연결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삼성전자는 연결성(connectivity)과 공유라고 답했다. LTE 통신망을 통해 '경험'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카메라를 발표하면서 제품의 성능이나 기능보다 활용방법을 강조했다. 사진을 찍은 즉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나 '드랍박스', 'U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저장공간에 올려 언제 어디서나 지인들과 사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갤럭시카메라는 과연 어떤 제품일까? 2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런칭 행사에 방문해 제품을 직접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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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매력적인 디자인… 삼성전자 NX와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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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카메라의 외관은 삼성전자의 미러리스 카메라인 NX 시리즈와 형제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닮았다. 얇은 몸체와 잡기 편하라고 살짝 튀어나온 그립부(잡는 부분) 그리고 각종 버튼 배치까지 모든 면에서 매우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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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다. 뒷면이 버튼과 다이얼로 빽빽한 NX와 달리 갤럭시카메라의 뒷면에는 4.8인치 터치스크린밖에 없다. 외부 버튼은 전원과 촬영뿐이다. 극단적으로 깔끔한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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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 잊고 넘어갈 뻔했다. 갤럭시 카메라에는 다른 카메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 하나 더 있다. 헤드셋이나 스피커와 연결하기 위한 구멍이다(3.5파이). 이 구멍 밑에는 PC와 연결 또는 충전을 위한 마이크로USB 단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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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단을 살펴보면 배터리 삽입구, 미니 HDMI 단자, 마이크로SD 카드 슬롯 그리고 유심 슬롯이 있다. 유심 슬롯에 통신사에서 제공한 유심을 꽂으면 LTE 통신에 연결할 수 있다. 참고로 갤럭시카메라는 저장장치로 마이크로SD 카드를 사용한다. 스마트폰과 호환되고, 가격도 일반 SD카드와 비슷하니 마이크로SD 카드를 채택한 점은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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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체는 마그네슘 합금으로 제작했고 후면에 강화유리를 덧댔다. 손으로 잡아보니 견고하기 그지없다. 내구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무게는 480g 내외로 제법 묵직한 편, 물론 카메라치고는 가볍다. 이밖에 상단에는 마이크가, 왼쪽 하단에는 스피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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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4.1 젤리빈 탑재… 이게 진짜 '스마트'지

지금까지 '스마트 카메라'임을 자칭한 카메라 대다수는 단순히 일반 카메라에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한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갤럭시카메라는 진정 스마트 카메라를 자칭해도 된다. 스마트 디바이스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4.1(젤리빈)을 내장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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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형태(UI)는 갤럭시S3, 갤럭시노트2와 거의 동일하다. 단지 '전화'가 있을 자리에 '카메라'가, '메시지와 전화번호부'가 있을 자리에' 갤러리와 사진 편집'이 있는 점만 다르다. 갤럭시카메라와 갤럭시S3, 갤럭시노트2의 차이를 명확히 드러내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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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카메라임을 강조하기 위한 다양한 사진 관련 기본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내장했다. 이를 통해 사진을 편집하거나 순서대로 정리할 수 있다. 물론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접속할 수 있으니 다른 앱을 내려받아 사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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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SNS, 클라우드 앱이 기본 탑재된 점도 눈에 띈다. 이를 통해 사진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싸이월드 등에 올릴 수 있고, 드랍박스를 통해 공유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카메라의 공유 기능을 더욱 강조하고자 드랍박스 용량 50GB를 구매자에게 기본 제공한다. 또한, 통신사를 통해 구매할 경우 해당 통신사의 클라우드 저장공간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도 있다. 저장공간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든다.

공유를 강조하고자 삼성전자는 흥미로운 기능 두 가지를 갤럭시카메라에 추가했다. '오토 업로드'와 '공유 촬영'이다. 오토 업로드 기능을 사용하면 촬영한 이미지를 클라우드 저장공간에 자동으로 저장한다. 따라서 중요한 사진을 실수로 지워도 저장 공간에서 사진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 공유 촬영은 갤럭시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와이파이 다이렉트(Wi-Fi Direct)를 통해 주변의 스마트 디바이스로 전송하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지인과 한층 편하게 사진을 공유할 수 있다. 두 기능 모두 유용해 보인다.

젤리빈이 탑재된 만큼 안드로이드용 앱 대다수를 실행할 수 있다.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인기 게임도 즐길 수 있다는 것. 처리성능도 갤럭시노트2에 버금간다. 동일한 엑시노스4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화면 크기도 4.8인치라 시원시원했다. 참고로 해상도 1,280x720의 슈퍼 클리어 LCD를 탑재했다(AMOLED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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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스마트 기능을 강조하지만, 갤럭시카메라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카메라다. 어떤 작업을 하고 있든 상단의 촬영 버튼을 누르면 즉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카메라 앱이 실행된다. 촬영 버튼 주변의 사진 확대/축소 버튼을 누르면 사진을 찍을 때에는 사물을 확대/축소할 수 있고, 평소에는 음량을 조절할 수 있다.

카메라 성능은 조금 미묘… 21배 광학 줌 때문인가?

그렇다면 갤럭시카메라의 사진 품질은 어떨까? 조금 미묘했다. 1,630만 화소의 센서를 탑재해 컴팩트 카메라치고는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75만 원대 제품이란 점을 감안하면 조금 아쉽다. 이 가격대에 포진한 다른 미러리스 카메라는 화질이 DSLR에 필적한다.

대신 다른 카메라가 따라 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바로 21배 광학 줌이다. 다른 카메라의 광학줌이 기껏해야 3~4배인 점을 감안하면 약 7배 이상 뛰어나다. 고배율 광학줌 기능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라면 갤럭시카메라를 눈여겨 보는 편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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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배 줌 렌즈, 젤리빈을 실행하기 위한 쿼드코어 프로세서, LTE 통신칩셋 등을 탑재한 점을 감안하면 75만 원이라는 가격이 그리 비싸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LTE 통신에 연결하기 위한 통신비까지 감안하면 조금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 점을 감안한 것인지 삼성전자는 이동통신 3사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의 일반 유통망을 통해서도 갤럭시카메라를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갤럭시카메라가 카메라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할지 아니면 단순히 실험작으로 끝날지 여부는 소비자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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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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