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검사부터 청진기까지···2026 바이오헬스케어산업전, AI 더한 솔루션 한자리에

[IT동아 박귀임 기자] 인공지능(AI) 기술과 센서 등을 접목한 헬스케어 제품·솔루션이 10월 21일 서울 코엑스 D홀에서 개막한 '2026 바이오헬스케어산업전시회(이하 바이오헬스케어산업전)'에 다수 등장했다.

2026 바이오헬스케어산업전시회가 진행 중인 서울 코엑스 D홀 입구 / 출처=IT동아
2026 바이오헬스케어산업전시회가 진행 중인 서울 코엑스 D홀 입구 / 출처=IT동아

이번 바이오헬스케어산업전은 지역 바이오특화센터와 클러스터 기업의 제품·기술을 알려 시장을 넓힌다는 취지로 개최됐다. 전시 품목은 디지털헬스 의료기기, 바이오 소재, 건강기능식품, 고령친화식품, 화장품 등이며 참가기업은 60여 곳이다.

기자가 직접 써 본 헬스케어 제품·솔루션은 웰니스부터 상용화 단계의 의료 AI까지 다양했다. 핵심 흐름은 단일 제품을 넘어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AI였다.

키오스크로 인지 검사, 오프라인 공간까지 확대

AI·디지털 기반 인지건강 전문기업 실비아헬스 부스에서는 키오스크 인지 검사를 체험했다. 키오스크 화면을 터치했더니 시계 그리기(3분)와 종합 체크 프로그램(7분)이 나왔다. 종합 체크 프로그램을 선택하자 네 가지 수행 과제가 이어졌다. 각 수행 과제마다 1~2분이 걸렸고, 과제 앞에 연습 문제가 나와 방법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됐다. 키오스크 인지 검사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설계됐지만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졌다. 실비아헬스 측은 "인지 검사 콘텐츠는 신경과학 전문가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설계된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영역의 인지 관리를 돕고, 몰입도 높은 경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실비아헬스 부스에서는 키오스크로 인지 검사를 체험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실비아헬스 부스에서는 키오스크로 인지 검사를 체험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네 가지 수행 과제를 마치자 나이, 성별, 최종 학력을 입력해야 했다. 그 결과 종합 83점으로 '양호' 판정을 받았다. 영역별로는 시공간능력 90점, 집행기능 94점, 집중력 93점 등이었다. 또 결과지는 '현재 두뇌 건강은 나이에 비해 잘 유지되고 있다'고 해석했고, 65세 이상이면 2년에 한 번 이상 점검하라고 권했다. 다만 화면 하단에는 의료기기가 아닌 웰니스 제품이며 의학적 진단을 대신할 수 없다는 안내가 나왔다.

지걸호 실비아헬스 파트장은 "키오스크에 30여 개 콘텐츠가 있는 반면, 인지 기능 훈련용 자사앱에는 280여 개 콘텐츠가 있고 게임처럼 레벨을 올리는 방식이라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인지 검사 솔루션은 복지관이나 병원 같은 곳에 납품한다. 고객사에 제공하는 대시보드는 데이터가 쌓일수록 이용자의 인지 기능이 나아지는지 나빠지는지 추이를 보여 준다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덧붙였다.

자사앱을 통해 280여 개 인지 기능 훈련용 콘텐츠를 제공한다 / 출처=IT동아
자사앱을 통해 280여 개 인지 기능 훈련용 콘텐츠를 제공한다 / 출처=IT동아

실비아헬스는 올해 상반기 통합 뇌 건강 관리 센터 실비아캠퍼스도 열어 1대1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실비아헬스 측에 따르면 모바일·태블릿·키오스크 기반 솔루션 외에 의료용 디지털 신경인지기능검사와 경도인지장애 디지털 치료기기도 개발하고 있다. 이번 키오스크는 웰니스 제품이지만 실비아헬스의 사업 범위는 의료 영역까지 걸쳐 있는 셈이다.

눕는 순간 시작되는 수면 케어

헬스케어 디바이스 전문 기업 텐마인즈의 부스는 아예 침실로 꾸며졌다. 침대 위에는 베개와 본체로 구성된 자사 제품 'AI 슬립봇(AI Sleepbot)'이 놓였고, 서울 풍경이 그려진 창문과 커튼, 스탠드, TV 등이 갖춰졌다.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침실로 꾸민 텐마인즈 부스 / 출처=IT동아
침실로 꾸민 텐마인즈 부스 / 출처=IT동아

AI 슬립봇은 사용자가 눕는 순간 스스로 작동하며, 수면 상태와 호흡음을 몸에 착용하는 별도 기기 없이 감지·분석한다. 수면 중 코골이가 감지되면 머리 위치를 확인해 에어백으로 고개를 돌려 기도 확보를 돕는다. 텐마인즈 측에 따르면 스마트홈 플랫폼 삼성 스마트싱스 등과 연동해 조명, 커튼 등을 취침 루틴에 맞춰 제어할 수 있고 온도·습도 같은 수면 환경 데이터도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AI 슬립봇이 의료기기는 아니라는 것이 텐마인즈의 설명이다.

임설희 텐마인즈 프로는 "AI 슬립봇은 사용자가 잠든 순간부터 수면 상태를 감지하고 필요한 순간 베개가 직접 반응할 뿐만 아니라 삼성 스마트싱스를 통해 침실 환경까지 연결하는 AI 기반 수면 관리 솔루션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올해 말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이프라인 압력센서 매트와 연동된 실시간 체압 화면 / 출처=IT동아
세이프라인 압력센서 매트와 연동된 실시간 체압 화면 / 출처=IT동아

부산 기업 세이프라인 부스에서는 비접촉형 수면·돌봄 모니터링 솔루션 '슬립 프레수라(Sleep Pressura)'의 압력센서 매트에 앉고 누워 봤다. 이 솔루션은 압력센서와 AI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수면 자세, 움직임, 체압분포 및 침대 이탈 상태 등을 분석한다. 매트에 닿는 압력에 따라 모니터 속 색상이 달라졌고, 정면으로 누웠는지 옆으로 누웠는지도 바로 구분됐다.

이상재 세이프라인 대표는 "요양병원이나 주간보호센터의 경우 낮에는 관리가 되지만, 야간에 어르신들이 수면 중 어떤 상황이 생길지는 알기 어렵다. 평소 수면 시간과 너무 다르거나 움직임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으면 알람을 줘서 보호자(담당자)가 확인하게 한다"면서 "누운 자세 데이터 6000여 개를 학습시켜 실시간으로 자세를 분류한다. 모바일·웹 서비스와도 연계된다"고 설명했다.

또 세이프라인은 카메라나 웨어러블 기기가 필요 없어 프라이버시와 사용 편의성이 높다며 가정용 수면관리는 물론 병원·요양시설·시니어케어 환경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향후 의자와 운동용 매트에도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청진기부터 흉부 CT까지, 더 간편해졌다

대구 기업 클레어오디언스는 심음과 맥파를 동시에 측정하는 스마트 청진기 '머스트(MUST)'를 선보였다. 부스 배너에는 흉부에 밀착해 10초 동안 측정하는 3단계 사용법이 안내돼 있었지만, 실제 체험에서는 15초가량 측정했다. 클레어오디언스 측은 10초는 생각보다 짧아 10초대로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머스트 체험이 가능한 클레어오디언스 부스 / 출처=IT동아
머스트 체험이 가능한 클레어오디언스 부스 / 출처=IT동아

머스트를 직접 써 보니 검지나 중지를 센서에 대되 힘을 빼야 했는데, 센서가 예민해 측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결과는 심박수 61bpm(표준), 심박 리듬 '다소 불규칙', 혈류 전달 시간 168ms(표준)였고, 심장 나이는 '중년', 혈관 나이는 '청년'으로 나왔다. 기기 화면에는 참고용 체험 결과이니 편안하게 앉아 다시 측정해 보라는 안내가 떴다. 같은 기기를 웨이췬(WEI QUN) 클레어오디언스 공동 대표가 시연했을 때는 측정이 원활했다.

한지승 클레어오디언스 연구원은 "머스트는 청진기의 다이어프램으로 심음을 재면서 맥파를 동시에 측정한다. 맥파 덕분에 심음과 심음 사이 수축기·이완기 간격을 보정할 수 있다. 머스트를 15초 동안 대고 있으면 심장의 구조적인 부분을 알고리즘이 판단해 결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머스트는 집에서도 심장 질환을 손쉽게 측정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이라면서 "사용성 평가를 계속하면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의료기기 인허가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엑스큐브 부스 전경 / 출처=IT동아
엑스큐브 부스 전경 / 출처=IT동아

의료 현장용 제품으로는 의료 AI 전문기업 엑스큐브가 흉부 CT 한 번으로 폐, 심장, 갑상선, 유방, 척추, 간 등 6개 장기를 분석하는 '헥사(HEXA)'를 선보였다. 병원 진단 효율을 높이는 흉부 CT 다중장기 분석 플랫폼으로, 이상 의심 영역을 표시해 판독을 돕는다. 엑스큐브 측은 병명을 판정하는 것이 아니라 의심 부위를 보여주고 병원 방문을 안내하는 스크리닝이라고 설명했다. 부스 관계자에 따르면 헥사는 이미 상용화돼 일부 병원과 건강검진센터에 납품됐고, 현장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고 있다.

환자 맞춤형 척추 임플란트 수술계획 소프트웨어 '오소엑스(OrthoX)'는 프로토타입 단계로 개발 중이며,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임재관 엑스큐브 대표는 "척추 케이지 디자인은 의사가 CAD를 쓰기 어려워 담당자를 거쳐 제조사에 문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프로그램을 쓰면 의사가 직접 디자인해 제조사에 전달할 수 있어 단계가 하나 줄고 시간도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I가 적절한 모양을 추천하면 의사가 그대로 쓰거나 수정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업체 기성품보다 환자에게 맞춘 디자인을 의사가 제조사에 직접 보내는 체계를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딥센트가 선보인 딥센트 라운지 / 출처=IT동아
딥센트가 선보인 딥센트 라운지 / 출처=IT동아

이밖에 같은 홀에서 병행된 홈케어·재활·복지 전시회(Reha·Homecare 2026에서는 디지털 후각 콘텐츠 솔루션 기업 딥센트가 향기 가전 '딥센트 라운지'를 소개했다. 딥센트 측은 향기 캡슐을 고른 후 전용 소프트웨어로 레시피를 선택하면 공간과 상황에 맞는 향을 실시간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스마트홈·호텔·웰니스·리테일 등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기관용 운동·인지 게임 솔루션을 개발하는 리붐은 '하모(HAMO)'를 선보였다. 하모는 카메라로 움직임을 인식해 별도 센서나 컨트롤러 없이 몸을 움직이며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게임 중 수행 데이터를 분석해 균형, 상·하지 움직임, 반응속도 등을 평가하고 변화를 기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승헌 리붐 대표는 "하모의 분석 결과에 따라 게임과 난이도를 추천하고 월간 리포트도 제공해 기관의 기록 업무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높아진 접근성, 신뢰도가 관건

이날 오후에는 'AI와 바이오헬스, 초고령사회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다' 세미나가 열렸다.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 이상수 메드트로닉 부사장, 이준영 차헬스케어 전무 등이 제품의 글로벌 브랜드화, 해외 진출 준비, 예방적 돌봄과 장수 산업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2026 바이오헬스케어산업전시회 내부 / 출처=IT동아
2026 바이오헬스케어산업전시회 내부 / 출처=IT동아

이번 전시의 디지털헬스 제품은 인허가 단계에 따라 쓰임이 갈렸다. 실비아헬스 키오스크는 웰니스 제품임을, 클레어오디언스 기기는 일부 결과가 참고용 추정값임을 기기 화면에서 밝혔다. 실비아헬스는 의료용 검사와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 중이고 세이프라인은 CE 인증을 진행하고 있어, 웰니스 영역에서 먼저 시장을 열고 인증을 거쳐 의료와 해외로 넓히려는 수순으로 보인다.

체험 과정에서는 기기 화면의 오류와 측정 센서의 예민함도 확인됐다. 인지검사 결과는 오류 구간과 겹쳐 해석에 단서가 붙고, 기기 사용법에 따라 측정이 달라지는 한계가 있었다. 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결과의 신뢰도와 사용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바이오헬스케어산업전은 한국바이오특화센터협의회와 위엑스포가 공동 주최·주관하고, 산업통상부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한국바이오협회가 후원한다. 오는 10월 23일까지 열린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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