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24년 여정의 마지막 장…폭스바겐 '투아렉 파이널 에디션'
[IT동아 김동진 기자]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아렉이 24년 여정의 마지막을 준비한다. 2002년 처음 등장한 투아렉은 폭스바겐의 기술력을 집약한 고급 SUV로, 세대를 거듭하며 브랜드의 기술적 역량을 보여주는 역할을 맡았다. 2026년 생산 종료를 앞두고 선보인 '투아렉 파이널 에디션'은 이러한 역사를 기념하는 특별 모델이다.
이 차량은 단순히 마지막을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V6 3.0리터 디젤 엔진과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에어 서스펜션, 올 휠 스티어링 등 폭스바겐이 축적한 주행 기술을 두루 갖췄다. 여기에 첨단 조명과 운전자 보조 시스템, 고급 편의사양까지 더했다.

강인한 전면부와 절제된 측면 디자인
투아렉 파이널 에디션의 외관은 기존 3세대 부분변경 모델의 디자인을 계승한다. 전장 4900mm, 전폭 1985mm, 전고 1685mm, 휠베이스 2899mm로 대형 SUV다운 당당한 체격을 갖췄다.

전면부에서는 좌우 헤드램프를 연결하는 프론트 LED 라이트 스트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수평으로 길게 이어진 조명이 차체를 넓어 보이게 하고, 라디에이터 그릴과 블랙톤 범퍼가 강인한 인상을 더한다.
특히 '3 Eyes' 디자인을 적용한 IQ.라이트 HD 매트릭스 헤드램프가 돋보인다. 3만8000개 이상의 인터랙티브 LED를 활용하는 이 시스템은 주행 상황에 따라 조명 범위를 세밀하게 조절한다. 단순한 디자인 요소를 넘어 야간 시야 확보까지 고려한 기술이다.

측면은 긴 휠베이스와 높은 벨트라인, 두툼한 차체가 어우러져 안정적인 비례를 보여준다. 화려한 장식보다는 직선과 면을 강조한 구성으로 투아렉 특유의 묵직한 분위기를 살렸다.


후면에는 테일게이트를 가로지르는 LED 라인과 6개의 L자형 LED를 조합한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했다.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수평적인 구성을 강조해 넓고 안정적인 인상을 완성한다.
15인치 디스플레이와 고급 편의사양…곳곳에 새긴 마지막의 의미
실내에서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중심을 잡는다. 운전자 전방의 12인치 디지털 콕핏과 중앙의 15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이노비전 콕핏'이 적용됐다.

대형 화면을 통해 내비게이션과 미디어, 차량 설정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한다. 다만 주요 기능 상당수가 터치스크린에 통합된 구성은 물리 버튼을 선호하는 운전자에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실내 곳곳에는 파이널 에디션 전용 레터링을 배치했다. 가죽 기어 레버와 일루미네이티드 도어 스커프, 실내 장식에 새겨진 문구가 일반 모델과의 차별점을 만든다.

시트 구성도 충실하다. 앞좌석에는 18방향 전동 조절을 지원하는 에르고 컴포트 시트를 적용했고, 열선과 통풍, 마사지 기능까지 갖췄다. 4존 독립 공조 시스템과 뒷좌석 도어 커튼, 소프트 도어 클로징도 기본 사양이다.

적재공간 역시 넉넉하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810리터이며,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800리터까지 확장된다. 뒷좌석은 앞뒤 슬라이딩과 등받이 각도 조절도 지원해 가족 단위 장거리 이동에 필요한 공간 활용성을 확보했다.

61.2kg·m의 강력한 토크…대형 SUV의 무게를 다루는 기술
투아렉 파이널 에디션의 파워트레인은 V6 3.0리터 TDI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구성됐다.

최고출력은 286마력, 최대토크는 61.2kg·m에 달한다. 특히 최대토크가 1750~3250rpm의 넓은 영역에서 발휘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디젤 엔진의 강점은 낮은 회전수에서 확보하는 풍부한 토크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 엔진 회전수를 크게 높이지 않아도 충분한 구동력을 끌어낼 수 있다. 공차중량이 2271kg에 달하는 투아렉에서 이러한 특성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제원상 6.4초다. 차체 크기와 무게를 고려하면 상당한 가속 성능이다. 고속도로에서 추월하거나 속도를 높일 때도 넉넉한 토크를 활용하는 덕분에 무리가 없었다.
주행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핵심은 에어 서스펜션과 올 휠 스티어링이다. 에어 서스펜션은 주행 모드와 상황에 맞춰 차체 높이와 감쇠력을 조절한다. 편안한 승차감을 확보하면서도 고속 주행이나 코너에서는 차체 움직임을 제어하도록 설계됐다.
올 휠 스티어링은 앞바퀴뿐 아니라 뒷바퀴의 조향각도 조절한다. 저속에서는 회전반경을 줄여 좁은 공간에서의 기동성을 높이고, 고속에서는 차선 변경과 방향 전환 시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루프 로드 센서도 눈여겨볼 기술이다. 지붕에 실린 하중을 감지해 차체 제어 시스템에 반영함으로써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도록 돕는다. 대형 SUV에 요구되는 적재 능력과 안정성을 함께 고려한 장비다.
공인 복합연비는 10.8km/L로 도심 9.6km/L, 고속도로 12.8km/L다. 대배기량 디젤 엔진과 상시 사륜구동, 2.2톤이 넘는 공차중량을 고려하면 효율성도 함께 확보하려는 구성이 엿보인다.
실제 주행에서는 약 330km 주행에 평균 연비 11.1km/L의 효율을 보였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이 혼합된 시승 코스로, 실연비는 공인 복합연비를 상회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편의사양도 충실
투아렉에는 폭스바겐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 'IQ.드라이브'가 기본 적용된다.
대표적인 기능은 트래블 어시스트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 기능 등을 통합해 설정된 조건에서 차량의 속도와 차간거리, 차선 유지를 보조한다. 정체 구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탑 앤 고 기능도 지원한다.

교차로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해 위험을 경고하거나 제동을 보조하는 전방 크로스 트래픽 어시스트, 사각지대 모니터링, 후방 트래픽 경고 시스템도 갖췄다. 파크 어시스트 플러스와 차량 주변을 확인할 수 있는 에어리어 뷰는 큰 차체를 주차할 때 유용한 장비다.

야간 주행을 돕는 IQ.라이트 HD 매트릭스 헤드램프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른 운전자의 눈부심을 줄이도록 조명 영역을 제어하며, 차선에 빛을 비추는 레인 라이트 기능도 지원한다.
오디오 시스템 또한 플래그십 SUV에 걸맞다. 다인오디오 컨시퀀스 사운드 시스템을 기본 적용했으며, 16채널 앰프와 12+1 스피커 구성으로 최대 730W 출력을 제공한다.
완성도 높은 구성에도 남는 아쉬움
투아렉 파이널 에디션은 풍부한 편의사양과 정교한 주행 기술을 갖췄지만, 모든 소비자에게 이상적인 선택지는 아니다.
우선 디젤 엔진에 대한 선호가 갈릴 수 있다. 풍부한 저회전 토크와 장거리 주행 효율은 장점이지만, 배출가스 후처리 장치 관리 등을 고려해야 한다.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의 정숙성을 우선하는 소비자라면, 디젤 소음과 진동에 대한 비교도 필요하다.
실내 역시 대형 디스플레이와 다양한 편의사양을 갖췄지만, 터치스크린 중심의 조작 방식은 주행 중 직관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가격도 부담이다. 투아렉 파이널 에디션의 판매가격은 프레스티지 1억835만3000원, R-Line 1억1849만원이다. 이 가격대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다양한 대형 SUV와 경쟁해야 한다. 파이널 에디션 전용 가격과 실제 구매 조건은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24년 기술력의 집약…마지막을 장식하는 플래그십 SUV
투아렉 파이널 에디션의 가치는 단순히 생산 종료를 앞둔 한정적인 의미에만 있지 않다. V6 디젤 엔진의 풍부한 토크와 상시 사륜구동, 에어 서스펜션과 올 휠 스티어링을 결합해 대형 SUV에 필요한 주행 성능과 편안함을 함께 추구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넓은 실내와 적재공간, 다양한 편의사양은 가족과 함께하는 장거리 이동에도 적합하다. 동시에 운전자가 직접 주행을 즐길 수 있도록 차체 제어 기술을 충실하게 갖췄다.
전동화가 빠르게 확산하는 시대에 대배기량 디젤 SUV는 점차 보기 어려운 존재가 되고 있다. 투아렉 파이널 에디션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내연기관 플래그십 SUV가 어떤 기술적 완성도를 추구해왔는지 보여주는 모델이자, 24년 동안 축적한 폭스바겐의 주행 기술, 편의사양을 한 데 모은 차량이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