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캔 "사각지대 없앤 차세대 엑스선 기술" [IBK기업은행×KIMST]

김영우 pengo@itdonga.com

[IBK기업은행×KIMST×IT동아] IBK기업은행-KIMST 상생형 해양수산 창업벤처기업 지원사업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전담하고, IBK기업은행 출연,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이 수행합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로 바다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전국 유망 해양수산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CES 2026 행사장에 참석한 임창휘 엑스캔 연구소장 / 출처=㈜엑스캔
CES 2026 행사장에 참석한 임창휘 엑스캔 연구소장 / 출처=㈜엑스캔

[IT동아 김영우 기자] 병원이나 공항 수하물 검색대에서 흔히 보는 엑스선(X-ray) 검사는 물체를 사이에 두고 한쪽엔 엑스선을 쏘는 장치를, 반대쪽엔 이를 받는 검출기를 놓는 방식이다. 그런데 선박의 이중 선체나 항공기 복합재 구조물처럼 반대편 자체가 막혀 있거나 벽에 밀착돼 검출기를 놓을 공간이 없는 대상이라면 검사가 곤란하다. '엑스캔'은 이런 '한쪽만 접근 가능한' 사각지대를 후방산란 엑스선(체에 쏜 엑스선이 내부에서 산란돼 되돌아오는 신호를 측정해 영상화하는 기술) 기술로 풀어보겠다는 스타트업이다. 항만 보안검색 시스템 개발 연구에 10년간 몸담았던 임창휘 엑스캔 연구소장을 통해 기술의 원리와 사업화 현황,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 아직 스타트업이지만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다루는 것 같다. 엑스캔은 어떤 계기로 설립됐고, 임창휘 소장은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 엑스캔은 기존 검사기술이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던 사각지대를 후방산란 엑스선 영상화 기술로 해결하려고 2024년 3월 설립된 기술기업이다. 선박의 이중 선체, 항공기나 발사체의 밀폐형 복합재 구조물, 벽에 밀착된 배관처럼 반대편 접근이 어려운 대상은 적지 않은데, 이러한 구조물은 투과형 엑스선 검사의 적용이 어렵고, 초음파나 와전류 검사와 같은 비파괴검사(NDT·구조물을 손상시키지 않고 내부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 역시 대상의 재질과 형상, 표면 상태에 따라 적용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엑스캔 합류 전 해수부가 주관한 항만 컨테이너 보안검색 시스템 개발 연구에 핵심 연구원으로 10년가량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투과형 검색장비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물이나 검사 영역이 있고, 이를 현장에서 직접 검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필요성을 느꼈다. 특히 반대편에 검출기를 설치하기 어려운 구조물을 한쪽 면에서 검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방산란 엑스선 기술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동안 쌓은 경험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고자 엑스캔 연구소장으로 합류해 후방산란 엑스선 기술의 국산화와 현장 적용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기존 투과형 엑스선 검사와 후방산란 엑스선 검사의 차이 / 출처=㈜엑스캔
기존 투과형 엑스선 검사와 후방산란 엑스선 검사의 차이 / 출처=㈜엑스캔

- 핵심 기술인 '후방산란 엑스선'이 정확히 어떤 원리인지, 기존 투과형 검사와는 뭐가 다른지 궁금하다

: 투과형 검사는 병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대상물을 통과한 엑스선을 반대편에서 측정해 부위별 감쇠 차이로 내부 구조를 영상화한다. 반면 후방산란 검사는 초음파 검사처럼 대상물에 신호를 보낸 뒤 같은 쪽에서 돌아오는 신호를 측정하는 방식에 가깝다. 다만 초음파는 반사파를 이용하지만, 후방산란은 엑스선이 물체 내부 원자와 부딪혀 조사 방향 쪽으로 되돌아오는 산란 신호, 그중에서도 주로 컴프턴 산란(엑스선이 전자와 충돌해 에너지를 잃고 방향을 바꾸는 현상)을 검출해 영상을 만든다는 차이가 있다. 핵심은 엑스선을 쏘는 장치와 신호를 받는 검출기를 대상물의 같은 쪽에 둘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반대편 접근이 불가능한 환경에서도 검사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용방식은 문서 스캐너가 종이를 한 줄씩 읽는 과정과 비슷하다. 장비를 검사 대상의 한쪽 면에 대거나 가까이 이동시킨 뒤, 좁게 모은 엑스선 빔으로 검사면을 순차적으로 훑는다. 각 위치에서 측정한 산란 신호의 차이를 밝고 어두운 2차원 영상으로 표현해 주변과 다른 영역의 위치를 확인한다.. 다만 후방산란 기술이 기존 검사기술을 전부 대체하는 건 아니고, 투과형 엑스선이나 초음파 등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

개발중인 소형후방산란엑스선장치 외형 디자인 3차원 구성도 / 출처=㈜엑스캔
개발중인 소형후방산란엑스선장치 외형 디자인 3차원 구성도 / 출처=㈜엑스캔

- 이 기술이 실제로 어디에 쓰일 수 있는지, 지금까지 어떤 적용 사례나 상용화 성과가 있는지 궁금하다

: 활용 가능성이 큰 분야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항만·세관 등 물류 보안검색이다. 차량 문이나 컨테이너 이중 벽체에 은닉된 마약·밀수품을 구조물 해체 없이 탐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데, 이 분야에서는 미국 라피스캔 시스템즈(Rapiscan Systems)사가 관련 장비를 제품화해 항만과 국경, 보안검색 현장 등에 공급하고 있다. 둘째는 항공우주·복합재 검사다. 항공기나 발사체에 쓰이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가볍고 강도가 높은 복합소재)의 내부 박리·공극을 한쪽 면에서 영상화할 수 있어, NASA와 보잉 등이 이미 적용한 바 있다. 셋째는 군·경의 폭발물 원격 점검과 터널·교각 등 시설물 안전점검 분야다.

다만 앞서 언급한 사례는 해외 선도기업과 연구기관의 적용 사례다. 엑스캔은 현재 소형선박 검사와 보안검색을 우선적인 제품화 분야로 설정하고 시제품의 성능과 현장 운용성을 검증하고 있다. 소형선박 분야에서는 경량 재질로 제작된 선체의 주요 부위와 보수부, 충돌이나 손상이 의심되는 부위를 한쪽 면에서 검사하는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보안검색 분야에서는 기존 항만 컨테이너 검색 시스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차량이나 화물의 제한된 공간을 검사할 수 있는 소형 장비의 제품화를 준비하고 있다.

- 생소한 기술을 다루고 있는데다 스타트업이라 창업 이후 기술을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떻게 풀어왔나

: 가장 어려운 점은 제한된 인력과 자원으로 기술개발, 제품화, 시장 검증, 자금 확보를 동시에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후방산란 엑스선 같은 딥테크 분야는 연구개발에 긴 시간이 들고 시제품 한 번 만드는 데도 비용이 상당한데, 방사선 안전 기준까지 고려해야 해서 기술이 있다고 곧바로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다. 아직 국내에 널리 쓰이지 않는 기술이다 보니 원리 설명만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려워, 실제 검사 가능 범위를 객관적인 시험 결과로 보여줘야 했던 점도 과제였다.

특히 소수의 인력이 연구개발뿐 아니라 부품 조달과 제작관리, 정부과제 수행, 잠재 수요처 협의까지 함께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개발 우선순위와 내부에서 확보할 핵심 역량, 외부와 협력할 분야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를 한 번에 풀기보다 우선순위를 정해 단계별로 검증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기술적으로는 미약한 산란 신호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가장 큰 과제였는데, 영상 품질을 높이자고 엑스선 출력을 무작정 올릴 수는 없어서 방사선 수송해석(방사선이 물질과 상호작용하며 투과·산란·흡수되는 과정을 계산하는 시뮬레이션)으로 설계안을 사전 검토하며 시행착오를 줄이고 있다. 검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은 내부 역량으로 쌓고, 정밀가공 등은 전문기업과 협력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눴다.

엑스캔 시험 시설 전경 / 출처=㈜엑스캔
엑스캔 시험 시설 전경 / 출처=㈜엑스캔

- IBK기업은행-KIMST 지원사업에는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됐고,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고 있나

: 연구단계에서 확인한 가능성이 실제 제품으로 이어지려면 반복적인 시제품 제작, 재질·결함별 시험, 방사선 안전성 검토 등 넘어야 할 간극이 많은데, 초기기업이 이를 혼자 감당하기엔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다. 그래서 경량 재질로 제작된 소형선박의 주요 부위·보수부·의심부를 한쪽 면에서 검사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고, 해양수산 분야의 구체적인 적용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2026년도 해양수산 이전기술 R&BD(연구개발·사업화) 가속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IBK기업은행의 지원은 시제품 제작과 핵심 부품 조달, 시험장치 구축 등 연속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실질적 기반이 되고 있다. 하드웨어 개발은 설계와 제작, 시험, 수정이 반복되는 과정이라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중요한데, 이번 지원 덕분에 단기 자금 부담을 줄이고 성능검증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KIMST의 지원은 기술개발을 해양수산 분야의 실제 수요와 연결하는 데 의미가 있다. 선박·조선 현장은 일반 실험실과 달리 곡면 구조, 염분, 습도 등 고려할 운용조건이 많은데, KIMST가 가진 전문성과 네트워크가 유사환경 검증과 현장 실증 기반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 엑스캔이 그리는 앞으로의 사업 방향과 목표가 궁금하다

: 단일 휴대용 스캐너를 만드는 회사보다는, 후방산란 엑스선 기술을 다양한 산업 현장에 맞게 설계하고 적용하는 엑스선 영상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단기적으로는 소형선박과 복합재 구조물, 보안검색 대상물을 통해 데이터를 쌓아 검사모듈의 핵심 성능을 안정화할 계획이다. 중기적으로는 같은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휴대형·이동형 장비, 자동 이송형 장비, 로봇 탑재형 검사모듈 등으로 장비 형태를 단계적으로 다각화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검사 결과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같은 부위를 주기적으로 검사해 결함의 진행 여부나 유지보수 시점을 판단하는 데이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면 판독을 지원하는 AI 기술, 예지보전(고장이 나기 전에 미리 정비 시점을 예측하는 것) 서비스로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후방산란 엑스선은 아직 국내에서 산업적으로 널리 쓰이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성을 앞세우기보다 객관적인 시험 데이터와 현장 검증으로 신뢰를 쌓는 게 먼우선이라고 본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엑스선 검사 분야에서 독자적인 설계와 시스템 통합 역량을 갖추는 것이 엑스캔의 목표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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