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안전 관리의 완성… '제도 개선'과 'AI 기술'의 조화에서 찾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기업 경영에 있어 업무 효율 극대화와 수익 창출은 지상 과제다. 이를 위해 수많은 기업이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마케팅에는 천문학적인 자본을 쏟아붓지만, 정작 기업의 근간을 지탱하는 '안전' 앞에서는 굳게 지갑을 닫는 경우가 많다. 화재나 지진, 침수, 붕괴 등 예기치 못한 재난이 단 한 순간에 기업의 인프라를 괴멸시킬 수 있는 치명적 리스크임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이득에 더 눈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관계 당국은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각종 안전관리 관련 법령과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는 이를 그저 '귀찮은 규제'로 치부하기 일쑤다. 상당수 기업이 실질적인 안전 확보보다는 단순히 형식적으로 규정을 지키기 위해 관련 인프라를 도입하거나 위탁 업체를 선정하는 데 최저한의 비용만 들이려 하는 것이 현실이다.
모호한 책임 소재와 파편화된 규제… 건물주 책임 강화도?
안전 관리의 주체가 누구인지,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는 어떻게 되는지 역시 오랜 논란거리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안전 관리 책임을 '관계인'의 의무로 규정하고, 이를 '소유자·관리자 또는 점유자'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실무적으로는 막강한 예산 권한을 가진 건물주(소유자) 대신, 선임된 소방안전관리자나 임차인에게 모든 법적 책임이 전가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건물주가 선제적인 안전 시설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를 준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물류센터 등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 건축물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예산 집행권이 있는 건물주에게 '안전보건 확보 의무'와 유사한 '소방안전 투자 및 관리 의무'를 명확히 부여해 능동적인 안전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적 비효율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산업현장의 안전 서류는 물류시설법에 따른 '물류창고업 화재안전관리계획서', 재난안전법상의 '국가안전관리계획' 및 '집행계획', 시설물안전법의 '안전관리계획서' 등으로 복잡하게 파편화되어 있다. 다행히 최근 업계와 정책 현장에서는 이처럼 방대하고 형식적인 서류 중심의 관리를 실무 중심으로 통합한 '재난안전관리 체계'로 전환하려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는 2026년 2월, 기존 4,000페이지에 달하던 안전관리계획서를 500페이지 분량으로 대폭 간소화하는 지침을 시행하며 '실무 중심 안전'의 신호탄을 쐈다.

안전에도 ‘디지털 전환(DX)’ 필수… AIoT가 대안
이러한 안전관리 제도의 개선 및 체계화 움직임은 안전 인프라 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AIoT 디지털 기술 기반의 솔루션은 기존 수기 방식 대비 훨씬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 24시간 빈틈없는 예방 감시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실제 이러한 첨단 기술의 예방 효과는 금융권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단순한 솔루션 업체의 홍보 문구가 아니다. 한국화재보험협회는 화재 예방 설비를 자발적으로 갖춘 시설에 대해 보험료 할인 제도를 운영 중인데, 화재수신기 원격 감시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인증을 받으면 '보험료 5% 할인 특약'을 적용받을 수 있다. 첨단 디지털 기술의 재해 예방 실효성을 금융권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단적인 예다.

민간에서 싹트는 혁신, 정책적 뒷받침 더해져야
관련 기술을 개발 및 공급하는 국내 기업들의 잰걸음도 눈에 띈다. 킨스미디어(대표 손광석)가 대표적인 사례로, 이들은 산업현장의 인원현황 파악, 화재 발생 및 징후 포착, 지게차 충돌, 작업자 넘어짐 등의 사고를 감지해 관계인에게 알리는 AIoT 기반 통합 안전관리 플랫폼을 공급한다.
킨스미디어 손광석 대표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한 중대시민재해 예방 실증을 성공리에 마무리했고 모 대형 제철소내 사업장을 비롯해 서울복합물류 등 국내 주요 산업 거점에 플랫폼을 잇따라 공급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며 “정부의 재난안전관리 체계 개선 노력이 구체화되고 있어 향후 시장 확대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안전은 더 이상 타협할 수 있는 매몰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 영속성을 담보하는 최후의 보루다. 변화하는 제도적 환경과 진일보한 AI 기술 속에서, 이제 기업들은 형식적 안전을 넘어 실질적인 '스마트 안전'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할 때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