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다시 ‘안전’으로 승부…전기 플래그십 SUV ‘EX90’ 공식 출시
[IT동아 김동진 기자] 볼보자동차가 다시 ‘안전’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순수 전기 플래그십 EX90 출시를 통해서다. 볼보는 EX90을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브랜드가 100년 가까이 강조해 온 ‘안전’의 개념을 소프트웨어와 전동화 시대에 맞게 재정의한 모델로 소개했다. 브랜드 역사상 가장 안전한 모델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볼보는 1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플래그십 전기 SUV, EX90 공식 출시 행사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와 에릭 세베린손(Erik Severinson) 볼보자동차 최고영업책임자(COO)를 비롯한 볼보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신차에 적용한 기술과 디자인, 강화한 사용자 경험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볼보 “전동화는 타협의 결과가 아니라 더 나은 선택지”
에릭 세베린손 COO는 EX90을 단순한 전기차가 아닌 ‘브랜드 철학을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볼보는 기술이 사람의 삶을 어떻게 개선하는지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그 철학을 EX90에 그대로 반영했다”며 “이 차량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볼보의 차세대 시스템인 휴긴 코어(Hugin Core)를 중심으로 항상 연결되고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휴긴 코어는 차량의 주요 기능을 중앙 컴퓨팅 구조를 중심으로 통합한 볼보의 차세대 핵심 시스템이다. 카메라와 레이더 등 다양한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주행 보조와 안전 기능에 활용한다. 기존 기능별로 분산돼 있던 제어 방식을 소프트웨어 기반 구조로 재편하는 방식이다. 무선 업데이트(OTA)로 차량 기능과 안전 성능을 지속해서 개선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의 기반 역할을 한다.
전동화에 대한 입장도 분명했다. 에릭 세베린손 COO는 “전기차는 단순히 친환경이라서가 아니라, 내연기관보다 더 조용하고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며 유지 비용이 낮다는 점에서 더 나은 선택지”라며 “EX90은 미래에 대한 타협이 아닌 진정한 럭셔리를 보여주기 위한 브랜드 청사진이 담긴 결과물이다. 볼보는 얼마나 많은 크롬을 썼는지가 아니라, 차량 안에서 얼마나 질 높은 시간을 보내느냐를 진정한 럭셔리라고 규정한다. 이런 의미에서 EX90은 진정한 럭셔리를 경험하게 할 차량”이라고 말했다.
EX90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에릭 세베린손 COO가 강조한 것럼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 기능과 안전, 사용 경험을 함께 고려한 설계 철학이 반영됐다.

전면부 로고와 차체를 하나의 면으로 정리해 단차를 최소화했고, 공기 흐름을 고려한 매끈한 표면 처리를 통해 전기차의 주행 효율도 높였다.
조명에도 안전 강화를 위한 기능을 탑재했다. 예컨대 토르의 망치를 형상화한 헤드램프는 가변형 구조를 적용해 주행 환경에 따라 빛을 능동적으로 조절한다. 최대 5대 차량과 3개의 고정 물체를 동시에 감지해 빛의 패턴을 바꾸는 기능은 단순한 디자인 요소를 넘어 안전 장치로 작동한다.


측면 역시 프레임리스 구성과 간결한 라인을 바탕으로 공기 저항을 줄이고, 후면까지 이어지는 유려한 실루엣을 완성했다. 후면부의 버티컬 LED 램프 역시 전통적인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차체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로 재해석됐다.


실내에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절제된 럭셔리’를 구현했다. 수평 중심의 레이아웃과 간결한 구성은 시각적인 안정감을 주고, 보석에서 영감을 받은 디테일과 우드 소재는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특히 자연광에 가까운 색온도를 구현하는 서울반도체의 ‘썬라이크 LED’ 조명을 적용, 눈의 피로를 줄이고 심리적 안정감을 높였다. 여기에 1610W급 바워스앤윌킨스 오디오 시스템과 헤드레스트 스피커로 운전의 재미도 더했다.

공간성 측면에서도 전기차 플랫폼의 장점을 적극 활용했다. 긴 휠베이스와 평평한 바닥 설계로 모든 좌석에서 여유로운 레그룸과 개방감을 확보했으며, 6인승과 7인승 구성을 통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한다. 버튼 하나로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는 실내 개방감을 극대화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빛을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EX90의 전장(자동차 길이)은 5040㎜, 전폭(자동차 폭)은 1965㎜, 전고(자동차 높이)는 1740㎜이며, 축거(휠베이스)는 2985㎜다. 트렁크는 기본 324리터이며, 앞 공간인 프렁크는 46리터다.


안전 또 안전 강조…성능과 효율의 균형 ‘주행거리 625km’ 달성
EX90의 핵심은 여전히 ‘안전’이다. 이 차량에는 5개의 카메라, 5개의 레이더, 12개의 초음파 센서로 구성한 첨단 센서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를 기반으로 차량 주변뿐 아니라 실내 상황까지 인식한다.
대표적으로 운전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차량 내부에 남겨진 아이나 반려동물을 감지하는 ‘실내 승객 감지 시스템’이 탑재됐다. 이는 사고 발생 이후 대응이 아니라, 사고 자체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활용한 결과다.
차체 구조 역시 강화됐다. 초고강도 강철과 알루미늄을 조합해 비틀림 강성을 50% 높이고, 충돌 에너지 흡수 성능을 20% 개선했다. 배터리 보호까지 고려한 설계다. 여기에 파일럿 어시스트, 교차로 긴급 제동, 사각지대 조향 보조 등 최신 ADAS 기능이 전 트림 기본 적용된다.
EX90은 106kWh 배터리와 800V 시스템을 기반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625km 주행(유럽 기준)이 가능하다. 급속 충전 시 배터리를 10%~80%까지 약 22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트윈 모터 기반 사륜구동(AWD) 구조로, 최고 680마력 퍼포먼스 모델까지 구성된다.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을 통해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도 강화했다. 울트라(Ultra) 트림에 적용되는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은 기존 에어 서스펜션 대비 부드러운 승차감과 편안한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EX90, 판매 시작가 1억 620만 원
EX90은 단순히 전기 SUV 한 대를 넘어, 볼보가 정의하는 미래 자동차의 방향성을 집약한 모델이다. 자체 개발한 ‘휴긴 코어’를 중심으로 차량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통합하고, OTA를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구조를 갖췄다.
볼보가 EX90을 통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전동화 시대에도 브랜드의 중심에는 여전히 ‘안전’이 있으며, 그 안전의 기준은 이제 기계적 보호를 넘어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로 확장되고 있다. EX90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볼보가 제시하는 하나의 기준이자, 플래그십 시장의 방향성을 재정의하는 시작을 알리는 모델이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EX90은 단순한 전동화 전환이 아니라, 더 나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과정임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며 “브랜드가 약 100년간 쌓아온 안전 헤리티지와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기술을 결합해 선보이는 신차에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EX90의 판매 시작가는 1억 620만 원(트윈 모터 플러스 기준)으로, 기존 XC90 T8(PHEV)보다 낮게 책정됐다. 특히 XC90 T8 이상의 상품성을 갖춘 ‘트윈 모터 울트라 7인승’ 트림을 동일한 1억 1620만 원에 구성했다.
트림별 가격은 ▲트윈 모터 울트라 6인승 1억 1820만 원 ▲트윈 모터 퍼포먼스 울트라 7인승 1억 2120만 원 ▲트윈 모터 퍼포먼스 울트라 6인승 1억 2320만 원이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