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잇 "위성통신·AI 기반 기술로 개인 넘어 스마트시티 안전 솔루션 만들 것"

[IT동아 박귀임 기자] "모두의 안전한 삶을 생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과 대규모 교통사고, 그리고 대형 산불 등 예측하기 어려운 재난이 만연해지면서 ‘안전’은 사회 인프라의 핵심 전제로 여겨진다. 특히 차량·선박·드론 등 운송 수단(Vehicle)이 고도화될수록 한 번의 사고는 개인의 생명뿐 아니라 도로 및 도시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재난 상황에서 지상 통신 인프라가 무력화되는 순간, 구조 요청조차 불가능해진다. 응급 상황에서 확보해야 할 골든타임은 생명과 직결되지만 현재의 통신 인프라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통신망이 끊기거나 서비스 음영지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구조 요청조차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 여전히 반복되는 이유다. 차량 사고, 납치, 돌발 질환 등 예기치 못한 위험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김세호 퓨잇 대표 / 출처=IT동아
김세호 퓨잇 대표 / 출처=IT동아

스타트업 퓨잇은 바로 이 ‘마지막 끊어진 구간’을 메우기 위해 위성통신과 AI 기반 모빌리티 안전 기술을 결합하는 데 집중한다. 지상 통신망이 두절된 도로와 해상, 오지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순간 자동으로 긴급 메시지를 띄우며 보이지 않는 안전망을 만드는 것. 퓨잇이 그리는 미래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생명을 지키는 사회 안전망의 진화다. 안전을 필수 인프라로 바라보는 김세호 퓨잇 대표를 만나 사업 전략과 목표를 들어봤다.

글로벌 대기업 경험 바탕, 전문성 강화

2022년 설립된 퓨잇(Fuit)은 위성통신과 AI를 결합한 안전 솔루션 기업이다.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시작해 차량과 위성통신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스마트시티 내 개인 안전(Personal Safety) 솔루션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김세호 대표는 글로벌 대기업에서 20여 년간 근무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퓨잇을 이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대기업에 입사한 후 상품 기획, 전기차 충전 인프라, 디지털 헬스케어, AI 사업 전략까지 폭넓은 분야를 담당하며 신사업 개발 노하우를 축적한 것. 여기에 탄탄한 네트워크까지 확보, 퓨잇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도 그 역할이 주효했다.

김세호 대표는 "글로벌 대기업에서 스페이스테크, 휴머노이드, 컴퓨팅 등 첨단 기술 분야를 다루며 계열사 간 시너지를 기획하는 역할을 맡았다. 상품 개발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가는 데도 익숙해졌다. 그 경험이 퓨잇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선제적 특허 출원으로 기술 경쟁력 확보

퓨잇의 핵심 기술은 ICT 기반 긴급 구난 시스템 E-콜(Emergency call, E-call)이다. E-콜은 비상 상황 발생 시 이를 자동으로 감지, 사고 정보를 E-콜 센터에 전송해 탑승객의 골든타임 확보로 안전한 보호가 가능하다.

현대, GM, BOSCH, BMW 등이 제공하는 기존 E-콜 서비스의 경우 지상 네트워크 의존성이 높아 터널이나 산악 등 음영지역에서는 제한적이다. 지상 네트워크는 인구 밀집 지역에만 집중돼 있고, 통신 상황이 불안정하거나 재난 상황 발생 시 대처가 어렵다. 퓨잇은 위성·AI 기반 초연결 안전망 구축으로 어떤 긴급 상황에서도 끊김없이 탑승객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구조 지원을 가능케 한다. 음영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정의하며 기술 고도화 역시 진행하고 있다. 또 글로벌 대기업과 공동으로 차량, 선박,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 UAM) 등에 확장 적용 가능한 위성 메시징 솔루션도 개발 중이다.

퓨잇의 핵심 기술인 E-콜은 비상 상황 발생 시 이를 자동으로 감지, 사고 정보를 E-콜 센터에 전송해 탑승객의 골든타임 확보로 안전한 보호가 가능하다 / 출처=퓨잇
퓨잇의 핵심 기술인 E-콜은 비상 상황 발생 시 이를 자동으로 감지, 사고 정보를 E-콜 센터에 전송해 탑승객의 골든타임 확보로 안전한 보호가 가능하다 / 출처=퓨잇

특히 퓨잇의 E-콜에는 위성통신 기반 응급 메시징 솔루션 기술이 탑재돼 있다. 이 기술은 엣지 기반 AI를 활용해 제한적인 리소스 환경에서도 운전자의 안전 상황을 판단하고, 위성통신을 통해 응급 메시지를 자동으로 전송한다. 여기에 동적 압축 메시징 기술로 통신 효율을 극대화한다. 이외에 ▲중요 단어 코드화 및 전송 ▲위성 기반 재해·재난 회피 경로 안내 시스템 ▲생성형 AI 기반 차량 사고 자동 대응 시스템 ▲위성 영상 분석 통한 사고 감지 및 응급 신고 등 자사의 주요 기술 고도화도 진행 중이다.

퓨잇은 2023년부터 관련 특허를 선제적으로 출원하며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올해도 PCT(Patent Cooperation Treaty, 특허협력조약) 출원과 북미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내년에는 유럽 특허 출원을 위해 준비 중이다.

김세호 대표는 "매년 글로벌 특허를 분석하며 퓨잇만의 경쟁력 있는 기술 성벽을 쌓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위성통신 기반 긴급 구조 서비스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퓨잇은 2023년부터 이 분야의 가능성을 보고 선도적으로 입지를 쌓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퓨잇은 새롭고 의미 있는 특허 및 기술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납치 상황에서 차량이 스스로 경찰서로 향하게 하거나, 백그라운드에서 경찰과 통신하는 '기만 기술' 특허를 보유중이다. 또 사고 현장 인근에 있는 응급구조사에게 자동으로 알림을 보내 부상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시스템 특허도 출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퓨잇은 사람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차량, 집, 회사에 특화된 안전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차량에서는 운전자 중심의 안전 모니터링, 집에서는 독거노인이나 다인 가구를 위한 홈 에이전트 기반 솔루션을 준비 중이다.

퓨잇은 2023년부터 위성통신 기반 긴급 구조 서비스 분야의 가능성을 보고 선도적으로 입지를 쌓고 있다 / 출처=IT동아
퓨잇은 2023년부터 위성통신 기반 긴급 구조 서비스 분야의 가능성을 보고 선도적으로 입지를 쌓고 있다 / 출처=IT동아

김세호 대표는 "각 공간마다 필요한 기술과 요구사항이 다르다. 차량은 이동 수단이고, 집은 휴식 공간이며, 회사는 업무 공간이다. 공간의 역할에 맞춰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며 "비접촉 방식의 카메라 기반 심장박동 모니터링, 스트레스 지수 분석, 스마트폰·스마트워치의 라이프로그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헬스케어 기술을 통합해 개인 안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종 어려움 속 안전 자동화 시스템까지 준비

퓨잇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했다. 초반에는 기술 개발이나 인력 운용에 어려움이 컸다. 김세호 대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달랐다. 대기업에서 풍부한 리소스로 일하다가 그렇지 못한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특허, 법률, 회계 등 전문 영역마다 외부 전문가가 필요했지만, 대기업 재직 시절 구축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극복했다"고 덧붙였다.

김세호 대표는 퓨잇의 위성통신 기반 안전 기술이 '국내 최초'라고 거듭 강조한다. 그만큼 국내에서는 우주항공 기술 투자가 미미하고, 이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김세호 대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로켓 재사용까지 하는 동안 국내는 2035년에나 시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을 정도다.

실제 이를 경험한 김세호 대표는 아쉬움을 토로하며 "과제 심사를 받으러 다닐 때 '아직 성숙하지 않은 기술인데 왜 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이미 우주항공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런 기술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퓨잇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광주광역시가 협력한 기관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ICA), 우주 전문 기업 나라스페이스와 협력해 위성 이미지 기반 재해·재난 모니터링 시스템을 2025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실증한다. 사용자가 특정 지역의 위성 이미지를 요청하면, 나라스페이스가 이미지를 제공하고 퓨잇이 AI로 분석해 홍수나 산불 등의 재해 상황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퓨잇은 차량 내 응급 상황 자동 감지부터 위성 기반 구조 요청, 재해·재난 실시간 모니터링까지 안전에 집중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 출처=퓨잇
퓨잇은 차량 내 응급 상황 자동 감지부터 위성 기반 구조 요청, 재해·재난 실시간 모니터링까지 안전에 집중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 출처=퓨잇

김세호 대표는 "위성 이미지 기반 재해·재난 모니터링 시스템의 무료 모델은 과거 이미지를 분석하고, 유료 모델은 재해 예상 시점에 실시간으로 위성 이미지를 요청해 분석한다. 이외에 포트홀 탐지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도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김세호 대표는 "민간 기업이 이런 수준의 위성통신 기반 도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는 드물다. 퓨잇은 개인뿐만 아니라 스마트시티 외부 공간까지 안전을 책임지는 자동화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해외 진출 가시화…보안에도 집중

현재 퓨잇의 도전 과제는 해외 진출이다. 위성통신 기반 서비스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 규모가 훨씬 크고 니즈도 높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2025년 10월에는 룩셈부르크에서 1대1 밋업과 IR데모데이를 통해 현지 비즈니스 파트너와 미팅을 진행했다. 김세호 대표는 "우리 기술이 유럽에서도 충분히 시장성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퓨잇이 미국 거주 운전자 50명을 대상으로 자체 실시한 사전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의미있는 결과가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94%가 퓨잇의 기술에 월간 구독료 49달러(7만 2000원) 이상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결과에 자신감을 얻은 퓨잇은 2026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6' 참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선다. 유럽과 미국의 파트너들과 사업 논의를 진행 중이며, 해외 투자 유치와 현지 지사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퓨잇은 해외 진출을 위해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와 사업 논의를 진행 중이다 / 출처=IT동아
퓨잇은 해외 진출을 위해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와 사업 논의를 진행 중이다 / 출처=IT동아

퓨잇은 유럽 GDPR(개인정보보호법)의 깐깐한 기준을 충족하는 시스템 구축에도 나선다. 위성통신과 이미지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보안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세호 대표는 "글로벌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 글로벌 사업을 경험하며 해외 시장을 먼저 보는 시각을 갖게 됐다. 국내 시장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진출 가능성까지 고려해 퓨잇의 사업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재난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지상 통신 인프라는 쉽게 파괴된다. 위성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김세호 대표의 설명이다. 퓨잇은 2030년이면 위성통신이 지상통신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일 것으로 전망하며, 장기적으로 위성 네트워크 콘스텔레이션(다수의 인공위성이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협력해 전 세계를 커버하는 위성군)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김세호 대표는 "생명은 소중하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퓨잇의 목표다. 스마트시티 내 안전 솔루션을 완벽하게 구축해 위험에 처한 사람들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차량 내 응급 상황 자동 감지부터 위성 기반 구조 요청, 재해·재난 실시간 모니터링까지 안전에 집중하는 퓨잇의 시도는 인상적이다. 앞으로 스마트시티가 갖춰야 할 기본조건이 무엇인지 묻는 동시에,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인간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답까지 제시하고 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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