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전기공사의 정보 비대칭 해결하는 '전기이지' [SBA·콴티파이 팀빌딩 우수기업]

이문규 munch@itdonga.com

※서울경제진흥원(SBA)와 콴티파이인큐베이터는 스타트업 보육 프로그램 '2025 SBA 팀 빌딩 지원사업'을 함께 합니다. IT동아는 이 사업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 10개 사를 찾아 실력과 성과,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합니다.

[IT동아]

만약 주택이나 건물 내 전기배선을 다시 작업하거나 새로 공사해야 한다면, 어디서, 무얼 확인하고 어떻게, 누구와 진행해야 될까?

전기 전문가나 관련 경험자가 아니라면,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공사 중 하나가 바로 ‘전기공사’다. 건축이나 리모델링, 인테리어 등과 달리, 전기공사 분야는 여전히 공급자(공사업체)와 수급자(소비자) 사이의 정보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소비자는 대부분 전기공사의 절차와 방법을 모르고, 공사업체는 계약 수주 기회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22년 전기 전문가가 나섰다. 바로 전기공사 중개 플랫폼 ‘전기이지’의 김민수 대표다.

김민수 전기이지 대표 / 출처=전기이지
김민수 전기이지 대표 / 출처=전기이지

김민수 대표는 22년간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전력산업 최일선에서 근무하며,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고객들의 수많은 요청과 민원, 고충을 처리했다. 고객, 상황, 현장 등에 따라 다양한 전기 사용 사례를 접하면서, 그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어려워하는 지점을 조목조목 파악했다.

일반적으로, 전기 공사의 경우 전봇대로부터 건물/현장까지 공사는 한전이 담당하고, 이후 배선 등의 세부 작업은 민간 전기공사업체가 처리한다. 즉 건물 내 모든 전기 설비 공사는 ‘전기공사업’ 면허가 있는 민간업체가 수행하는데 이를 체계화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업체마다 비용도 다르고 설비 능력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20년 이상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김 대표는 언젠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그동안 축적된 고객 민원 데이터와 전기사용신청 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전기공사 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고객은 적정 비용과 진행 방법을 모르고, 공사업체는 자사의 공사 능력을 제대로 알릴 방법이 없었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 김 대표는 한전을 퇴사해 전기이지를 창업했다. 고객은 좀더 쉽고 간편하게 공사업체를 선택할 수 있고, 공사업체는 자사의 시공 능력을 토대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

전기이지는 그 목적 그대로, 전기공사가 필요한 고객과 실력 있는 공사업체를 연결하는 온라인 중개 플랫폼이다. ‘직방’이나 ‘다방’ 같은 부동산 중개 플랫폼이나 음식을 주문/배달하는 ‘배달의민족’, ‘요기요’와 유사한 서비스다.

가정이라면 오래된 콘센트나 전원 스위치, 조명, 분전반(두꺼비집) 교체나 추가, 또는 누전 점검, 수리 등이 전기공사에 해당된다. 상가나 사업장, 건물, 공장 등이라면 전기 용량 증설, 인테리어 전기 배선, 전기 안전 점검, 전기 설비 시공, 태양광 발전 설비 구축,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이 포함된다. 이런 전기 공사는 반드시 전기공사업 면허 업체가 수행해야 함은 당연하다.

이에 전기이지를 이용하면, 고객이 공사업체 검색 및 선택, 견적 요청 절차를 수분 이내에 처리할 수 있다. 공사 주소와 형태, 기간 등을 입력하면 해당 지역의 공사업체에게 자동으로 견적 요청이 전달된다.

평균 24시간 내 여러 공사업체로부터 견적을 받을 수 있고, 모든 견적 내용을 한 화면에서 일목요연하게 비교할 수 있다. 예산, 업체 경력, 전문 분야, 공사 후기, 평점 등을 확인하고, 업체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견적 내용을 확정하면 된다.

전기이지의 견적 요청 사례 / 출처=전기이지
전기이지의 견적 요청 사례 / 출처=전기이지

전기이지에는 전기공사업 면허를 보유한 검증된 공사업체만이 가입할 수 있다. 업체 가입 요청 시, 대한전기공사협회에 등록된 정식 업체인지 검증되어, 면허 상태가 유효한 업체만이 엄선된다. 계약 완료 후 공사가 시작되면, 공사업체는 공사 진행 상황을 전기이지에 업데이트(사진 포함)하며 현황을 고객과 공유해야 한다.

공사 완료 후 결제는 에스크로 방식이 적용된다. 즉 공사가 최종 완료된 결과를 고객이 직접 확인해야 공사업체로 비용이 지급된다. 이를 통해 고객 입장에서는 완공 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감을, 공사업체는 완공 후 비용을 받지 못하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공사비 정산, 수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공사업체에게 특히 유용한 기능이다.

김민수 대표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양쪽 참여자 모두에게 이익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고객에게는 쉬운 견적 비교, 검증된 업체 연결, 투명한 가격 정보, 안전한 결제, 실시간 진행 확인을 제공하고, 공사업체에게는 공사 수주 기회, 공정한 경쟁 환경, 확실한 대금 정산, 실력에 따른 평가 시스템을 제공함으로써, 플랫폼 양쪽 참여자에게 명확한 가지를 전달한다.

이에 전기이지는 현재 우수한 공사업체를 좀더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플랫폼 기능이 제 아무리 좋더라도, 우수한 공사업체가 없으면 고객은 떠나기 때문이다. 이에 공사업체의 플랫폼 가입을 최대한 간소화하면서, 공사 면허 확인 및 검증은 철저하게 거친다.

전기이지는 중개 플랫폼 서비스를 넘어 향후 자재 공동구매나 금융 서비스로도 확장을 꾀한다. 전기공사에는 전선, 배선용 자재, 분전반, 조명기구, 스위치, 콘센트 등 다양한 전기 및 공사 자재가 필요하다. 대형 업체는 대량 구매로 할인 혜택을 받기도 하지만, 소량 구매하는 군소 업체는 그렇지 못하다. 이에 전기이지 등록 공사업체들의 자재 수요를 집계해 공동구매 등을 주선할 계획이다.

또한 공사업체의 자금 흐름에 도움을 주고자, 공사 대금 선지급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완공 후 정산될 대금의 일부를 미리 지급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공사업체는 자금 흐름이 개선되고, 자재 구입이나 인건비 지출에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길 수 있다.

전기이지는 모든 전기공사가 투명하고 안전하게 이뤄지는 시장 구조를 꿈꾼다. 전기공사에서 고객에게는 ‘투명한 정보 + 간편한 절차’를, 공사업체에게는 ‘공정한 기회 + 확실한 정산’을 보장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김민수 대표는 전기이지의 기본 기능을 강화하며, 수도권을 시작으로 전국 단위로 확대하면서 서비스를 지속 개선할 계획이다.

IT동아 이문규 기자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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