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스테크 “해양 생태계 문제를 혁신 기술로 해결합니다” [SBA 초격차]

강형석 redbk@itdonga.com

[SBA x IT동아] 서울경제진흥원(SBA)은 10대 초격차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 그리고 대·중견 기업을 연결해 동반 성장하도록 이끄는 초격차 개방형 혁신을 주도합니다. 초격차 개방형 혁신을 토대로 세계에서 활약할 유망 스타트업의 실력과 성과를 소개합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기후 변화와 함께 해양 생태계도 위기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자료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약 30%를 바다가 흡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수 온도가 오르고 산성화가 진행된다. 바닷속 생태계가 바뀌면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에게 치명적이다. 특정 종은 멸종 위기에 처하고, 또 다른 종은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다.

우리나라 바다는 불가사리로 몸살을 앓는다. 바다의 별이라 불리며 낭만적인 이미지로 소비되던 불가사리는, 실상 해양 생태계를 황폐화하는 주범으로 지목받는다. 불가사리는 닥치는 대로 해산물을 포식하며 양식장에 막대한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바다의 산소 탱크라 불리는 산호초를 무차별적으로 파괴한다. 산호초가 파괴되면 해양 생물 다양성이 무너지고, 결국 생태계 전체가 흔들린다.

정부는 매년 약 3000톤~4000톤에 달하는 불가사리를 수거해 폐기한다. 문제는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이 새로운 환경 오염원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이 딜레마를 깨려면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환경 문제 앞에서 폐기물을 혁신적인 자원으로 탈바꿈한 기업이 있다. 기후테크 기업 스타스테크(대표 양승찬)다. 스타스테크는 불가사리를 핵심 자원으로 접근했다. 불가사리가 가진 화학적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첨단 소재로 활용한 것이다. 현재 친환경 제설제, 화장품 원료, 액상비료 등을 생산하며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섰다.

불가사리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다

스타스테크는 해양 생태계 문제의 주범인 불가사리로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기후테크 기업이다. 창업 초기 제설제 전문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화장품, 비료 등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스타스테크의 경쟁력은 기술력이다. 불가사리의 화학적 특성을 이해하고 사업에 최적화된 형태로 채취한다. 친환경 제설제는 불가사리의 골편을 활용한다. 불가사리의 골편은 탄산칼슘으로 이뤄진 다공성 구조체인데, 이 구조가 염화이온을 흡착하는 특성을 지닌다. 스타스테크는 이 원리를 제설제 개발에 적용해 기존 제품의 부식성 문제를 개선했다.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콜라겐은 화장품 원료가 됐고, 추출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마저 비료로 제품화했다. 버리는 것 없이 100% 활용하는 업사이클링 체계를 완성한 셈이다.

스타스테크의 모든 사업은 불가사리와 연관이 깊다 / 출처=스타스테크
스타스테크의 모든 사업은 불가사리와 연관이 깊다 / 출처=스타스테크

기술력은 각종 인증과 특허로 증명된다. 조달청 혁신제품 지정, 조달우수제품, NET(신기술), 성능인증 등 다수의 국가 인증을 획득했다. ECO-ST2는 조달청 혁신제품 인증 및 탄소배출권이 부여된 제설제다. 캐나다, 미국, 일본, 몽골 등 해외 시장에서 제품 특허와 인증을 취득, 연간 100만 달러(약 14억 6300만 원) 이상 수출 실적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주목할 만한 성과는 탄소배출권 확보다. 2023년 2만 6081 tCO2-eq(온실가스 1톤당 이산화탄소 환산량), 2024년 3만 87 tCO2-eq의 탄소배출권을 인증받았다. 스타스테크는 누적 5만 6000톤 이상의 탄소배출권을 보유하며 제품을 쓸수록 탄소 감축에 기여하는 모델을 구현했다. 불가사리 소각을 대체함으로써 탄소배출을 줄이고, 제품 사용 과정에서도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거뒀다.

불가사리를 활용한 친환경 콜라겐 화장품 원료, 페넬라겐 / 출처=스타스테크
불가사리를 활용한 친환경 콜라겐 화장품 원료, 페넬라겐 / 출처=스타스테크

스타스테크의 비즈니스 모델은 정부, 수협과의 협력으로 불가사리를 수급하는 데서 출발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연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소각 처리 비용을 절감하고, 스타스테크는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망을 확보한다. 확보한 불가사리는 추출 공정을 거쳐 완전히 분해된다. 골편은 제설제, 골편에 점착된 콜라겐은 화장품 원료로, 남은 폐액은 비료로 활용되며 한 방울의 폐기물도 남기지 않는 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불가사리의 다공성 구조 활용한 친환경 제설제

스타스테크의 출발점이자 매출 비중이 큰 사업은 친환경 제설제 부문이다. 겨울철 도로 안전을 위해 뿌리는 제설제는 눈과 얼음을 녹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한다. 염화칼슘, 염화나트륨 기반 제설제는 높은 염화이온 농도로 차량 하부와 도로 시설물을 빠르게 부식시킨다. 콘크리트가 손상되면서 도로 수명이 짧아지고, 식물 황화 현상과 수질 오염까지 일으킨다.

콘크리트 부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친환경 제설제들은 부식방지제를 포함한다. 하지만 부식방지 용도로 혼합하는 아질산염, 유기화합물은 수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가격이 비싸 대량 보급도 제한된다.

스타스테크의 친환경 제설제 / 출처=스타스테크
스타스테크의 친환경 제설제 / 출처=스타스테크

스타스테크가 개발한 ECO-ST 제설제는 친환경 소재로 단점을 극복했다. 스타스테크는 불가사리 골편에서 추출한 탄산칼슘 다공성 구조체에 주목했다. 다공성 구조체는 작은 구멍이 무수히 많은 구조로 이 구멍들이 염화이온을 흡착한다. 고농도 염화이온 상태를 억제함으로써 환경피해를 저감하는 원리다. 이어 부식방지제와 상호작용을 통해 부식 방지 효과를 높였다. 스타스테크의 자료에 따르면 기존 친환경 제설제 대비 3분의 1 수준의 부식방지제만 사용해도 부식 방지 효과가 기존 친환경 제설제 대비비 29배에 달한다.

환경부 인증 기준 제설제 부식률은 30% 이하다. 반면, ECO-ST는 제설제 부식률 0.8%로 물보다 낮다. 이와 동시에 업계 최초로 콘크리트 강화 기술을 개발, 도입해 도로 포장 파손율을 90% 이상 감소시키고, 토양오염 및 작물 피해는 최대 70% 줄여준다. 바이오매스 손실도 최대 70% 감소해 식물 생육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 얼음 제거(융빙) 성능은 염화나트륨 대비 166% 높아 적은 양으로도 제설이 가능하다.

스타스테크는 제설 환경에 따라 세 가지 제설제 제품군을 구축했다. ECO-ST1은 부식방지 첨가제(ST Additive)로 불가사리 다공성 구조체를 활용해 제설제 효율을 높였다. 기존 제설제에 약 2wt%(100g 중 1g 함유 비율) 용량의 ST Additive를 첨가하면 융빙 성능은 유지하면서 부식률을 0.8%까지 낮춘다.

ST Additive는 콘크리트 강화 첨가제로 콘크리트 도로 내구성을 높인다. 기존 제설제에 약 0.3wt% 첨가 시 콘크리트 동결융해 저항성이 소금 대비 10% 이하로 감소하며, 압축강도는 최대 288%까지 증가한다. ST additive와 SL Additive가 모두 포함된 완제품이다.

스타스테크는 ECO-STㆍSL 제설제로 겨울철 도로 안전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 출처=스타스테크
스타스테크는 ECO-STㆍSL 제설제로 겨울철 도로 안전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 출처=스타스테크

스타스테크 친환경 제설제는 경제적 효과로 이어진다. 먼저 도로 보수 비용 절감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집행된 전체 도로보수비는 4조 5614억 원에 달한다. 이 예산을 절감한다면 남은 예산을 다른 사업에 활용 가능하다. 겨울철 염화칼슘, 염화나트륨에 의한 차량 부식 피해 감소까지 고려하면 사회적 가치는 1포(25kg)당 약 10만 원 수준이라는 게 스타스테크 측 설명이다.

ECO-STㆍSL 제설제는 캐나다, 미국, 몽골, 일본 등 해외 시장에 수출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캐나다 도로/건물 관리업체, 울란바토르 시청 등이 주 고객사다. 북미 지역은 겨울철 혹독한 기후와 엄격한 환경 규제로 인해 고성능 친환경 제설제 수요가 크다. 스타스테크는 캐나다 현지 유통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클리어 로드(Clear Roads) 같은 해외 기관 인증을 통해 시장 입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불가사리 폐액 속 영양분 활용한 액상 비료

스타스테크는 불가사리 추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액도 외면하지 않았다. 이 폐액에는 불가사리가 함유한 풍부한 해양 유래 사포닌 및 아미노산 성분이 담겼다. 스타스테크는 불가사리 폐액을 정제, 가공해 액상비료 불쑥이를 개발했다.

불쑥이는 해양성 펩타이드와 아미노산을 함유한다. 식물 면역력 향상 및 병원균 억제에 도움을 주는 해양성 사포닌도 포함됐다. 다양한 영양분을 토대로 작물 생육을 촉진하고 병해충 저항성을 높인다. 스타스테크는 불쑥이로 화학비료 의존도를 낮추고 친환경 농업을 지원하는 설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제품군은 작물 재배 환경에 따라 세분화했다. 불쑥이는 과채류 작물에 최적화된 배합비를 제공하고, 불쑥이 아미노는 아미노산 함량을 강화해 작물 생육 초기 단계를 집중 지원한다. 불쑥이 뿌리는 뿌리 발달에 특화된 고농도 인산 배합으로 초기 뿌리 활착을 돕는다. 모두 물에 잘 녹는 액상 형태로 관주시비(뿌리에 공급하는 농법), 엽면시비(잎을 통해 공급하는 농법) 형태로 사용 가능하다.

불쑥이는 국내 B2G(기업 대 정부) 및 B2B(기업 대 기업) 시장을 겨냥했다. 이 외에도 친환경 농업을 실천하는 개인 농가를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다는 게 스타스테크 측 설명이다.

불가사리 콜라겐으로 뷰티 시장까지 공략하다

제설제와 비료 사업이 안정적 수익 기반을 갖춘 스타스테크의 미래 성장 동력은 뷰티 시장이다.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콜라겐과 경피 전달 기술(TDS, Transdermal Drug System)을 결합한 원료, 페넬라겐(PENELLAGEN)으로 차별화했다. 페넬라겐은 콜라겐 성분의 한계를 돌파한 차세대 원료다. 탄성 캡슐 안에 불가사리 추출 콜라겐을 담아 피부에 깊은 곳까지 전달한다.

페넬라겐은 불가사리 추출 콜라겐과 경피 전달 기술을 결합한 화장품 원료다 / 출처=스타스테크
페넬라겐은 불가사리 추출 콜라겐과 경피 전달 기술을 결합한 화장품 원료다 / 출처=스타스테크

콜라겐은 피부 진피층의 주요 구성 성분으로 탄력과 보습을 담당한다. 나이가 들수록 콜라겐 합성이 줄어들어 주름과 탄력 저하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화장품 시장은 오래 전부터 콜라겐을 활용한 안티에이징 제품을 개발했다. 하지만 콜라겐은 분자 크기와 상관 없이 구조 특성상 피부 표면에 발라도 진피층까지 도달하기 어렵다. 대부분 표피에 머물다 씻겨 나간다. 기존 콜라겐은 주로 돼지나 소에서 추출하는데, 이는 할랄(Halal) 시장에서 종교적 이유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제약도 따른다.

스타스테크는 두 가지 혁신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첫 번째는 불가사리다.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해양 유래 콜라겐은 종교적 이슈로 소·돼지 유래 콜라겐 함유 화장품 사용이 어려운 소비자들도 대체해 사용 가능하다. 두 번째는 탄성 에토좀(Elastic Ethosome) 기반의 경피 전달 기술(TDS)이다. 탄성에토좀은 리포좀의 진화형으로, 인지질의 막 유연성을 개선하고 안정성을 높힌 나노 입자 운반체다. 이 운반체에 콜라겐 펩타이드를 넣어 캡슐화하면 피부 각질층을 통과해 진피층까지 전달 가능하다. 일반 돈피 콜라겐의 피부 투과율이 0에 가깝고, 일반 콜라겐은 TDS에 결합해도 투과율이 제한적인 반면, 페넬라겐은 타 콜라겐 TDS 도입 원료보다 523배 이상 높은 피부 투과율을 갖췄다.

페넬라겐은 피부 임상 시험을 통해 실력을 검증 받았다 / 출처=스타스테크
페넬라겐은 피부 임상 시험을 통해 실력을 검증 받았다 / 출처=스타스테크

스타스테크는 OTAC 피부 임상 시험 센터와 KC 피부 임상 시험 센터를 통해 페넬라겐의 성능을 확인했다. 그 결과 피부 수분 17.6%, 피부 탄성 5.4%, 눈가 주름 7.25%, 피부 밀도 8.9% 등 피부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한편 불가사리 콜라겐 원료 페넬라겐으로 만든 화장품 브랜드 라보페는 현재 리브랜딩을 진행한다. 2026년 상반기에는 제품력과 고객 마케팅을 한층 더 강화,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라보페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스타스테크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친환경 제설제의 해외 시장 확대와 라보페 리브랜딩, 페넬라겐 공급 증대를 통해 성장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는 불가사리를 원료 삼아 글로벌 기후테크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여정의 일환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스타스테크는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초격차 개방형 혁신 홍보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초격차 선정기업의 효과적인 홍보 지원을 통해 기업의 대외 홍보 및 마케팅 역량 제고를 위한 지원사업이다. 스타스테크는 SBA를 통해 연구개발 지원, 수출 판로 연결, 홍보 등을 지원받았다. SBA 초격차 개방형 혁신 홍보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불가사리의 잠재력을 국내외 시장에 알릴 계획이다.

기후변화와 환경 위기가 심화될수록 스타스테크 같은 기후테크 기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문제를 기회로 전환하는 혁신, 경제와 환경을 대립 구도가 아닌 상생 관계로 만드는 지혜, 기술력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 철학. 스타스테크가 보여준 역량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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