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다한 윈도10, 1년 더 쓸 수 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2015년 출시 이후 10년간 PC 시장을 이끌어온 윈도10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10월 14일을 끝으로 윈도10에 대한 공식 지원을 중단한다. 이후에는 보안 업데이트를 비롯한 각종 기능 개선이 더 이상 제공되지 않는다.
지원이 종료된다고 해서 당장 PC를 쓸 수 없게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보안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되며, 최신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랜섬웨어 공격 등의 위험이 커지는 만큼, 윈도11로의 전환이 권장된다.
윈도11로 업그레이드 가능한 PC는 한정적
문제는 모든 PC가 윈도11을 설치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정한 윈도11의 최소 사양에 따르면 TPM 2.0 보안칩과 UEFI 펌웨어를 탑재해야 하며, 최소 4GB 이상의 RAM을 갖춰야 한다. 프로세서는 8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 이상, 또는 AMD 라이젠 2000 시리즈 이상이어야 한다. 대략 2017~2018년 이후 출시된 PC라면 윈도11 설치가 가능하지만, 그 이전 모델은 사실상 윈도11과 인연이 없다고 봐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PC 중 상당수가 여전히 윈도10을 구동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하드웨어 제약으로 윈도11로 업그레이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 PC를 구입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지만, 예산 문제나 데이터 이전 등의 이유로 당장 교체가 어려운 사용자도 많다.
1년 더 버틸 수 있는 ESU 프로그램
이런 사용자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것이 바로 ESU(Extended Security Updates, 확장 보안 업데이트) 프로그램이다. 이는 윈도10 지원 종료 이후에도 2026년 10월 13일까지 약 1년간 보안 업데이트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유예 정책이다.
ESU 등록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 PC 설정을 백업(동기화)한 경우 추가 비용 없이 무료로 등록할 수 있다. 둘째, 마이크로소프트 리워드(Rewards) 포인트 1000점을 사용해 등록할 수 있다. 셋째, 30달러(약 4만원, 세금 별도)의 일회성 구매를 통해 등록할 수 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한 번 등록하면 최대 10대의 기기에서 동일한 라이선스를 사용할 수 있다.
ESU에 등록하면 긴급 및 중요 보안 업데이트를 계속 받을 수 있어, 해킹이나 악성코드 공격으로부터 PC를 보호할 수 있다. 다만 새로운 기능 추가나 성능 개선, 기술 지원은 제공되지 않으며, 어디까지나 보안에만 초점을 맞춘 최소한의 지원이다. ESU 프로그램은 2026년 10월 13일에 종료되므로, 이 기간을 윈도11 지원 PC로의 교체를 준비하는 유예기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ESU 무료로 등록하는 방법
가장 경제적인 방법은 PC 설정 백업 기능을 이용해 무료로 ESU에 등록하는 것이다. 다만 등록을 시도하기 전에 먼저 몇 가지 전제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우선 자신의 PC가 윈도10 버전 22H2를 실행 중인지 확인해야 한다. 확인 방법은 간단하다. '시작' 버튼을 클릭한 후 '설정(톱니바퀴 아이콘)'을 선택한다. 이어서 '시스템' 메뉴로 들어간 다음 가장 아래에 있는 '정보' 항목을 클릭한다. 화면 중간의 'Windows 사양' 섹션에서 '버전' 항목을 확인하면 현재 윈도10의 버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22H2'라고 표시되어 있다면 ESU 등록 조건을 충족한 것이다.
만약 21H2, 21H1, 20H2 등 22H2보다 이전 버전이 표시된다면 먼저 윈도10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설정 > 업데이트 및 보안 > Windows 업데이트'로 이동한 후 '업데이트 확인' 버튼을 클릭한다. 시스템이 사용 가능한 업데이트를 검색하면 22H2 기능 업데이트가 목록에 나타날 것이다. '다운로드 및 설치' 버튼을 클릭하면 업데이트가 시작된다. 22H2 업데이트 설치 시간은 PC 사양과 인터넷 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최신 윈도 업데이트가 모두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22H2로 업데이트한 후에도 'Windows 업데이트' 메뉴에서 '업데이트 확인'을 한 번 더 실행해 추가 업데이트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전제 조건을 충족한다면 이제 'Windows 백업' 기능을 활성화하면 된다. '시작' 버튼을 클릭한 후 '설정(톱니바퀴 아이콘)'을 선택한다. 이어서 '계정' 메뉴로 들어간 다음 'Windows 백업' 항목을 클릭한다. 여기서 백업하고 싶은 항목들(내 앱 기억, 내 기본 설정 저장, 폴더 등)의 스위치를 켜면 된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앱 설정, 암호, 언어 기본 설정, 접근성, 기타 윈도 설정 등이 마이크로소프트 계정과 연동되어 클라우드에 백업된다.
설정 동기화를 켠 상태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윈도 업데이트 메뉴에 ESU 무료 등록 옵션이 나타난다. '설정 > 업데이트 및 보안 > Windows 업데이트'로 이동하면 '확장 보안 업데이트에 등록' 또는 '지금 등록' 같은 안내 문구와 함께 등록 링크가 표시된다.
등록 과정은 간단하다. '지금 등록' 버튼을 클릭하면 ESU 등록이 시작된다. 만약 로컬 계정으로 윈도에 로그인한 상태라면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로그인하라는 메시지가 나타날 수 있다. PC 설정을 이미 백업한 경우라면 추가 비용 없이 바로 등록할 수 있다는 안내와 함께 등록 확인 버튼이 표시된다.
등록이 완료되면 동일한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로그인한 다른 윈도10 PC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ESU를 등록할 수 있다. 한 번 등록으로 최대 10대까지 보호할 수 있으므로, 집에 여러 대의 PC가 있다면 모두 등록해두는 것이 좋다. 추가 PC에서 등록할 때는 같은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로그인한 후 '디바이스 추가'를 선택하면 된다.
ESU는 어디까지나 ‘임시 방편’
ESU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다. 1년이라는 유예기간 동안 윈도11 지원 PC로의 교체를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우선 현재 PC에 저장된 중요 데이터를 외장하드나 클라우드에 백업하자. 사진, 문서, 이메일, 즐겨찾기 등을 미리 정리해두면 새 PC로 옮기기 한결 수월하다. 사용 중인 소프트웨어의 라이선스 정보도 따로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새 PC를 구매할 때는 현재 본인의 사용 패턴을 고려해야 한다. 문서작업과 웹서핑 위주라면 저렴한 보급형 모델로도 충분하지만, 영상편집이나 게임을 즐긴다면 그에 맞는 사양을 갖춘 PC를 선택해야 한다.
윈도10 지원 종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ESU를 활용해 시간을 벌되, 그 시간 동안 차세대 PC 환경으로의 전환을 차근차근 준비하자. 미루다가 보안 사고를 당하는 것보다는, 계획적으로 대비하는 편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