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보며 일하는 국산 AI '셀토', 성능 검증 본격화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인공지능(이하 AI) 서비스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챗GPT로 대표되는 기존의 대화형 AI 챗봇이 사용자의 질문에 텍스트로 답변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실제 업무를 대신 처리해주는 '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챗봇형 AI와 달리 AI 에이전트는 실제 업무를 자동화한다 / 출처=제미나이로 생성
챗봇형 AI와 달리 AI 에이전트는 실제 업무를 자동화한다 / 출처=제미나이로 생성

특히 2025년 7월 오픈AI가 '챗GPT 에이전트'를 출시하면서 AI 에이전트 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웹 검색, 정보 요약, 문서 생성, 데이터 분석 등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실제 업무 프로세스를 완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챗봇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러한 AI 에이전트 등장의 배경에는 기업들의 절실한 효율성 추구가 있다. 반복적이고 시간 소모적인 업무를 AI가 대신 처리한다면, 직원들은 보다 창조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산 AI 에이전트 ‘셀토’, 화면 인식 기능으로 차별화

이런 가운데 국내 AI 업무 자동화 전문기업 인포플라(대표 최인묵)의 AI 에이전트 플랫폼 '셀토(Selto)'가 국내 주요 기업 및 기관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셀토의 가장 큰 차별점은 비전 언어 모델(VLM) 기반으로 화면을 직접 인식하여 작업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기존 AI 에이전트들이 특정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와의 API 연동을 통해 작업을 수행하는 것과 달리, 셀토는 화면을 직접 '보고' 판단해서 작업을 처리한다. 마치 사람이 컴퓨터 화면을 보며 마우스와 키보드를 조작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의 장점은 시스템에 설치된 어떤 애플리케이션도 자동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계 프로그램, ERP 시스템은 물론, AI나 자동화 기술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레거시 시스템(기존 구형 시스템)까지도 별도의 API 연동 작업 없이 바로 자동화가 가능하다.

또한 대부분의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클라우드 형태로만 제공되는 것과 달리, 셀토는 온프레미스(내부망) 형태로도 제공된다. 기업의 자체 서버에 설치해 운영할 수 있어 높은 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다. 보안이 생명인 금융권이나 정부기관, 대기업 등에서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도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셀토의 온프레미스 방식은 이런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지난 7월 V2 업데이트를 실시한 인포플라의 '셀토' / 출처=인포플라
지난 7월 V2 업데이트를 실시한 인포플라의 '셀토' / 출처=인포플라

지난 7월 V2 업데이트를 통해 셀토는 조건 분기 기능, 변수 저장 기능, AI가 학습한 화면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능 등을 추가하며 실용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흥미롭게도 이는 오픈AI의 챗GPT 에이전트 출시와 비슷한 시기로, 국산 AI 기술이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효용성 검증 본격화 인포플라에 따르면, 셀토는 현재 8개 이상의 기업 및 기관과 PoC(개념 검증)를 진행하거나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 업무 자동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산업군을 통한 효용성 검증이 본격적으로 진행중이다.

A건설사는 9월부터 12월까지 문서 처리 및 시스템 연동 업무를 중심으로 자동화 효과를 테스트하고 있다. 각종 서류의 디지털화와 정보 업데이트 작업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제조업 분야에서도 관심이 높다. A제조업체는 물류 및 재고 관리 영역에서 셀토의 비전 인식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가능성을 평가 중이며, 9월부터 12월까지 현장 환경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시스템에 반영하는 프로세스의 실증을 계획하고 있다. B제조업체는 물류 시스템 내 정보 동기화 및 센터 간 데이터 연동 업무 자동화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금융 분야의 관심도 높다. A금융사는 10월 중 서류 인식 및 업무 처리 자동화 PoC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존 RPA 대비 사용 편의성 개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B금융사는 11월부터 12월까지 고객 정보 관리 및 각종 서류 처리 업무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공공 부문에서도 적극적인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 A공공기관은 IT 인프라 운영 관리 분야에서 2026년 도입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시연회를 진행했다. B공공기관은 정부 표준 UI/UX 가이드라인 준수 프로젝트에 셀토 기술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유통 분야에서는 A유통업체가 고객 정보 처리 및 OCR 기반 업무 자동화에 관심을 보이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국내 시장 특수성 반영했다”

최인묵 인포플라 대표는 "글로벌 IT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면서도 국내 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차별화 요소를 적용했다"며 "국내 기업 환경에서 여전히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레거시 시스템과 독자적인 업무 프로세스는 외국산 솔루션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PoC 프로젝트들을 통해 셀토가 실제 업무 현장에서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AI 에이전트 시장이 향후 몇 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의 효율성 추구 욕구가 강해지면서 AI 기반 업무 자동화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PoC 프로젝트의 결과에 따라, 셀토가 국내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선택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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