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크래프트 “치과 데이터 연결하는 디지털 허브, 덴탈 헬스케어 미들웨어” [혁신스타트업 in 홍릉]

김예지 yj@itdonga.com

홍릉강소특구는 산·학·연·병을 모두 갖춘 의료·바이오·헬스케어 클러스터로 다방면의 딥테크 스타트업을 발굴, 지원합니다. 우리나라를 딛고 세계 시장에서 활약할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치과 진료 과정에는 구강 스캐너, CT, 엑스레이 등 다양한 디지털 장비가 활용된다. 하지만 각 장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장비와 소프트웨어마다 따로 저장돼 관리가 번거롭고, 서로 연결되지 않아 효율적인 활용이 어려웠다. 특히 임플란트 등 보철물 제작을 위한 치과 기공소와의 연결도 원활하지 않아 소통 또한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조영준 세라크래프트 대표 / 출처=IT동아
조영준 세라크래프트 대표 / 출처=IT동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치과 플랫폼 및 보철물 제작 솔루션 기업 세라크래프트가 ‘덴탈 헬스케어 미들웨어(Dental Healthcare Middleware)’를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장비와 소프트웨어 간 표준화를 지원해 호환 문제를 해결하고, 치과 보철물 제작 전 과정의 품질 관리를 지원한다. 또한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해 보철물 제작 실패율을 낮춘다. 세라크래프트는 의료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계 및 관리함으로써 치과 진료와 치과 보철물 제작 과정 전반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치과의사의 절실함에서 시작된 사업

조영준 세라크래프트 대표는 치과의사 출신으로, 현장의 구조적 한계와 비효율성을 누구보다 절실히 체감했다. 그는 최신 디지털 장비로 얻은 데이터가 장비별로 흩어져 있어 시행착오와 재작업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것이 환자의 불편은 물론 치과의 비용 및 시간 손실로 이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조영준 대표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해 2018년 세라크래프트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그는 “치과 산업 생태계를 연결하고, 나아가 AI와 같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진료 및 기공 패러다임을 만들고자 했다”며,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현장에서 쉽게 활용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치과 의사와 기공사가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 설계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치과-기공소 단절 해소…덴탈 헬스케어 미들웨어

덴탈 헬스케어 미들웨어 대시보드 / 출처=세라크래프트
덴탈 헬스케어 미들웨어 대시보드 / 출처=세라크래프트

세라크래프트의 덴탈 헬스케어 미들웨어는 치과와 기공소를 연결하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통합 플랫폼이다. 구강 스캐너, CT, 엑스레이, 환자 사진 등 다양한 임상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보철물 제작에 사용되는 컴퓨터 지원 설계(CAD) 및 컴퓨터 지원 제조(CAM) 장비까지 연결한다. 이를 통해 보철물 제작 과정을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만든다. 또한 과거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파일을 주고받던 비효율적인 방식을 개선했다.

이 플랫폼의 대시보드를 통해 치과는 보철물 제작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환자별 상세 주문 설정이 가능하고, 체크리스트를 통해 검수 과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치과 기공소와 플랫폼 내 채팅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누락이나 추가 코멘트가 필요한 경우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조영준 대표는 “특정 장비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기기와 데이터를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며, “향후에는 병원 간 환자 정보를 공유해 더욱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기술로 의료진과 환자 만족도 높여

덴탈 헬스케어 미들웨어는 임플란트를 가상으로 심어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 출처=세라크래프트
덴탈 헬스케어 미들웨어는 임플란트를 가상으로 심어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 출처=세라크래프트

덴탈 헬스케어 미들웨어의 강력한 기능 중 하나는 AI 기반 품질 예측 시스템이다. AI가 충치 판독을 돕고, 임플란트를 가상으로 심어볼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해 정확도를 높인다. 또한 치과 기공소의 보철물 제작 과정에서는 AI가 적합도와 품질 이상 여부를 사전에 예측해 기존 수작업 검수 시 발생했던 부정확성을 줄이고, 신속한 작업을 지원한다. 조영준 대표는 “파일 자동 검수 및 AI 기반 품질 예측 기능으로 보철물 제작 시간을 평균 20% 단축했다. 또한 현재 임상 및 기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한 결과, 보철물의 품질 이상 여부 판단에서는 약 90% 이상의 정확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실제 기공사의 검수 방법과도 높은 일치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구강 스캔, 엑스레이 등 다양한 임상 데이터를 함께 분석하는 멀티모달 AI 방식을 적용해 기존 단일 솔루션보다 높은 정밀도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조영준 대표는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성능이 지속 향상되고, 오류 감소와 진료 시간 단축으로 이어진다”며, “이는 결국 환자의 내원 횟수와 비용을 줄이고, 개인별 구강 구조를 반영한 보철물로 착용감과 기능성을 개선하는 실절적인 가치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국내 넘어 글로벌 표준 향한 도약

덴탈 헬스케어 미들웨어에서 보철물 주문을 위한 입력창 / 출처=세라크래프트
덴탈 헬스케어 미들웨어에서 보철물 주문을 위한 입력창 / 출처=세라크래프트

2018년 창업 이래 세라크래프트는 꾸준히 기술력을 검증받으며 성장해왔다. 대구테크노파크 입주를 시작으로 다수의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연구개발 역량을 인증받았다. 세라크래프트는 사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덴탈 헬스케어 미들웨어를 지속 고도화하고, 향후에는 AI와 로봇을 활용해 보철물 제작 및 치료를 돕는 단계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세라크래프트는 홍릉특구사업단의 서울바이오허브 입주 지원을 받아 플랫폼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해외 진출 프로젝트에 선정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조영준 대표는 “비교적 규제가 강하지 않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이어 치과 기공소를 통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다국적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현지화 전략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성능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세라크래프트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기업을 넘어 세계 치과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표준 플랫폼 구축을 목표한다. 조영준 대표는 “국경을 넘어 높은 진료 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글로벌 표준을 만들겠다”며, “치과의사에게는 더 정확한 진료를, 치과기공사에게는 더 효율적인 제작 환경을, 환자에게는 더 나은 치료 경험을 제공하는 ‘양방향 혁신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비전”이라고 말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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