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퐁 "뭉클AI로 사람의 감정에 더 다가섭니다"[SBA x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SBA x IT동아 공동기획] 서울특별시와 서울경제진흥원(SBA)은 서울 창동·성수·동작에 창업허브(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스타트업을 발굴, 초기 창업부터 성장기까지 단계별 프로그램을 지원해 육성합니다. 2025년 두드러진 활동을 펼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정보연 퐁 대표에게 ‘주식회사 퐁’은 인생의 2막이다. 정보연 대표는 비영리 민간단체와 시민단체 등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행정안전부에서 고위공직자로 근무하기도 했다. 하지만 40대 초에 찾아온 대장암이 간으로 전이된 탓에, 당시 5년 이상 생존율이 5~7% 정도에 불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3년 간 투병생활을 하면서, 인생 내내 이어온 긴장과 불안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기에 이른다.


정보연 주식회사 퐁 대표를 서울창업허브 창동에서 만났다 / 출처=IT동아
정보연 주식회사 퐁 대표를 서울창업허브 창동에서 만났다 / 출처=IT동아

다행히 정보연 대표는 ‘모두를 위해 긴장과 불안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채 암을 이겨냈고, 사회로 복귀했다. 지금은 감정공감 AI 기반 맞춤형 심리상담 기업인 ‘주식회사 퐁’을 설립하며 삶의 새로운 2막을 열었다. 1막에서 가치를 가지고 세상을 바꾸려고 했으니, 2막에서는 상품과 서비스로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정보연 대표를 서울경제진흥원(SBA) 서울창업허브 창동에서 만났다.

“심리 상담, 감정에 공감하는 AI로 세상 바꿔보고파 창업”

주식회사 퐁은 2022년 12월에 설립돼 곧 3년 차를 맞는다. 정보연 대표는 “처음에는 재단법인을 생각했지만, 인생 2막을 맞아 상품과 서비스로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회사 이름은 안아준다고 할 때 포옹을 한 글자로 줄인 건데, 삶에 퐁당 빠지는 거냐 묻는 사람도 있다. 둘 다 맞는 이름이다”라고 대화를 시작했다.


주식회사 퐁은 정신건강, 마음 돌봄 두 가지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한다 / 출처=IT동아
주식회사 퐁은 정신건강, 마음 돌봄 두 가지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한다 / 출처=IT동아

퐁의 사업 분야는 정신 건강(멘털 헬스), 그리고 마음 돌봄(마인드 웰니스) 두 가지다. 정보연 대표는 “멘털 헬스는 의료보험 혜택을 받고 의료기기가 적용되는 정신 보건 분야를 의미하고, 마인드 웰니스는 명상이나 심리 상담 등의 분야다. 정확한 시장 규모 집계는 안되지만 마인드 웰니스 쪽 시장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접근법 측면에서는 딥터치, 딥테크로 한번 더 구분한다. 딥터치는 은둔청년이나 자립준비 청년 등 구체적 대상에게 직접 대면해서 심리 상담이나 긴장 완화 등을 하는 분야이며 현재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다. 딥테크는 AI를 활용해 인간의 마음을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부분이다. 지난 6월에 뭉클이라는 이름으로 인공지능 기반 상담 서비스를 공개했고 올해 안에 감정을 인지하는 개인화된 인공지능인 컴패니언 AI(동반자 AI)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감정 이해하는 AI는 없지만 감정 인식은 가능··· 뭉클 AI로 접근

딥터치가 사업의 바탕이 되는 영역이라면, 딥테크는 사업의 가능성을 넓히는 요소다. 정보연 대표는 “상담의 기본은 대면 상담이지만, 마인드카페처럼 앱으로 비대면 상담하는 서비스도 주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대다수 비대면 상담은 AI가 아닌 상담사와 직접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다. 상담 AI를 만들려면 상담 내용을 학습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내담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인지행동치료를 기본으로 하는 AI 정도는 있지만, LLM을 기반으로 자율 상담하는 AI는 나오지 않았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연세대 인공감성지능 융합연구센터와 협력해 공감AI ‘뭉클’을 만들었다 / 출처=IT동아
연세대 인공감성지능 융합연구센터와 협력해 공감AI ‘뭉클’을 만들었다 / 출처=IT동아

퐁은 상담 내용을 AI 학습에 쓰는 방법 대신 연세대 인공감성지능 융합연구센터와 협력하는 방법을 선택, 새로운 개념의 AI를 구축 중이다. 정보연 대표는 “연세대 인공감성지능 융합연구센터를 이끄는 권수영 연세대 교수와 함께 구조화된 AI를 구축 중이다. 명료화, 공감, 통찰 등 상담자의 의사결정을 학습한 AI다. 이런 의사결정AI를 만들면 막대한 분량의 상담데이터를 학습하지 않고도 좋은 상담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퐁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오픈이노베이션 ‘퓨처스케이프’를 통해 AI 마인드부스를 함께 만들고 있다 / 출처=IT동아
퐁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오픈이노베이션 ‘퓨처스케이프’를 통해 AI 마인드부스를 함께 만들고 있다 / 출처=IT동아

‘뭉클’은 지난 6월에 출시한 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실증 중이다. 정보연 대표는 “올해 초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서울경제진흥원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인 퓨처스케이프에 선정돼 실증 중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내부에 ‘마인드부스’라는 이름으로 부스를 설치하고, 상담을 원하는 사람이 입장하면 25분 간 상담, 감정 분석과 명상까지 진행하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인드부스는 현재 예약률이 3주 연속 100%에 달했고, 임직원 대상 상담을 도입하는 기업이나 기관에서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SBA 덕분에 가능했죠”


주식회사 퐁은 현재 서울창업허브 창동에 입주해 있고, 정책 관련 컨설팅이나 IR 관련 조언 등도 받고 있다 / 출처=IT동아
주식회사 퐁은 현재 서울창업허브 창동에 입주해 있고, 정책 관련 컨설팅이나 IR 관련 조언 등도 받고 있다 / 출처=IT동아

정보연 대표는 SBA 덕분에 퐁의 딥테크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말한다. 정보연 대표는 “SBA에서 서울창업허브 창동 내 사무실을 제공해 올해 입주 2년 차로 접어들었다. 또한 서비스 개발 시 개인정보보호 정책 등도 검토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전문가 미팅도 주선했다. 하반기에는 투자자 네트워킹 데이도 주최한다는데, 이미 콴티파이 인큐베이터의 도움을 받아 IR(기업 공개) 관련 수정과 조언도 받았다”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의 협업 과정 이외에도 다양한 기관이 뭉클 AI를 찾고 있다. 정보연 대표는 “AI 서비스가 구체화되다 보니 대전중구청, 경기신용보증재단에도 하반기에 실증이 예정되어 있고, 국내 주요 대학 중 한 곳과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AI 서비스뿐 아니라 기존의 대면 프로그램도 순항하고 있어서 서울청년기지개센터와의 프로그램이나 서울고립예방센터의 사회적연결처방사업 등의 사업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담 AI 넘어 사람과 함께하는 ‘컴패니언 AI’ 개발할 것

정보연 대표는 걱정과 고민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감정을 읽는 AI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 출처=IT동아
정보연 대표는 걱정과 고민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감정을 읽는 AI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 출처=IT동아

사업 2년 차에 접어들며 재정 안정성도 확보했고 매출 구조도 탄탄해졌지만, 여전히 사업은 어렵다는 게 정보연 대표의 생각이다. 정보연 대표는 “매일이 어렵다. 인생 전반기 내내 비영리 활동을 하다 보니 사업에 대한 접근 방식부터 방향을 잡는 게 쉽지 않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구성원 간의 팀워크를 구축하는 게 참 어렵다. 차차 나아지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제 막 공감AI 뭉클의 사업화를 시작한 정보연 대표지만 앞으로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정보연 대표는 “인간 감정을 정확하게 읽는 AI를 개발하고 싶다. AI가 사람의 행동이나 맥락을 파악해서 답변을 내놓는 것은 아니지만, 목소리의 성문이나 표정의 패턴 등을 통해 감정을 가늠하는 것은 가능해질 것이다. 향후에는 이런 접근 방식으로 개인을 위한, 개인의 사회화를 돕는 컴패니언 AI를 만들고 싶다”라는 목표를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sh@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