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쓰리솔루션 "AI 붐에 뜨는 수랭 시장, 우리 기술로 선도" [서울과기대 초창패 2025]

김영우 pengo@itdonga.com

[서울과기대 x IT동아 공동기획] 초기창업패키지 지원사업(이하 초창패)은 1~3년차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꾀하는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의 주요 창업지원 사업입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2025년도 초창패 주관기관으로 초기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돕습니다. IT동아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과 함께 성장 중인 유망 스타트업의 면면을 살펴봅니다.

자사의 ‘노틸러스’ 시스템을 소개하는 최형석 에이치쓰리솔루션 대표 / 출처=IT동아
자사의 ‘노틸러스’ 시스템을 소개하는 최형석 에이치쓰리솔루션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김영우 기자] AI와 고성능 컴퓨팅의 확산으로 인해 과부하 상태에 빠진 서버와 워크스테이션의 발열 문제가 심각하다. 기존 공랭식(공냉식) 냉각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어 수랭식(수냉식) 솔루션의 필요성이 거론되지만, 많은 기업들이 자사 환경에 적합한 시스템을 선택하기 어렵고 도입 후 관리가 복잡하다는 우려로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에이치쓰리솔루션(H3 SOLUTION, 대표 최형석)'은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수랭식 컴퓨팅 전문 스타트업이다. 거의 외국 제품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솔루션과 달리 수랭 부품의 50% 이상을 자체 제작할 정도로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를 통해 경쟁사 대비 절반 수준의 납품 기간을 실현하고 있으며, 10여 년간 쌓은 컴퓨팅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별 맞춤형 솔루션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을 강조한다. 최형석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그리는 수랭 컴퓨팅의 미래를 살펴봤다.

- 컴퓨터 업계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았다고 들었다. 창업까지 어떤 여정을 걸어왔나?

: 2015년경부터 용산의 컴퓨터 판매/유통업체에서 종사했으며 2018년경부터 수냉 시스템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처음에는 유튜브를 보면서 해외 제품들을 접했고, 회사가 성장하면서 워크스테이션과 서버까지 다루게 됐다.

당시까지만 해도 제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은 없었다. 사내 이사까지 올라갔고 직급도 높고 월급도 괜찮았으니까. 그런데 영업과 A/S를 담당하면서 고객들과 직접 만나게 됐고,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하다 보니 나만의 사업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조립 컴퓨터 판매를 넘어 수랭식 시스템에 특화된 하나의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2023년에 퇴사해서 1년 정도 준비한 후 2024년 1월에 창업했으며 8월에 수랭식 완제품 서버인 '노틸러스' 브랜드를 선보였다.

- 에이치쓰리솔루션의 제품군은 어떤 특징을 갖췄나?

: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자체 제작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수랭식 냉각 시스템을 직접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한 서버와 워크스테이션을 제공한다. 콜드 플레이트(CPU나 GPU에 직접 닿아 열을 흡수하는 부품), 워터 블록, 라디에이터 등 각종 구성품 중에서 50% 정도는 자체 제작이 가능하다.

특히 GPU 콜드 플레이트는 전 세계적으로 만드는 브랜드가 많지 않다. 국내에서 이걸 제대로 만드는 곳은 3곳 정도만 알고 있는데, 그 회사들은 냉각 관련 부품 전반을 다루긴 하지만 컴퓨팅 전문이 아니다. 냉각과 컴퓨팅 모두 전문화된 회사는 사실상 우리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기존 제품과의 차별점에 대해 좀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 리드타임(제품 주문부터 납품까지의 시간)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다른 수랭 제품은 주문하고 제품을 받을 때까지 최대 8주 이상 걸리는데, 우리는 자체 제작 비중이 높아서 2주에서 3주면 고객에게 출고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 시간은 곧 돈이다.

에이치쓰리솔루션 제품에 적용된 병렬식 구조의 특징 / 출처=에이치쓰리솔루션
에이치쓰리솔루션 제품에 적용된 병렬식 구조의 특징 / 출처=에이치쓰리솔루션

기술적으로는 매니폴드(냉각수를 여러 방향으로 분배하는 장치)를 이용한 병렬식 구조를 채택했다. 기존 제품들은 주로 직렬식 구조인데, 직렬식은 하나씩 순차적으로 냉각하는 방식이라면 병렬식은 모든 부품에 동시에 냉각이 가능해 효율이 훨씬 높다.

냉각수도 자체 제작한다. 다른 냉각수 전문 회사에서 들여와서 우리만의 배합 비율로 만드는데, 이런 배합 노하우도 차별화 요소다. 또한 실제 서버를 만들고 운용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환경에서 테스트도 가능하다.

- 제품의 성능이 높고 관리 편의성도 우수하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어떤 기능을 적용했나?

: 특히 공랭식과 비교했을 때 모든 성능 지표에서 앞선다. 소음의 경우 일반 공랭 서버가 80데시벨 정도라면 우리 제품은 45~50데시벨이다. 냉각 성능은 공랭이 섭씨 80도에 육박한다면 우리는 최대 60도로 20도 이상 낮다. 온도를 1도 내리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데, 수냉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20도가 낮아진다.

전력 소비도 40% 정도 줄어든다. 이는 서버 자체의 전력 소비가 아니라 서버가 뜨거워지면서 필요한 에어컨 등 공조 장치의 전력까지 포함한 수치다.

실시간 점검을 위한 터치스크린 / 출처=에이치쓰리솔루션
실시간 점검을 위한 터치스크린 / 출처=에이치쓰리솔루션

관리 면에서도 복잡하지 않다. 모든 부품이 밀폐되어 있어서 일반 컴퓨터처럼 옆에 놓고 쓰면 된다. 우리 자체 개발 모니터링 프로그램인 '노티비전 1.0'을 통해 예지보전 기능도 제공한다. 기존 프로그램들은 90도, 100도가 되면 위험하다고 알려주지만, 우리는 기상청처럼 데이터를 축적해서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알려준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정교해질 것이다.

- 사업 모델이 궁금하다. 완제품 위주로 판매하는지, 아니면 부품 단위로도 공급하는지? 그리고 고객들마다 요구사항이 다를 텐데 어떤 식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나?

: 수랭식 서버와 워크스테이션 완제품이 주력이다. 기성 사양도 있지만 대부분 고객과의 상담을 통해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CPU는 뭘로 하고, GPU는 어떤 걸로 하고, 메모리는 얼마나 필요한지 등을 논의해서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구성한다. 일반 PC도 고객 요청에 따라 공급 가능하다.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나 보수도 진행한다. 공랭식 시스템을 수랭식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가능하다.

- 어떤 업종의 고객들이 주로 찾아오나? 구체적인 도입 사례나 성과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그리고 시장에는 대기업들도 많은데, 상대적으로 작은 스타트업으로서는 어떻게 경쟁하고 있나?

: AI 관련 기업이 많다. 최근에는 의료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에 납품했는데, 기존 공랭 서버가 운용 중 자꾸 문제를 일으켜서 전면 수냉으로 교체했다.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3D 그래픽 콘텐츠 기업, 바이오, 로봇, 자동차 관련 기업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 모든 기업이 잠재 고객이다. 시뮬레이션을 돌려야 하는 분야에서는 모두 서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수냉 부품의 100% 국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도 노티비전이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특히 기존 대기업 중에는 외국계 기업이 많은데, 이들은 국내 고객들의 세세한 니즈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그 틈새를 노리고 있다.

- 창업 1년 차 스타트업으로서 겪고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궁금하다. 자금 조달부터 판로 개척까지 많은 과제가 있을 텐데, 어떻게 극복해나가고 있나?

: 자금적인 문제가 가장 컸는데, 정부 사업에 선정되면서 조금씩 해결되고 있다. 판로 개척도 시간이 지나면서 마케팅과 영업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하고 있다. 10여 년간의 업계 종사 경험에 따른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큰 도움이 됐다.

서울과기대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도 굉장히 도움이 된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 얘기하면 최대한 다 받아들여주고, 연결해주려고 노력한다. 글로벌 박람회 참여 지원, 투자 유치 관련 강의와 멘토링 등을 통해 새로운 네트워크도 넓힐 수 있었다.

최형석 에이치쓰리솔루션 대표 / 출처=IT동아
최형석 에이치쓰리솔루션 대표 / 출처=IT동아

- 앞으로 어떤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나? 단기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비전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부문까지 확장하고 싶다. 그리고 일반 PC나 미니PC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다루면서 우리만의 브랜드를 강화해나갈 것이다. B2B와 B2C를 가리지 않고 모든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현재 투자 역시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초창패도 진행 중이다. 단순한 제품 공급을 넘어 진정한 브랜드 파워를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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