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기대 초창패 2025] 로봇 "AI 접목 리걸몬스터, 누구나 법률 문서 무료로 쉽게"

[서울과기대 x IT동아 공동기획] 초기창업패키지 지원사업(이하 초창패)은 1~3년차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꾀하는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의 주요 창업지원 사업입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2025년도 초창패 주관기관으로 초기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돕습니다. IT동아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과 함께 성장 중인 유망 스타트업의 면면을 살펴봅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 기술 발전에 따라 복잡하고 폐쇄적으로 여겨졌던 법률 분야도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 가운데 리걸테크 스타트업 주식회사 로봇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법률 문서 자동 생성 플랫폼 '리걸몬스터(LEgal MONster, 이하 레몬)'도 주목 받는다. 법률과 기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천호성 법률사무소 디스커버리 대표 변호사를 만나 레몬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천호성 로봇 대표 / 출처=IT동아
천호성 로봇 대표 / 출처=IT동아

AI 기술로 기존 법률 서비스 한계 극복

2023년 11월 설립된 로봇은 천호성 대표가 직접 연구하고 개발한 레몬을 주력으로 내세운다. 레몬은 일반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소장, 고소장, 계약서 등 광범위한 법률 문서에 AI 기술을 접목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작성 가능하도록 돕는다. 기존 법률 서비스의 복잡한 절차와 높은 비용 부담을 줄인 것이 강점이다. 법률 지식이 부족한 개인은 물론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등에도 유용하다.

천호성 대표는 "전통적인 법률 서비스의 한계를 기술로 극복하고 싶었다. 문서 는 법률 분쟁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부분인데 대부분 어렵고 복잡하게 여긴다. 그래서 전문가를 찾아가 많은 비용을 쓰거나, 비용이 부담스러울 경우 법률 분쟁을 포기하기도 한다. 문서 작성이라도 효율적으로 해결한다면 보다 많은 이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고민과 연구 끝에 법률 문서 작성, 검색 등에 AI 기술을 접목시킨 레몬을 직접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리걸몬스터는 AI 기술 기반 법률 문서 자동 생성 플랫폼이다 / 출처=로봇
리걸몬스터는 AI 기술 기반 법률 문서 자동 생성 플랫폼이다 / 출처=로봇

레몬은 오픈AI의 챗GPT, 메타의 라마3, 그록 등 다양한 AI 도구 LLM(Large Language Model, 거대 언어 모델) 서비스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활용한다. 이들 LLM에 프롬프트를 입력한 후 받은 결과에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더해 문서 형태로 만드는데, 웹 기반 법률 문서 편집을 지원해 편리하고 안정성도 높다. '관련 법률 정보 및 문서 사용 방법' 메뉴를 통해 법률 문서 제출 방법도 제공하고, 증거 역시 파일로 첨부 및 저장할 수 있다. 법률 문서 자동 생성 및 편집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다만 '전문가 검토 요청' '법률 상담 요청' 등 일부 기능은 비용이 발생한다.

레몬은 법률 문서 추천과 자동 생성 기능도 지원한다. AI 채팅 입력창에 법률 정보나 사례를 입력하면 이를 분석해 관련 법률 문서를 추천해주는데, 여기에 이름만 바꿔 입력하면 된다. 또 각 법률 분야별 문서도 선택 가능하다. 파란색은 레몬에서 자체 제작해 전문가의 검토를 받은 법률 문서 서식이고, 주황색은 AI 기술 기반으로 자동 생성한 법률 문서 서식이다. 흰색의 경우 문서 정보가 없는 것인데, 선택 시 AI 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법률 문서가 생성된다. 레몬에 따르면 정확한 문서 생성을 위해 업데이트를 지속하고 있으나 기술의 한계로 인해 주황·흰색은 법률 전문가가 검토한 파란색 문서보다 정확도가 떨어지고 일부 오류가 존재하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기존 유사 법률 서비스는 LLM 서비스의 결과를 그대로 보여주는 정도에 불과했으나 레몬은 법률 문서를 추천 및 생성하는 기능까지 제공하며 차별화를 꾀한다. 레몬의 법률 문서는 실제 법원이나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서식 그대로 구현하기 때문에 효용성도 높다. 천호성 대표는 "레몬은 최신 AI 기술을 접목해 법률 문서 생성에 10~15초 정도 소요된다"고 알렸다.

컴퓨터공학 전공한 현직 변호사…리걸테크에 적극

법률과 AI 분야에 깊은 이해를 지닌 천호성 대표. 그의 이력을 보면 흥미롭다. 대학 시절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나 2014년 변호사 자격을 취득, 법조인의 길을 걸은 것. 2016년에는 박영수 특별검사(특검) 수사팀의 특별수사관으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했고, 2017년에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비서관으로 국회에서 근무했다. 2019년 2월 본업인 변호사로 복귀, 법률사무소 디스커버리를 설립했다. 이어 5년 간의 연구 끝에 로봇을 통해 레몬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천호성 대표가 레몬을 소개하는 모습 / 출처=IT동아
천호성 대표가 레몬을 소개하는 모습 / 출처=IT동아

천호성 대표는 "평소에도 리걸테크에 관심이 많았다. 법률과 IT의 결합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했다. 변호사 일만 했으면 새로운 생각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법률과 IT의 결합 서비스를 생각하더라도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 나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을 뿐만 아니라 10년 이상 변호사 등 다방면으로 일했기 때문에 레몬을 개발할 수 있었다. 변호사로 일하면서 느낀 실무상 어려움이나 가려운 것들을 플랫폼에 바로 반영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자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레몬 개발을 위해 천호성 대표는 누구보다 노력했다. AI 도구, 코딩 등과 관련된 공부도 마다하지 않았다. 여기에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1년 여 만에 레몬이 탄생했다.

천호성 대표는 "예전에 상상만 하던 것을 따로 공부하면서 레몬으로 구체화했다. 기술적인 지식이 있는 데다가 로봇 소속의 개발자들과 AI 도구가 쏟아지면서 개발 속도는 가속화됐다"면서 "개발을 직접하지 않고 외부 인력이나 업체에 의뢰했다면 비용은 물론 시간도 많이 걸렸을 것이다. 법률과 IT 관련 지식을 모두 갖췄기 때문에 기술 검증과 의사 결정을 빠르게 진행했다. 이로 인해 무료 서비스도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소액 사기 사건 피해자들과 만날 일이 많았는데 금전적인 이유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이들이 포기하지 말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소송해 권리구조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그 경험을 반영해 레몬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레몬 2차 업데이트 완료, 이용자 편의성에 집중

2024년 11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레몬은 이용자 피드백에 따라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최근 2차 업데이트를 통해 ▲판례 검색 ▲소송 관리 ▲전문가 채팅 상담 ▲집단 소송 등의 기능을 개선해 편의성을 높였다. 이에 따라 법률 문서를 생성한 후 편집 시 관련 정보가 궁금하면 법률 용어나 판례를 검색할 수도 있고, 특수 문자를 삽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레몬은 최근 2차 업데이트를 마무리했다 / 출처=로봇
레몬은 최근 2차 업데이트를 마무리했다 / 출처=로봇

뿐만 아니라 전자 서명 및 도장을 생성해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고, 악플 판독기 트롤버스터 서비스 등도 추가했다. 트롤버스터는 온라인상의 댓글이나 표현을 입력하면 AI 기반으로 분석해 처벌 여부(처벌 가능성 낮음, 애매함, 높음)를 알려준다. 관련 판례를 확인하거나 레몬과 연동해 관련 법률 문서도 쉽고 빠르게 작성할 수 있다.

천호성 대표는 "양질의 법률 문서를 생성할 수 있도록 오류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용자에게 실제로 필요한 기능을 고도화하기 위한 노력도 한다"고 밝혔다.

다만 레몬 내 판례 검색 기능의 경우 제한적인 데이터만 제공한다. 국내 판례는 전체 판결 중에 극히 일부만 공개돼 있고, 법원 행정처에서 건당 1000원에 판매해 이를 구입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천호성 대표는 "판례 위에서 모든 법령 해석이나 법률 서비스가 정해진다. 판례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 사법 서비스의 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판례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요소인데 이를 API로 열어주지 않는 건 아쉽다"라고 토로했다.

법률·기술 결합한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 지속

로봇은 지난 5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2025 초기창업패키지'에 최종 선정됐다. 레몬의 AI 기술 법률 문서 자동 생성 기술력이 인정받은 것. 천호성 대표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화 자금을 지원받았다. 지원받은 자금은 레몬 개발에 필요한 인건비와 제작비 등으로 활용했다. 투자 유치 설명회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천호성 대표는 법률과 기술을 결합한 혁신적인 서비스로 해외 진출도 계획 중이다 / 출처=IT동아
천호성 대표는 법률과 기술을 결합한 혁신적인 서비스로 해외 진출도 계획 중이다 / 출처=IT동아

로봇은 레몬을 통한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고 있다. 기본적인 법률 문서 생성 기능은 무료로 제공하고, 특정 옵션 기능을 유로로 제공해 수익 창출을 기대한다. 향후에는 B2B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해외 진출 등도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레몬은 AI 기술의 발전을 활용, 누구나 전문적인 법률 서비스를 손쉽고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법률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공정하고 정의로운 법률 환경을 조성하는 부분 역시 중요하게 여긴다.

천호성 대표는 레몬 이외에 법률과 기술을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알리며 "앞으로도 다양한 법률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플랫폼에 머무르지 않고 혁신적이고 의미있는 법률 서비스를 계속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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