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기대 x 글로벌 뉴스] 콜로세움 "창고끼리 디지털 연결해 세계 물류 혁신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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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박귀임 기자] "고대 로마의 거대한 경기장처럼 물류 산업의 모든 과정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장(場)을 만들겠다."

물류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창고를 직접 짓는 대신 기존 창고를 디지털로 연결해 고성능 물류 허브로 탈바꿈시키는 콜로세움코퍼레이션(COLOSSEUM,이하 콜로세움)이다. 2019년 창업 이후 단 한 번의 사업 전환 없이 연평균 191%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디지털에 특화된 물류 스타트업으로 주목받는다. 콜로세움을 이끌며 물류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고 있는 박진수 대표를 만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글로벌 확장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박진수 콜로세움코퍼레이션 대표 / 출처=IT동아
박진수 콜로세움코퍼레이션 대표 / 출처=IT동아

발로 뛰어 찾아낸 물류업계 성장 가능성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진수 대표는 통신사 KT에서 개인 마케팅 전략을 담당했다. 이어 대학내일로 이직해 컨설팅과 신사업 부문을 맡아 20대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젊은 세대와 시장을 잇는 일을 맡았다.

박진수 대표는 "마케팅과 컨설팅 업무를 진행하며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유통과 비즈니스의 흐름에서 ‘물류’는 언제나 큰 고민거리라는 사실이었다. 클라이언트부터 유통업 관계자까지 가장 어려운 과제로 물류를 꼽았다"면서 "그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 전국의 물류 창고를 돌아다녔다. 현장에서 보니 기술이 접목되면 확실히 달라질 수 있는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다"고 회상했다.

물류업계에 종사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박진수 대표는 과거 물류 창고나 현장을 경험했다. 20여 년이 지난 후에도 비효율적인 방식을 고집하는 물류의 현실을 마주하고 사업 가능성을 봤다. 20대 연구소를 통해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쇼핑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것을 체감했고, 이커머스 플랫폼이 점차 확대되는 당시 추세도 창업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왼쪽부터)콜로세움코퍼레이션 설립에 뜻을 모은 유인형 이사(CPO), 박진수 대표(CEO), 윤태식 이사(CSO) / 출처=콜로세움코퍼레이션
(왼쪽부터)콜로세움코퍼레이션 설립에 뜻을 모은 유인형 이사(CPO), 박진수 대표(CEO), 윤태식 이사(CSO) / 출처=콜로세움코퍼레이션

박진수 대표는 2019년 6월 KT에서 함께 근무했던 유인형, 윤태식 이사와 뜻을 모아 콜로세움을 창업했다. 콜로세움은 처음부터 다른 길을 선택했다. 박진수 대표는 "새로운 물류 창고를 짓는 대신 전국에 흩어진 창고 자원과 인력을 디지털로 연결했다. 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는 비자산형 솔루션과 운영 중심의 플랫폼 모델을 통해 물류를 단순한 인프라 산업이 아닌 유통 전 과정의 효율화를 이끄는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콜로세움의 차별화된 물류 접근은 현재 성과로 나타난다. 콜로세움은 전 세계 53개 물류센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매년 3배 이상 성장하며 6년 간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했다. 최근 시리즈 B 270억 원 투자 유치에도 성공하며 2025년 상반기 물류·유통 분야 투자유치액 3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박진수 대표는 "단순한 자금 확보를 넘어 기술 중심의 풀필먼트 플랫폼으로서 성장 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물류 현장 비효율 디지털로 극복

콜로세움은 '물류 프로세스를 간소화해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최종적으로 성공을 실현한다'는 의미의 '로지스틱스 심플리파이드, 석세스 딜리버드(Logistics simplified, Success delivered)'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고객이 필요로 하는 종합 물류 서비스 및 솔루션을 제공한다. 초기 컨설팅부터 입출고, 재고, 배송, 정산 관리까지 해결 가능한데 복잡한 물류를 기술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은 '로지스틱스 심플리파이드, 석세스 딜리버드(Logistics simplified, Success delivered)'를 슬로건으로 내세운다 / 출처=IT동아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은 '로지스틱스 심플리파이드, 석세스 딜리버드(Logistics simplified, Success delivered)'를 슬로건으로 내세운다 / 출처=IT동아

박진수 대표는 "상품은 더욱 다양해지고, 소비자의 기대는 갈수록 높아진다. 이에 따라 포장 방식과 배송 조건이 복잡해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존 물류센터는 단순 보관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변화의 흐름에 뒤쳐져 있다고 판단했다. 콜로세움은 기존 물류 과정에 디지털을 접목해 효율적이면서도 경계 없이 재설계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콜로세움은 자체 개발한 AI(인공지능) 기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솔루션 'COLO AI'로 차별화를 꾀한다. COLO AI는 상품 정보, 판매 내역, 재고 상황, 배송 이력 등 물류 전반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및 분석해 고객 맞춤형 최적 솔루션을 자동으로 제안한다. 특히 고객의 요구사항 변화나 예외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시스템이 감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박진수 대표는 "물류는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여도 안으로 들어가면 정말 복잡하다. 상품마다 크기나 보관 조건이 다르고, 판매 채널마다 요구하는 방식도 천차만별이다. 고객 주문은 예고 없이 쏟아지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반복되면 작은 실수 하나가 전체 배송 흐름을 엉키게 만들기도 한다"면서 "콜로세움은 처음부터 시스템을 직접 만들기로 했다. 입고부터 출고, 반품까지 이어지는 물류 과정을 모두 디지털화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26가지 핵심 프로세스를 모듈화해 COLO AI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이 자체 개발한 COLO AI를 소개하는 박진수 대표의 모습 / 출처=IT동아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이 자체 개발한 COLO AI를 소개하는 박진수 대표의 모습 / 출처=IT동아

COLO AI는 모듈형 WMS(창고 관리 시스템)로 주요 기능 모듈을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물류 데이터 분석에 따라 배송 예측부터 재고 방지 부족 및 수요 계획까지 가능하다. 또 배송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제공해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ERP(전사적 자원 관리), CRM(고객 관계 관리) 등 다양한 시스템과 연동된 고객 맞춤형 기술 통합도 이뤄낸다.

기술+사람 유기적 협력…핵심 경쟁력 확보

콜로세움은 기술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사람도 중요하게 여긴다. COLO AI 개발과 이를 실제 현장에서 실현하는 물류 전문가 조직 ‘FD(풀필먼트 디렉터, Fulfillment Director)’ 육성에 집중하는 이유다. FD는 현장의 실시간 상황을 파악하고, 고객과 긴밀히 소통하는 것은 물론 시스템이 놓칠 수 있는 변수나 이슈들을 빠르게 해결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진수 대표는 "모든 것을 기술로만 해결할 수 없다. 현장의 빠른 판단과 조율이 필요한 영역도 분명히 존재하는데 이 부분을 책임지는 것이 바로 FD"라며 "FD는 단순한 운영 인력이 아니다. 창고 현장의 작업자와 고객 사이에서 물류 흐름 전체를 조율하는 전문 코디네이터로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콜로세움의 핵심 경쟁력은 COLO AI와 FD의 유기적 결합인 셈이다. 박진수 대표 역시 " COLO AI와 FD는 각각 기술과 사람의 영역을 대표한다. 콜로세움 물류 시스템의 유연성과 현장성을 함께 실현하는 핵심 축"이라면서 "두 축이 맞물려 고객과 현장 작업자의 생산성을 높이고 풀필먼트 운영 전반을 훨씬 효율적으로 만들어준다. 기술과 사람이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균형을 이루는 것도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의 핵심 경쟁력은 콜로 AI와 FD의 유기적 결합이다 / 출처=콜로세움코퍼레이션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의 핵심 경쟁력은 콜로 AI와 FD의 유기적 결합이다 / 출처=콜로세움코퍼레이션

기술 못지 않게 사람을 중요시하는 박진수 대표의 철학은 조직 문화에서도 드러난다. 콜로세움은 ▲단단한 신뢰를 바탕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창출하는 연결성(Connecting) ▲압도적인 성과를 위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몰입하는 탁월성(Outstanding) ▲나로부터 시작해 팀과 함께 완결하는 주도성(Leading) ▲현장과의 약속을 소중히 여기고 반드시 지키는 현장성(On the Ground) 등을 자사의 핵심 가치이자 인재상으로 꼽는다.

글로벌 현장서 얻은 교훈, 누구나 쉽게 사용하도록 COLO AI 개편

콜로세움이 자리잡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았다. COLO AI를 직접 개발하는 것부터 실제 물류 현장에 적용할 때도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박진수 대표는 "처음에는 고객사도, 파트너 창고 운영자도 다들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UI(User Interface,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기능 등 여러 면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박진수 대표와 공동 창업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COLO AI에 대한 피드백을 꾸준히 반영해 점차 기능을 보완했다. 웹과 모바일에서도 바로 입고, 출고, 재고, 반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사용성 역시 개선해 나갔다. 그 결과 현장에서도 만족도가 높아졌다.

박진수 대표는 "현재 AI가 주문과 상품을 자동으로 매칭하고, 국내 쇼핑몰 주문을 API(응용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로 실시간 연동해 출고 속도를 훨씬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박진수 대표는 '누구나 보고 바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 COLO AI를 개편했다 / 출처=IT동아
박진수 대표는 '누구나 보고 바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 COLO AI를 개편했다 / 출처=IT동아

COLO AI는 해외 수출입 물류까지 통합으로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이 역시 쉽지 않았다. 2024년 미국 법인 설립과 함께 LA에 자체 물류센터를 직접 열면서 국내에서는 확인하지 못한 변수가 다수라는 것을 알게 됐다.

박진수 대표는 "글로벌 현장에 나가보니 우리 예상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많은 작업자들이 히스패닉계 이민자였고, 대부분은 단기 계약으로 잠깐 일하고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더 놀라운 건 문자를 거의 모르는 이들도 꽤 있다는 사실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를 통해 박진수 대표는 '누구나 보고 바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 COLO AI를 개편했다. 이에 따라 다국적 언어 패치 기능을 넣고, 텍스트 대신 아이콘을 활용해 직관적이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UI로 변경했다. 업무 순서도 기존 방식대로 따라 하기 쉽게 조정하고, 복잡한 매뉴얼 없이도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현재 콜로세움의 경쟁력으로 바뀌었다.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 2027년 IPO 목표

콜로세움은 단순한 국내 성장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디지털 전환(DX) 물류 파트너로의 도약을 목표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다. 현재 전 세계 53개 물류센터 중 12개 센터는 미국, 일본, 대만,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주요 해외 거점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콜로세움은 2022년 2월부터 글로벌 뷰티 플랫폼 CTK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 미국 풀필먼트 센터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K-뷰티 브랜드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산업군의 글로벌 셀러들과의 파트너십을 확대 중이다.

이에 따라 콜로세움은 미국에 이어 일본 법인 설립도 진행 중이며, 2025년 하반기에는 싱가포르 법인을 세워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할 계획이다. 박진수 대표는 "콜로세움은 2026년까지 매출을 3배 이상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냉동 보관, 화장품 전문 취급, 맞춤형 포장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글로벌 100개 물류 거점 확보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역시 국내와 동일하게 새로운 물류 창고를 짓지 않고 기존 창고 자원과 인력을 디지털로 연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박진수 대표는 "기술과 데이터로 흐름을 파악하고, FD가 역할을 충분히 해주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은 2027년 하반기 IPO를 목표로 한다 / 출처=콜로세움코퍼레이션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은 2027년 하반기 IPO를 목표로 한다 / 출처=콜로세움코퍼레이션

콜로세움은 단순히 상품을 보관하고 출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커머스에 최적화된 풀필먼트 서비스로 성장했다. 지난해부터 식자재, 콜드체인, 글로벌 배송, 맞춤형 포장 등 고난도 물류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며 고객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뿐만 아니라 B2B 물량과 크로스보더 풀필먼트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박진수 대표는 "시장과 고객이 원하면 최대한 반영하고자 한다. 고객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적 확장을 바탕으로 콜로세움은 2027년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한다. COLO AI 솔루션 고도화, 복수의결권을 통한 안정적 경영, 차별화된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 집중하며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콜로세움의 여정은 물류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인프라를 디지털로 연결해 혁신을 만들어낸 만큼 의미가 크다. 박진수 대표와 공동 창업자들이 앞으로 그릴 글로벌 물류 DX 파트너로서의 미래 역시 기대된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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